국민 눈높이와 상식 수준 벗어난 구태(舊態), 양쪽 다르지 않은 듯
  • '금수저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좌측), 안철수 의원에게 등을 돌린 금태섭 변호사(우측). ⓒ뉴데일리 DB
    ▲ '금수저 논란'으로 징계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좌측), 안철수 의원에게 등을 돌린 금태섭 변호사(우측). ⓒ뉴데일리 DB

     

    '금수저 갑(甲)질' 논란, 제2라운드다.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신기남 의원, 그가 당원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받자마자 곧바로 지역구(강서갑)에서 출마선언을 한 금태섭 변호사.

    양측의 날선 신경전이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신기남 의원실의 박정섭 비서관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5일 기자들에게 한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메시지에는 자신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연결하는 링크주소가 담겨 있었다. 

    페이스북 링크를 열자 금태섭 변호사를 강하게 비난하는 내용들이 눈에 띄었다.

    "<금태섭 변호사님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2015년 12월 1일)>
    사람들은 대학원 과정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성적 문제로 국회의원이 학교에 찾아가서 대학원장을 만나고, 부원장이 의원회관으로 불려가는 그 행태에 좌절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원생의 성적 문제로 아버지가 학교에 찾아가는 모습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꼰대스럽기 짝이 없는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박정섭 비서관은 "주요 언론들이 이 글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신 의원 갑질을 확정하는 유력한 증거로 사용했는데, 야권 인사 중에서는 거의 최초로 입장을 표명한 것이고 꽤 설득력 있어 보이는 글이라 언론 입장에서는 기사거리로 이용하기가 좋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행태나 꼰대스럽기 짝이 없는 풍경이라는 자극적인 표현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금태섭 변호사님이 신 의원을 대선배라고 생각하셨다면 먼저 사실을 확인하고 글을 올렸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본인만 갖고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1. 신 의원이 원장을 만난 뒤 원장실 옆방이자 평소 친분이 있던 부원장실을 방문. 2. 부원장이 부재중이라 명함을 두고 나옴. 3. 부원장에게서 전화가 옴. 4. 신 의원이 찾아뵙겠다고 했으나 강의가 없어 집에 있고, 집도 국회 근처라 부원장이 신 의원에게 가겠다고 한 것.

    박정섭 비서관은 "이것이 의혹의 전말이며 압력도 없었고, 평소 친분이 있던 부원장님이 찾아가겠다고 한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오는 15일 당 윤리심판원의 재심 결정에 앞서 의혹을 해명하고 지역구를 사수하려는 방편으로 보인다.

    나아가 그는 "금태섭 변호사님은 검사 재직 당시 한겨레신문에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을 연재해서 피의자 인권을 중시하는 검사로 이름을 알렸는데, 그랬던 금 변호사님이 신 의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부원장을 강제로 소환했다고 예단하고 쓴 글을 공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대선배인 금태섭 변호사님에게 한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신 의원에 대해 금태섭 변호사님께서 하신 당시의 행동과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시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일종의 자구책으로 읽힌다. 이러한 주장들은 사실상 신기남 의원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일 신기남 아들이 다녔다는 경희대 로스쿨의 소재선 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신 의원 논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당 윤리위원회에 갈 일 자체가 아니고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중징계하나"며 신 의원에 대한 중징계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신기남 의원 측의 이러한 주장에 금태섭 변호사는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 내에서는 "국민 눈높이와 상식 수준을 벗어난 행동을 한 신기남 의원이나, 배신자의 이미지가 강한 금태섭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 의사를 바로 밝힌 행보나, 구태(舊態)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나온다.

    <뉴데일리>의 단독 취재 결과, 신기남 의원은 징계절차가 진행되자 당무감사위원인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에게 '최고위에서 이 건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지 않도록 결정하든지, 아니면 당무감사원 재심에서 징계를 취소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문자를 보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자신이 모셨던 주군, 안철수 의원을 겨냥하는 책을 펴내 논란을 일으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