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노영민보다 죄질 무거운데…사법부 판결 기다리지 않고 출마 부터 나서
  • ▲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3일 안산 단원갑을 지역구로 이번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3일 안산 단원갑을 지역구로 이번 20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대리기사 폭행 논란에 휩싸였던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안산 단원갑 출마를 선언했다.

    김현 의원은 3일 안산시청 제1회의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 함께 사는 '희망드림안산'을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출마 배경에 대해 "새누리당 보수정권 8년 동안 후퇴한 민주주의와 무너진 서민경제를 되살리겠다"면서 "불평등 심화와 역사 왜곡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출마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로 고통받은 안산 단원갑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따뜻하고 포근한 엄마 같은 정치인"이라며 "지역 내 현안은 야무지게 해결하고 시민의 아픔은 따뜻하게 감싸주는 의정활동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시민의 아픔을 감싸주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 2014년 9월 17일 대리운전을 하지 않고 떠나려는 대리기사를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막아선 뒤,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일반 시민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그가 '시민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는 이 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으며, 실제로 대리기사 이 씨는 재판에서 발언권을 요청하고 "이 사건으로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남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가해자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아 엄벌을 요청한다"고도 했다.

    김현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기자에게 "도의적인 책임은 있지만 때리거나 하지 않았다. 당시 증언 자료도 있다"고 해명했다. 해명자료에서 김 의원은 "재판과정에 출석한 10명의 증인 중 4명 만이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지만, 4명 모두 들은 시점과 발언 내용 등이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 16일 김 의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한 상태다. 그에 대한 1심 선고는 당초 지난달 25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지난 1일로 연기된 후 오는 15일로 두 번 연기됐다.

    그의 출마 선언 시기도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뒤따르는 이유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당 쇄신 차원에서 법적, 윤리적 논란에 휩싸인 당내 의원들에 중징계를 선언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녀 로스쿨 시험 구제 문제와 시집 강매 의혹으로 각각 공천에서 배제당한 같은 당 신기남·노영민 의원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노영민 의원의 경우 죄질만 놓고 따지면 김현 의원에 비해 가벼운데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선고를 앞둔 김 의원이 당당하게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다.

    김현 의원은 여기에 대해서도 "아직 선고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출마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1988년 2월 3일 평민당 입당으로 정치생활을 시작해 30년 동안 더불어민주당 생활을 했다. 19대에는 비례대표로 원내에 입성했고 재선을 위해 2월 2일 안산단원갑 출마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