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흰줄 숲모기(아디다스 모기)로도 전염 가능"
  • ▲ 美질병통제센터(CDC)가 파악한, 전 세계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지역. 20여 개 나라가 넘는다. ⓒ美CDC 홈페이지 캡쳐
    ▲ 美질병통제센터(CDC)가 파악한, 전 세계 '지카 바이러스' 감염 지역. 20여 개 나라가 넘는다. ⓒ美CDC 홈페이지 캡쳐

    뇌가 성장하지 않는 기형 질환 ‘소두증’의 원인인 ‘지카 바이러스’가 브라질 등 중남미를 넘어 미주 지역 전체로 번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위스, 덴마크,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도 2차 감염자가 확인돼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보건국은 “최근 각각 아이티, 콜롬비아를 다녀온 스위스 국민 2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연방보건국은 “이번 지카 바이러스 발병 건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바이러스가 유행 중인 나라를 방문할 때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미주 대륙의 더운 곳을 여행할 때는 모기 쫓는 약을 반드시 바르고 긴 옷을 입어야 하며, 잠을 잘 때는 모기장을 쳐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럽 남쪽 포르투갈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포르투갈 국립보건연구원(NHI)은 27일(현지시간) “최근 브라질을 다녀온 포르투갈 성인 5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국립보건연구원 측은 “콜롬비아를 다녀온 다른 한 명 또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지만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의 성별, 이름 등 신상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감염된 사람들은 증상이 경미해 격리수용이나 입원치료는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중남미를 여행한 뒤 귀국한 덴마크 남성 1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늘어나겠지만, 유럽 현지에서 확산될 가능성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유럽 보건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 세계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 ▲ 한국 질병관리본부 또한 '지카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에 서식하는 '흰줄 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5년 12월 14일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 한국 질병관리본부 또한 '지카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에 서식하는 '흰줄 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5년 12월 14일 SBS 관련보도 화면캡쳐

    28일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 서식하는 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며 국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이집트 숲모기’에 물릴 경우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 서식하는 ‘흰줄 숲모기’ 또한 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겨울에는 모기가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겠지만, 질병관리본부가 지목한 ‘흰줄 숲모기’는 흔히 군대에서 ‘아디다스 모기’ ‘전투모기’로 알려진 종류다.

    온 몸에 흰색 줄이 있는 ‘흰줄 숲모기’는 산 속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모기향을 피우고 모기약을 뿌려도 생생하게 활동하며, 옷을 뚫고 사람의 피를 흡입하는, 생존력이 매우 강한 모기다.

    현재 세계를 불안에 떨게 만들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는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에서 채집한 모기로부터 처음 분리, 존재를 확인했다. 1968년에는 나이지리아에서 처음 사람으로부터 분리해 냈다.

    1951년부터 1981년까지는 아프리카, 동남아 일대에서 환자가 발생했지만 해외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그러다 2014년 5월 브라질에서 발견된 것이 지금까지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이집트 숲모기’가 매개체로 알려져 있으며, 이 모기가 옮기는 ‘뎅기열 바이러스’와 같은 ‘플라비 바이러스’ 계열이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의 일반적인 증상은 가벼운 두통, 발진, 열, 권태감, 결막염, 관절통 등이고 감염자 가운데 1명만 증상이 나타나는 가벼운 질병이었다. 하지만 최근 산모가 감염되었을 경우에 치명적인 결과를 유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럽 질병통제예방센터(ECDC)는 2015년 12월 “선천성 소두증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브라질 보건부도 소두증과 ‘지카 바이러스’ 간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에 따르면, 임신 3개월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가 낳은 아이는 선천적으로 뇌가 성장을 못하는 ‘소두증’과 두뇌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현재까지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약이나 백신이 없다는 점. 때문에 각국 정부는 자국민들, 특히 임산부들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