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의 垂簾聽政 성공할까?

    김종인의 前歷은 김상곤의 革新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金成昱   /한국자유연합 대표, 리버티헤럴드 대표


  • 한국의 정치는 복잡한 미적분(微積分) 문제처럼 보이곤 한다.
    정치인, 그들이 앞세운 명분이나 원칙, 소신, 신념이 바람 앞 갈대처럼 요동칠 때가 많은 탓이다. 그러나 진실(眞實)의 공식을 적용해 마음 속 탐욕과 당리, 당략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쉽사리 풀어낼 수 있는 게 또한 한국의 정치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의 사퇴에 진정성(眞正性) 논란이 터졌다. 과연 친노패권, 타협 없는 운동권 기질을 스스로 청산할 것인가? 초장부터 찜찜하다. 앞으로 구성될 선대위 체제엔 이용섭 前의원이 중책을 맡고 조정식 의원이 기획단장을 맡는단 보도가 나왔다. 둘 다 범(汎)친노요, “선대위에 친노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던 김종인 선대위원장 주장과 결이 다르다. 정작 “친노패권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다”던 金위원장은 “화합형(化合形) 선대위”를 말하며 한 발 물러난 기세다.  

    文대표는 자신이 맡고 있던 인재영입위원장에 김상곤 前혁신위원장을 임명했다. 김상곤氏 역시 지난 해 더민주 분란(紛亂) 과정에서 친노 측 입장을 충실한 대변한 이다. 文대표는 이차 저차 친노식‘안전장치(安全裝置)’를 만든 뒤 대표직 사퇴를 결행한 셈이다.  

    무엇보다 김종인·김상곤 조합(組合)은 정치적 모순(矛盾)에 가깝다. 김상곤氏가 지난해 9월 23일 발표한 공천쇄신안에 따르면, ①하급심에서 유죄(有罪) 판결을 받은 사람과 부적격자 및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 결과 하위 20%는 공천심사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②공개적으로 탈당(脫黨) 및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선언한 사람은 당적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어떠한 형태의 복당(復黨)도 불허(不許)해야 한다. ③ 실력·정체성(正體性)·도덕성(道德性)을 갖춘 인재의 발굴과 영입 및 육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文대표는 19일 기자회견에서도 “저는 온갖 흔들기 속에서도 혁신의 원칙을 지켰고, 혁신을 이뤘다”고도 평가했다.

    김종인氏는 1993년 동화은행에 2억1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다. 1980년 신군부의 ‘국보위’에 참여했다. 전두환 정권에서 비례대표 2차례를 포함, 여러 정권·정파를 거치며 국회의원 4차례를 했었다.  

    ‘김종인의 전력(前歷)’은 ‘김상곤의 혁신(革新)’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正體性·道德性 논란은 물론 공천심사에서 배제돼야 할 비리(非理) 전력자가 공천심사를 총괄하는 당혹스런 상황까지 연출됐다. 표변(豹變)하는 정치지만, 이 엄청난 모순을 설명할 최소의 명분과 대의를 내놓지 못하면 국민은 또 다시 정치적 허무에 빠진다. 병풍 뒤 수렴청정(垂簾聽政)으로 노무현 당을 문재인 당으로 진보(?)시키려는 文대표의 작전이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한국자유연합 대표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