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대만 가수 황안 "한류가수 쯔위는 대만 독립지지자" 생트집쯔위·박진영 "중국은 하나…대만 독립 지지안해"..불 끄려다 '기름' 부은 격?
  • ▲ 트와이스 쯔위 ⓒ뉴시스 사진DB
    ▲ 트와이스 쯔위 ⓒ뉴시스 사진DB


    한 걸그룹 가수가 무심코 흔든 깃발에, 한국·중국·대만 세 나라가 동시에 들썩이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쯔위 대만 국기 논란’은 이제 아시아를 넘어 미국에서까지 관심을 갖는 국제적인 사건으로 비화됐다.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17일자(현지시각) 보도에서 걸그룹 트와이스의 저우쯔위(16· 周子瑜)가 한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일로 인해 ‘양안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타전했다.

    ◆ 대만기 흔든 쯔위, 중국 본토에 미운 털?


    지금은 뉴욕타임즈가 지면을 할애할 정도로 세계적인 이슈가 됐지만 쯔위가 처음 대만 국기를 흔들었을 때에는 정작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대한 출신의 한 가수가 뒤늦게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이제 막 가수로 데뷔한 쯔위는 본인의 뜻과는 무관하게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열혈 여가수가 되고 말았다. 

    자칭 ‘통일주의자’인 가수 황안(黃安)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가 지난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대만 국기를 흔든 사실을 지적하며 “쯔위와 일본인 멤버가 포함된 트와이스가 중국 안후이TV의 특집 프로그램인 ‘춘완(春晚)’에 출연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나아가 황안은 대만 국기를 흔드는 쯔위의 모습이 대만 현지 보도에 ‘자랑스럽게’ 대서특필된 사실을 거론하며 “쯔위는 ‘대만 독립주의자’가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특히 황안은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이 지난해 말 꺼냈던 발언을 재인용하며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면서도 중국에서 돈을 벌어가는 독립주의자들의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편협된 논리를 거듭 천명했다.

    황안이 설레발을 치자, 중국 안후이 위성TV 측은 “우리는 트와이스를 ‘춘완’에 초청한 적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고, 쯔위를 ‘초저가 스마트폰’의 광고 모델로 선정했던 화웨이는 계약을 즉시 취소하고 광고를 중단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쯔위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JYP 차이나’를 통해 “우리는 문화사업을 하는 기업으로서 중국과 한국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중국 정치와 관련해 어떤 정치적 주장이나 액션을 취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JYP 차이나’는 “아직 16살에 불과한 쯔위가 어떤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실제로 그런 적도 없지만 이번 논란이 중국 본토의 파트너들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당분간 트와이스의 중국 내 활동을 전면 취소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쯔위와 JYP를 향한 중국發 ‘안티 바람’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쯔위 사태’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속보이는’ 정치인들까지 등장해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 ▲ 대만 출신 가수 쯔위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실로 중국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 뉴시스 ('마리텔' 방송 캡처)
    ▲ 대만 출신 가수 쯔위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실로 중국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 뉴시스 ('마리텔' 방송 캡처)


    ◆ 지지율 뒤지던 국민당, 느닷없이 “쯔위 만세”


    대만 총통·입법위원 동시 선거 하루 전 날,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은 난데없이 “쯔위를 지지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관심을 집중시켰다. 친중(親中) 정책에 따른 반발로 야당인 민진당에게 크게 밀리는 형세를 보이자, 궁여지책으로 한국에서 활동 중인 대만 출신 가수의 이름을 들먹이며 막판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술수를 부린 것.

    대만의 마잉주(馬英九) 총통도 입을 열었다. 그는 “대만 국기를 든다고 해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며 “쯔위는 애당초 사과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가시돋힌 입장을 밝혔다. 주리룬 대만 국민당 총통 후보도 “어린 아이에게 이는 매우 잔인한 조치”라며 “쯔위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쯔위 사태’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정치인은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였다. 지난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8년 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차이잉원은 당선이 확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16살밖에 안 된 여성이 대만 국기를 들고 있는 방송 때문에 억압을 받았는데, 이 사건은 나에게 국가를 강력하게 만드는 게 총통의 의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밝혔다.

    대만 현지 언론은 차이잉원이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를 308만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를 가둘 수 있었던 비결로 ‘쯔위 사건’을 들고 있다. 한 현지 연구원은 “차이잉원 당사자가 ‘쯔위 사태’로 인해 1∼2%의 반사이익을 봤다”고 분석했다.

    차이잉원 당선자가 ‘대만의 주체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을 등에 업고 당선된 만큼, 대만 현지에선 그 어느 때보다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쯔위 사태를 촉발시킨 ‘친중(親中) 가수’ 황안에 대해선 도심지에서 반대 시위를 벌일 정도로 감정이 격화된 상태.

    이같은 분위기에 비례해 중국 대륙을 향해 “중국은 하나”라며 대만기를 흔든 쯔위의 행위를 통렬하게 사과한 JYP에 대해서도 강한 비난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대만의 인권변호사들은 “쯔이의 사과는 본인의 ‘자유의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속사인 JYP를 대만 검찰에 고발하는 강수를 뒀다.

    영자지 타이베이타임즈도 “JYP의 강요로 쯔위가 굴욕적인 ‘사과 동영상’을 찍었다”며 “문제의 동영상이 대만인들의 분노를 자아냈고, 결국 정권 교체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 ▲ 대만 국민당 공식 페이스북 캡쳐
    ▲ 대만 국민당 공식 페이스북 캡쳐



    "사과 동영상은 본인의 의지..절대 강요로 한 것 아냐"

    [단독] 쯔위 부모, '대만기 논란' 직후 한국 입국..딸과 함께 지내

    JYP엔터 "상처 받은 분들께 사과..저희 잘못 크다"



                                                                                   2016-01-18
                                                                      조광형 기자

  • ▲ JYP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 JYP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쯔위를 위로하기 위해 친부모가 직접 한국을 방문, 쯔위와 함께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18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대만 국기 논란'이 벌어진 뒤 부모님께서 직접 한국으로 오셔서 함께 지내고 계시다"며 쯔위의 근황을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5일 JYP 공식 유튜브 계정에 사과 동영상을 올린 게 쯔위 본인의 의지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동영상에 언급된 그대로다. 본인의 의지대로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올린 것이며 절대 누군가의 강요로 이뤄진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JYP가 수차례 사과 입장을 밝히고 쯔위 본인이 사과 영상까지 올린 것이 되레 대만 현지에선 역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에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 외에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빈과일보에 의하면 쯔위의 어머니는 "(쯔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이)부모된 입장에선 아쉬울 뿐"이라며 "이번 논란이 빨리 종식돼 쯔위가 다시금 기쁘게 노래하고 춤출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진영 "중국은 하나..'양안 관계' 제대로 이해 못해 사과"

    박진영은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든 사실로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과 관련, 지난 15일 JYP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팬들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혔다.

    박진영은 "우선 상처를 받으신 중국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일인지, 본사 스태프도, 어린 쯔위도, 심지어 저 자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 가장 후회스럽다"는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박진영은 "이번 사건을 통해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하는데 있어 그 나라의 주권, 문화, 역사 및 국민들의 감정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이 모든 것이 저희 회사와 회사 아티스트들에게는 큰 교훈이 되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박진영은 "쯔위의 모든 중국 활동을 중단하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영향을 미친 모든 파트너들과 관련된 사항들을 합당하게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한중의 우호관계 및 양국간의 문화교류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