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 재개하고 잘 진행할 용의있다”…정부-민간 분리해 갈등조성
  • ▲ "에이, 우리 핵무기는 그런 거 아니에요. 미국 노린 거에요." 북한이 4차 핵실험 직후 한국 민간단체들에게 "교류하자"는 팩스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에이, 우리 핵무기는 그런 거 아니에요. 미국 노린 거에요." 북한이 4차 핵실험 직후 한국 민간단체들에게 "교류하자"는 팩스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며칠 뒤에 한국 민간단체들에게 팩스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21일 “북한이 지난 10일 한국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에 ‘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를 재개하고 잘 진행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고 밝혔다.

    북한이 팩스를 보낸 민화협은 그동안 북한의 주장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고,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59개의 ‘대북교류단체’들이 모인 곳이다.

    북한은 민화협과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외에 다른 ‘민간단체’에도 방북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한국 민간단체들에게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 금강산 산림 방제사업, 체육 교류 등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 민간단체들이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라서 교류는 힘들다”고 답신을 보내자 북한은 다시 “핵실험은 미국을 향한 자위권 행사 차원이라 남한과는 관계가 없다”는 내용의 팩스를 다시 보내왔다고 한다.

    북한의 이 같은 행태에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들조차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한국 정부는 모든 민간교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북한 당국이 한국 민간단체에게 몰래 팩스를 보내 “북으로 와서 이야기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을 조장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들도 나온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개성공단 폐쇄명령 등을 발표한 뒤 한국 정부와는 강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공식적으로는 한국 민간단체들에 “북으로 오라”고 제안하는, 정부와 민간을 분리해 대응하는 전술을 자주 사용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