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는 다른 태도 보여…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는 상호 조율 약속
  • 지난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국과 러시아 6자 회담 수석대표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한국과 러시아 6자 회담 수석대표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공산당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강력한 대북 제재’를 반대한 데 이어 러시아 또한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 본부장은 지난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을 만나 4차 핵실험을 벌인 북한에 대한 공동 제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회동 직후 현지 특파원들과 만난 황준국 본부장은 “러시아는 북핵 문제가 궁극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황준국 본부장은 “한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핵실험을 자축하고 핵무기 능력 고도화를 공언하는 가운데 국제사회, 특히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5자의 단합과 일치된 행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이고 명백한 대북 조치를 위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황준국 본부장은 “한국과 러시아는 이번 핵실험이 동북아시아 정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상호 조율해 나가기로 했으며, 향후 북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준국 본부장은 “하지만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고강도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긴장을 악화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황준국 본부장의 이 같은 설명은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원하는 서방 진영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를 순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측은 지난 13일 윤병세 외교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을 때도 대북 강경제재에 대해 “고강도 대북제재로 인해 긴장이 악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태도는 북한 핵실험 이후 中공산당이 북한 당국에 대한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강한 반발과 무력시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북핵 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 등을 비난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러시아가 현재 북한과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북한에 편의점, 약국 체인점까지 개설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북한 보다 서방 진영이 더욱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와의 회의를 끝으로 6자 회담 관련 당사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모든 나라들과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공동 대응 협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