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승환, 애당초 도박 목적으로 간 게 아닐 수도‥"오승환 "광주송정리파 브로커 이OO, 전혀 모른다" 진술

  •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망에 오른 야구 선수 오승환(33)이 당초 예상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 측에 따르면 오승환은 지난 9일 이뤄진 소환 조사에서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일본에서 돌아와 사업가 A씨를 만났고, A씨의 제안으로 같은해 11월 중국 마카오로 가게 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승환은 자신의 도박 사실을 언급한 광주송정리파 출신 이OO(39·구속 기소)씨를 전혀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검찰 수사에서 오승환이 이씨와 접촉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부터 중국 마카오 모 호텔에서 '정킷방(카지노 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해 온 혐으로 구속 기소된 이씨는 최근 검찰 진술 조사 과정에서 "야구 선수 오승환이 2억대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출입국 기록 등을 확인하고 지난 9일 오전 오승환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장장 5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으나, 이씨의 진술과는 달리 오승환이 '불법 고액 도박'을 한 정황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검찰 조사에서 마카오로 건너가 카지노 게임을 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1,000만원 미만으로만 게임을 즐겼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상대적으로 도박 액수가 적고, 애당초 오승환이 도박 목적으로 마카오를 간 게 아닐 수도 있다고 보고, 오승환을 '약식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여름 필리핀과 마카오 등지에서 거액의 원정도박을 한 기업인을 붙잡고 이들에게 '꽁지돈'을 대준 조직폭력배를 수사하기 시작한 검찰은 수년 전부터 호남 출신 조폭들이 해외에서 '정킷방'을 운영해온 사실을 포착, 도박에 가담한 기업인과 유명 인사들을 조사해왔다.

    현재까지 도박을 알선한 조직폭력배와 브로커, 도박 가담자 등 총 26명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수사 대상을 기업인에서 야구 선수 등 저명 인사들로 확대해 이들 중 상습도박이나 외환관리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을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승환과 동일한 혐의로 검찰에 불려가 1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임창용은 "마카오에서 4천만원 상당의 도박은 했으나, '억대 도박'은 하지 않았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