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말만' 듣고, 내 맘대로 행동할 것" 제대로 반항?'국정교과서' '11.14 광화문 폭동진압' '메르스 대응' 골고루 비판
  • 한파가 몰아친 3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아트홀 정문에 패딩 파카로 중무장한 '엄마'들이 오색찬란한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농협은 힐링캠프 협찬 중단하라!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고 자신의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

    제동아, 김제동아 연예인답게 청소년들 올바르게 선도해야지.

    제동아, 나라를 사지로 몰아넣는 일에 항상 앞장 섰지. 엄마들은 이제 더 이상 니 꼴 못 본다. 제동아.


    '엄마'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단 하나.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이 오후 8시부터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국정화 방안이 확정 고시된 지난달 3일, 김제동이 이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인 이후 뿔난 '엄마'들은 목동 SBS 사옥 앞에서 김제동의 방송 활동에 반대하는 '상복 시위'를 전개해왔다.

    개인적으로 반대를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를 삼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김제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국민의 사랑으로 얻어진 유명세를 이용해서 사사건건 정부 정책을 방해하는 김제동의 언행을 비판하고자 하는 겁니다.


    10대 청소년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김제동이 지속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에 문제 의식을 느껴온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김제동이 '교과서 문제'마저 딴지를 걸고 나서자, 이제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 여타 회원들과 함께 '김제동의 퇴출'을 목표로 내 건 장기 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심했다.

    김제동은 한국사회가 중요한 고비에 맞닥뜨리거나, 중요한 정책적 이슈에 걸릴 때마다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오고 있습니다.

    좌편향 된 교과서를 바로잡기 위한 정부정책이 발표되자, 김제동은 또 다시 "역사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마음까지 국정화하시겠습니까? 쉽지 않으실겁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선동을 했습니다.

    우리 아들딸들에게 훌륭한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 싸워온 저의 엄마들은 격분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지난달부터 SBS 사옥 앞에서 김제동의 '힐링캠프' 출연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온 '엄마부대'는 김제동의 토크콘서트가 3일부터 용산아트홀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발걸음을 옮겨 김제동의 '면전'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강수를 뒀다.

    자극적인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흔들고 목청껏 "김제동 OUT"을 외치는 엄마들이 등장하자, 영문도 모르고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한번씩 시위대를 수상쩍은 눈초리로 흘겨본 뒤 공개홀 안으로 들어갔다.

    눈이 와서 일당을 많이 받으셨나보네, 연예인을 어떻게 퇴출시켜?

    아 재밌다. 사진 찍어도 되나?

    왜 그러는 거예요? 왜들 저래


    개중에는 욕설을 퍼부으며 지나가는 관람객도 있었고, 엄마들을 마냥 신기한 눈길로 쳐다보는 어린 학생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김제동이 무슨 정치인이냐"며 "남의 콘서트장에 와서 정치 구호를 내뱉은 엄마들이야말로 정상이 아닌 것 같다"는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한켠으론 이같은 관람객들의 반응도 이해는 갔다.

    편하게 공연을 즐기러 왔는데 난데없이 "김제동을 퇴출하라"는 강경 시위대를 만났으니, 언잖고 당황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러나 이들도 창피함을 아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 욕설을 듣고 조롱 당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엄마들이 추운 날씨에 두 손을 호호 불어가며 시위를 벌이는 데에는 그럴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 해답은 콘서트장에 들어가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에 취재진은 직접 콘서트 티켓을 끊고 자리에 앉아 김제동의 발언을 경청해 보기로 했다.



  • 약 1천명 수용이 가능한 대극장 미르는 빈 좌석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람객들로 꽉 차 있었다.

    무대를 바라보니 마이크를 쥔 김제동과 관람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주제는 소통이었다.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학생이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으면, 김제동이 나름의 해석과 조언을 곁들여 토크를 진행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고민을 상담하다 눈물을 왈칵 쏟는 여학생에게 두루 마리 휴지를 건네는 김제동의 모습은 너무나 따뜻해보였다.

    김제동은 마치 친오빠처럼 여학생의 소소한 고민을 경청하다 때로는 위트 있는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때로는 진지한 조언으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며 관람객들의 박수 갈채를 이끌어냈다.

    각본도 없고 특별히 짜여진 프로그램도 없이 순전히 애드리브로 토크쇼를 이끌어나가는 김제동의 화술은 정말 대단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일제히 그의 말솜씨에 넋이 나갈 무렵,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한 여성이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시작된 토크였는데, 어느 순간 정치적인 얘기들이 툭툭 튀어나오며 논점이 180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 것.

    아무리 생각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였지만, 모나지 않는 김제동의 능수능란한 화술 덕분에 이같은 오류는 흠조차 되지 않았다. 관객들은 김제동이 이끄는대로 그저 웃고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며 그 순간을 즐길 뿐이었다.

    '여기에서 이 얘기가 왜 나왔지?'라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사람은 적어도 반경 3~4미터 내엔 없는 듯 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객석에서 손을 든 한 여성이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들이 말이 없다. 아. 예. 이렇게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 도통 진전이 없다"는 고민을 얘기했었던 것 같다.

    이에 김제동은 "남자들은 원래 그런 존재다. 말이 없다. 단순하다. 직진만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늘어놓은 뒤, 남자와 여자의 '다름'을 원시 수렵 생활에서 찾는 흔한 이론을 설파했다.

    남자는 사냥을 하고, 여자는 채집을 해 온 습성이 있어, 남자는 쇼핑도 사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사냥 중에 말을 하면 죽는다고 생각을 하죠. 반면 여자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채집을 해왔기 때문에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쇼핑할 때 2층부터 그냥 쭉 내려오잖아요.


    관객들이 웃고 박수를 치는 사이 김제동은 슬쩍 토크의 '주제'에 대한 얘기를 꺼낸다.

    원래는 토크 주제를 정하기 위해 신문 기사도 읽고 그랬는데요. 사실 네이버에는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어요.

    정치인이나 재벌 총수이야기만 가득합니다. 우리들이 사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는데, 왜 내가 주제를 여기에서 정하려고 기사를 읽었나 싶었어요.

    나는 고래인데, '백사장에서 비틀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오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마디로 대화의 향방과 주제는 관객에게 달려 있다는 것. 그러나 김제동은 관객의 의중과는 관계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대로 토크를 이어나갔다.

    갈아엎어야 합니다. 아, 이건 절대로 정치적인 발언이 아닙니다. 흙수저 금수저 이야기입니다. (웃음) 1%, 10%의 금수저들이 장악하고 있다면 다 뒤엎어야죠. 게임이 공정하지 않아요.

    바다의 거북이한테, 왜 토끼와 경쟁을 시킵니까? 공정하게 시켜야 합니다. 바다에서도 경주를 시켜야 합니다. 그 게임의 룰을 정하는 사람이 누군지 찾아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하느냐. 어렸을 때부터 스케치북에 니가 쓰고 싶은 말을 쓰라고 했는데. 어른이 된 지금 하고 싶은 말을 그래서 썼는데 왜 욕을 먹어야 합니까?

  • 이걸 대단하다고 해야하나? 동문서답도 이런 경우가 없을 터.

    남자들이 말수가 적다는 얘기로 시작한 이야기가 어느새 '정치 이야기'로 변질돼 있었다.

    특히 '스케치북 이야기'는 바로 자신의 1인 시위를 지칭한 말이었다.

    그저 한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적었을 뿐인데, 왜 욕을 먹어야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어리광 같은 항변이었다.

    김제동은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1인 시위로 엄마부대의 '원성'을 사게 된 이후, 단 한 번도 공개석상에서 이에 대한 해명이나 부연을 한 적이 없다.

    엄마들이 때론 SBS 앞에서, 때론 용산아트홀 앞에서 '퇴출 시위'를 벌일 때에도 침묵을 지켰던 김제동은 자신의 '우군'이 가득찬 아지트 안에서, 비로서 속내를 드러내는 비겁한 면모를 보였다.

    녹음도 녹화도 원천 봉쇄된 자신 만의 공간에서, 김제동을 '절대지지'하는 열성 팬들 앞에서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폭발시킨 김제동은 특유의 하이톤으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기득권층을 맹비난하는 발언을 토해내, 관객들, 아니 '지지자'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한글로 글을 적고 5분 동안 서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욕을 먹을 일인가요? (웃음) 아는 분들은 아시겠죠? 정치적인 발언, 아닙니다. 지금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의사를 표명할 권리가 있습니다. 찬성할 자유도 있고 반대할 자유도 있습니. 이걸 막으면 안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말할 자유, 의사를 표현할 자유를 막는 게 말이 됩니까?


    한 번 '발동'이 걸린 김제동의 화술은 거침이 없었다. 그는 "훈민정음의 보급을 막은 것은 임진왜란 때 가마 타고 도망간 양반들"이라며 때아닌 '계급 투쟁론'을 들먹었다. 이 순간 김제동의 눈빛은 진지했고, 이를 듣는 객석에도 정적이 흘렀다.

    훈민정음을 배포한 것은 세종대왕이 한 겁니다.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그것을 막은 것은 임진왜란 때 가마 타고 도망간 양반들입니다. 상것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지 말라고 한 것은 양반입니다.

    제가 한글을 썼잖아요? 사람은 자기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어요. 반대할 권리와 찬성할 권리가 있습니다. 당신이 반대한 의견에 내가 찬성할지라도 그것을 인정해주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입니다.


    그러다가 김제동은 갑자기 엄마들이 무섭다고 꼬리를 내린다. 방금 전까지 용산아트홀 정문에서 시위를 벌였던 '엄마부대'를 가리킨 말이다. 객석에서 피식하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김제동도 동일하게 미소를 지으며 '그 엄마'들을 얘기한 게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전 엄마들이 참 무섭습니다. 오해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엄마들이 무섭다고요. (웃음)


    김제동은 자신의 실제 어머니를 가리키며 "예전에는 엄마와 감정적으로 쌓인 게 많아 무슨 말을 해도 반항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무조건 엄마 말을 듣는다"고 밝혔다.

    지금은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뭐든지 엄마 말만 잘 들으면 됩니다. 그리고 내 맘대로 하면 됩니다. (웃음) 엄마 말 잘듣고 내 맘대로. "일찍 들어와라" 그러면 "네, 어머니" 하고 늦게 들어옵니다. (웃음) 그러면 되는 겁니다.


    자신의 경험담에 빗대어 엄마들(기득권)의 말을 따르지 않겠다는 노골적인 항명 표시다.

    이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는 말이자, 밖에 있는 '엄마부대'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고, 대한민국의 모든 '위정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나는 당신들의 말을 듣기만 할 뿐, 순종하지 않겠다.


    김제동은 이같은 중의적 표현으로 '엄마부대'를 마음껏 조롱하는 고난이도의 화술을 선보였다.

    또한 김제동은 대한민국의 실정을 전체주의 독재국가인 북한에 견주어 힐난하는 모습도 보였다.

    스크린에 흐르는 장면은 틀림없는 북한의 모습이었는데, 김제동이 비난하는 대상은 다름아닌 대한민국 정부였다. 김제동의 주장에 동의하는 대부분의 관객은 너무 재미있어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을 보였다.

    죽어있는 아버지 사진만 붙들고 있어서는 안됩니다. 살아있는 국민들이 중요합니다. 자기 아버지를 위해서 교과서 하나만 쓰면 안됩니다. (박수) 지금 '북한 이야기' 하는 겁니다.


    김제동은 "자신이 종북이나 야당지지자는 결코 아니"라고 강조한 뒤 "서래마을에 살고 있는 자본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제가 어찌 북한을 가고 싶어하겠느냐"며 이번엔 북한 김정은을 조롱하는 말을 이어갔다.

    저 종북아닙니다. 무슨 말만하면 종북이라고 하는데, 이중에서 북한 가고 싶으신 분 있습니까? 저는 서래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혜택을 제일 많이 받고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북한을 가고 싶겠습니까? 비판을 한다고 해서 종북이 아닙니다.

    김정은도 아주 싫어합니다. 특히 머리스타일, 그거 뭡니까? 배나온 것도.. 살찐 사람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아랫사람은 쫄쫄 굶었는데 윗 사람이 저렇게 살이 찌면 안된다는 겁니다.

  • 대한민국 정부를 비하하는 김제동의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김제동은 스크린에 지난 여름 박근혜 대통령이 가뭄 피해지인 인천 강화도를 찾아 소방 호스로 논에 물을 대는 장면을 띄웠다.

    논에 물을 대는 것은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은 압니다. 뿌리도 안내린 모에 쏘면 안됩니다. 그들이 복면을 썼습니까? (웃음) 왜 물대포를 쏩니까? 이는 대통령의 잘못이 아닐 겁니다. 참모들의 잘못입니다. 이게 잘못됐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


    김제동은 메르스 사태 당시 '손만 잘 씻으면 예방할 수 있다' '낙타와의 접촉을 피하라'는 질병관리본부의 예방지침을 거론, "이런 얘기를 안 하고 어떻게 코미디를 논할 수 있느냐"며 "정치만큼 재미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코미디언이 왜 정치 이야기를 하느냐고 하시는데, 우리 삶에 정치가 아닌 게 없습니다. 정치인들에게 코미디언 흉내 좀 내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정치인들 때문에 아주 심각한 위협을 느낍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또 "김제동 정권 비판" 이런 기사가 나오겠죠. 전, 좌파도 우파도 아닙니다. 기분파입니다. (박수) 


    김제동은 "자신은 결코 야당 편이 아니"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유부단한 작태를 비판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야권의 '문안박 연대' 움직임을 의식, "그들은 문안팎으로 왔다갔다하기만 할 뿐,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안하고 있어 언제나 새정치다"라는 쓴소리를 가했다.

    제가 어디 야당 편입니까?  문재인 대표가 나중에 대통령이 되면 제가 비판을 안할 것 같습니까? 비판할 겁니다. 당연히, 권력은 원래 비판 받아야 하는 대상이니까요. 문안박? 문안팎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아무 것도 안하잖아요. 왜 새정치입니까? 아무 것도 안해서 새정치예요. 한 게 없으니까 항상 새롭습니다. 그래서 새정치.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문재인? (고개를 절레절레).


    김제동의 장황한 '정치적 발언'이 끝나자, 절친 윤도현과 노홍철이 나와 관객들과 가요와 동요를 함께 부르는 것으로 이날 콘서트는 마무리됐다.

    김제동의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7'은 오는 20일까지 용산아트홀에서 열리며, 이후엔 대구, 부산, 전주, 울산 등 4개 도시 순회 공연으로 이어진다.


  • ▲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서울광장에 모인 박원순 당시 후보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김제동.  ⓒ 뉴데일리
    ▲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당일 서울광장에 모인 박원순 당시 후보 지지자들에게 큰절을 하는 김제동. ⓒ 뉴데일리

    김제동 "박근혜 대통령은 결코 닭이 아닙니다"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달성고와 계명문화대를 졸업한 김제동은 1994년 군 '문화선전예술대대(문선대)' 사회자로 MC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우방랜드 영타운 진행자, 대학 오리엔테이션 강사, 축제 MC 등을 두루 거치며 대구 지역에선 제법 유명한 이벤트 전문 사회자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지상파 방송에 데뷔한 김제동은 이때부터 KBS '폭소클럽' '해피투게더', SBS '콜롬버스 대발견' '야심만만', MBC '까치가 울면' '산넘고 물건너' 등의 진행을 맡으면서 단숨에 톱MC 위치까지 올랐다.

    그러나 2009년 성공회대학교(신문방송학과 3학년)에 편입학하면서 김제동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첫 학기부터 신영복의 'CEO를 위한 인문학 강좌'를 신청, '좌파 거두'의 문하생이 된 김제동은 참여연대 아카데미 '느티나무'의 강사로도 나서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특히 2009년 9월 노 전대통령의 영결식 노제 사회자로 참석한 이후로 김제동은 '친노-좌파 연예인'이란 꼬리표를 달게 됐다.

    당시 노제에서 김제동은 "작은 비석만 남기라고 하셨는데 우리 가슴 속에 잊혀지지 않는 큰 비석 잊지 않고 세우겠다"는 식으로 노 대통령의 유서를 재해석해 친노 진영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겨울 찬바람, 비바람이 부는 곳에서도 이 땅의 우리 아이들이 왜 저렇게 돌아가셨냐고 물었을 때 여러분의 눈빛과 시선이 상록수와 같은 역사가 돼 진실에 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삶과 죽음은 하나라고 했는데 우리 가슴에 심장이 뛸 때마다 잊지 않겠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 했지만 스스로를 원망하며 남은 짐은 우리가 운명을 안고 반드시 이뤄 나가겠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제동은 2009년 10월, 4년간 MC를 맡아 온 KBS 2TV '스타 골든벨'에서 하차하고, MBC '환상의 짝꿍'에서도 연이어 마이크를 놓으면서 '정치적 외압설'에 휘말리게 됐다.

    당시 이 문제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되자 이병순 KBS 사장은 "정치적 외부 압력으로 인한 교체가 아닌, 가을 개편을 맞아 새 연출진이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가 있던 걸로 안다"고 답한 뒤 "지난해 가을 개편 때도 진행자 교체가 37건 있었고, 4~5년이면 비교적 장수한 MC인 편"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 사건으로 자신의 '정치색'을 분명히 드러낸 김제동은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됐던 신영복 교수의 강연 사회자를 자청하는 등, 본격적인 '폴리테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방송 하차 이후 김제동이 가장 역점을 둔 활동은 '노브레이크'라는 이름을 붙인 개인 토크콘서트다.

    2009년 12월 '노브레이크 시즌1'을 시작으로 6년간 230여 회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김제동은 25만명(누적)의 관객을 상대로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마음껏 드러내는 활동을 전개해왔다.

    토크콘서트 외에도 김제동은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MBC 노조 총파업 콘서트',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토크콘서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 등 다양한 집회에 사회자에 참여하고, 10.26 재보궐선거 당일 투표 인증샷을 올려 선거법 위반 논란을 자초하는 등, 갖가지 '튀는 행보'로 대중의 주목을 받아왔다.

    다음은 그동안 구설에 올랐던 MC 김제동의 주요 발언.

    지금부터 야자 타임합시다. 비 오고 물대포 맞았으니 이만하면 우리 퉁 치고 야자 타임 함 합시다. 미안해서 그래요. 자. 나 지금 기분 지랄같다. 지랄이 풍년이다. 씨.

         - 2011년 11월 23일 한미 FTA 비준 '반대 시위대'를 경찰이 물대포로 진압한 것에 격한 분노를 드러낸 트위터 멘션

    미국 탱크가 한국 학생을 치었는데 아무 손도 못쓰는게 SOFA(주한미군지위협정)입니다. 그걸 없애자고 주장하면 빨갱이입니까?

         - 2012년 2월 4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우리나라 대통령이 장사를 하는데 다른나라에 가서 기립박수를 여러 차례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상하지 않습니까? 장사를 하는데 다른 나라에 가서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니요.

    우리 마을에 이씨(이명박 대통령)와 저쪽 마을에 오씨(오바마 대통령)가 장사를 했어요. 분명히 장사를 하면 밀당을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적어도 자기 이익을 챙기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면, 상대편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박수를 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했는데 저쪽에 가서 박수를 되게 많이 받았어요. 훌륭하다고. 저는 장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이건 이상하다. 어떻게 저런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우리 노동자는 크레인 위에서 매달아 놓고 미국 야구 모자를 쓰고 뽀뽀는 한국 야구장에서 했고.

    과연 오씨가 우리 마을에 왔으면 그렇게 많은 박수를 받을 수 있겠느냐? 전 못 칠 것 같은데요. 경제적 논리를 따지기 전에 아침에 일어나서 눈 뜨고 보면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저기가 어디지?' 분명히 우리 마을 사람이신데 장사를 했는데 저쪽 마을에서 수많은 박수를 받고 있어요. 그래서 '어머 훌륭하시다. 재선하시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미국 대통령으로!

         - 2011년 11월 24일 부산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2.0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해군기지를 짓는 것은 적들이 파괴하기 전에 아군이 선제파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 2011년 6월 17일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저는 좌파나 우파가 뭔지 모르는 사람입니다. 유족들의 요청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사회를 봤는데, 이로 인해 좌파라 한다면 기꺼이 좌파를 하겠습니다.

         - 2010년 4월 23일 하버드 로스쿨 특강에서

    등록금 비쌉니다. 등록금을 낮춰야 나도 살고 우리 엄마도 살고 우리 아빠도 삽니다. 내 가족들이 살아야 내 나라가 삽니다. 20대 투표율이 50%가 되면 반값 등록금이 가능해지고, 100%가 되면 무상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어느 당이든 여러분한테 표를 많이 받은 당은 그 표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표를 받지 못하면 구걸하러 올 것입니다. 정치가 젊음을 굴리게 하지 말고, 젊음이 정치를 굴릴 수 있게 하십시오.

         - 2011년 6월 7일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행사장에서

    닥치고 투표. 저 누군지 모르겠죠. 흠흠. 

    투표율 50% 넘으면 삼각산 사모바위 앞에서 윗옷 벗고 인증샷 한 번 날리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도움이 될까요? 고민되네.

    퇴근하시는 선후배님들과 청년 학생 여러분의 손에 마지막 바통이 넘어갔습니다. 우리의 꿈을 놓지 말아 주세요.

         - 2011년 10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소 인증샷을 올리며

    패륜적인 사람들은 대통령님을 닭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 역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닭은 매일 아침마다 웁니다. 근데 어제하고 달라서 우는 게 아닙니다. 그냥 아침이 되면 우는 겁니다. 어제 울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감히 그따위 닭을 대통령님에게 비유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왜냐하면 대통령님은 지금도 그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고 또 누구보다도 유가족의 손을 잡고 그리고 유가족들이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들어야 하며 진상규명 뿐만 아니라 검경 모두를 동원하고 특별법을 만들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유가족의 뜻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대통령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 2014년 10월 3일 진도 팽목항 문화제에서

    저를 보고 종북좌파에 빨갱이라고 하는데 떠밀어도 북한 안 갑니다. 진짜 빨갱이 나라는 방송에서 하나의 목소리만 나가는 곳입니다. 그런 나라를 만들지 말자며 노력하는 사람들이 빨갱이로 몰리고 있습니다.

         - 2012년 2월 17일 으랏차차 MBC 노조 총파업 콘서트에서

    이런 데만 나오면 사람들이 '종북 좌파다' 하는데 돌아버리겠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빨갱이의 나라' 만들지 말자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YB가 평양에서 방송을 하고 다음 날 평양 시내에 나갔더니 시민의 98%가 알아봤습니다. 방송이 하나밖에 없으니 시청률이 98%가 나온 것입니다. 하나의 목소리만 나오는 세상, 끔찍하지 않습니까?

    가끔 좋아하지 않는 정부를 가진 적은 있지만 사랑하지 않는 조국을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 2012년 3월 16일 'MBC·KBS·YTN 3단합체 파업콘썰트 방송낙하산 동반퇴임 축하쑈에서

    KBS 대상 타고 요즘에는 (KBS가 저를) 잘 안 부르는데, KBS도 사실 제가 안 나가는 거예요. KBS 사장도 제가 잠시 잘랐어요. 여러분도 잠시 그쪽(쌍용차 사장)을 잘라놓은 상태죠? 다시 이으면 되죠.

         - 2011년 5월 14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를 위한 토크콘서트에서

    정치색은, 저는 물론 있습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판단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너무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는 것은 부담입니다. 모두를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 우선입니다. 저는 적어도 즐겁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서까지 정치를 떠올리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나는 대통령 취임식 사회자입니다. 누구 하나 이 땅에서 대통령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나요? WBC 응원할 때 오른손 왼손 다 들고 응원하지 않나요?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도저히 상식에 맞지 않다면 할 수 없습니다. 촛불이 아니라 라이타라도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2009년 3월 24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이 땅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왜 저렇게 돌아가셨느냐고 물었을 때 먼 훗날 언제라도 푸른 상록수처럼 대답할 수 있는 여러분들께서 바로 여러분 지금 모여있는 눈빛이, 여러분들의 손짓이, 그리고 여러분들의 이 풍선이 상록수와 같은 역사가 되어서 우리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그날이 오기를 반드시 바랍니다. 그렇게 해 주실거지요?

    화장해라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뜨거운 불이 아니라, 우리 가슴속에서 나오는 마음의 뜨거운 열정으로 그분을 우리 가슴속에 한줌의 재가 아니라, 영원토록 살아있는 열정으로 남기겠습니다.

         - 김제동의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추모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