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 마이 비너스' 제공
    ▲ ⓒ'오 마이 비너스' 제공

     

    지난달 16일부터 방영을 시작해 어제(1일) 9.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보름 만에 동시간대 월화드라마 2위의 순위까지 차지한 ‘오 마이 비너스’가 연일 화제다.

    방영 전부터 배우 소지섭과 신민아가 남녀 주인공으로서 첫 호흡을 맞춘다는 캐스팅 소식 하나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지만, 드라마의 콘셉트는 두 남녀가 다이어트를 코치하는 과정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다룬다고 알려지면서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콘셉트를 따온 것이 아니냐, 외모지상주의를 표방한 것이 아니냐는 날카로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드라마가 전개된 스토리를 봐도 고등학생 때까지 ‘여신 미모’를 뽐내던 주은(신민아 분)이 변호사가 되는 과정에서 공부만 하느라 풍만한 몸매가 된 후 우식(정겨운 분)에게 차이는 실연의 시련을 겪고 우연히 영호(소지섭 분)를 만나며 과거 모습을 쟁취하고 더불어 사랑까지 쟁취하는 쉬운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연출가와 제작사측은 이와 함께 주은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헬스힐링 로맨틱 코미디’라고 타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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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마이 비너스' 제공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신민아가 선보이는 주은은 단순히 변화된 겉모습만을 강조하지 않고 ‘마음의 소리’와 ‘내뱉는 소리’를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거침없이 발산하며 캐릭터에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주은은 1회에서 불륜을 저지른 불륜녀가 변호사 사무실에 찾아와 적반하장 태도를 보이며 돌아가자, 화를 내며 현정(홍윤화 분)에게 “아니 인과응보, 권선징악, 얘네 요즘 뭐하고 있는 거야?”라고 분노를 표출하며 첫 장면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 주은이 수진(유인영 분)과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바라보며 ‘까만색은 날씬해 보이는 색이다. 그러나 날씬해지는 색은 아니다 젠장’이라고 자책하는 마음의 소리로 여성 시청자들의 크나큰 공감을 사며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특히 주은의 말발은 우식과 면대 면으로 이별하는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주은은 이별을 고하는 우식에게 "끝이라는 말도 필요 없을 것 같다. 길고 길었던 우리 인연 여기서 정리하자. 너한테 차이는 꼴이지만 마음은 내가 버리는 거다. 그런데 오래오래 행복하란 소리는 못 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에 우식이 "수진이는 아무 잘못 없다"고 말하자 주은은 "죽여 버릴까 이 새끼? 헤어지는 마당? 그 마당에서 능지처참 당하고 싶지 않으면 좀 닥쳐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분노를 삭히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새삼 그의 연기 인생에서 내지르는 방법을 제대로 터득한 듯한 신민아의 눈에 띄는 연기 변신으로 대다수 시청자들이 놀라움의 반응을 보였다. 겉모습으로 자존감을 잃었던 여자 주인공이 내면의 상처를 거침없이 표출하는 모습으로 흡사 과거 방영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속 삼순이(김선아 분)와 현재까지도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김현숙 분)가 떠오르기도 한다.

    사실 과거 ‘여신 비주얼’만으로 작품의 승부를 봐왔던 신민아가 망가진 겉모습만큼 확연히 달라진 연기력으로 자신의 까칠하고 코믹한 색깔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어 시청자들은 주은에 공감하기 이전에 감탄과 칭찬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심지어 그를 오랜 시간 관찰해 온 팬들은 연기력에 뿌듯하다는 평까지 내릴 정도니 신민아는 ‘오 마이 비너스’를 통해 어떠한 벽을 깨고 한 단계 도약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여기엔 KBS2 단막극 '내가 결혼하는 이유'로 이미 필력을 인정받은 신예 김은지 작가의 '쫀득쫀득한 화법'이 담긴 극본의 역할도 컸을 터. 여기에 신민아는 '찰진 대사 구사력'으로 캐릭터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데에 성공하며 드라마를 흥행시키는 데에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남은 회차까지 ‘오 마이 비너스’ 속 주은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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