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감기관에 시집 강매? 새누리 "경천동지 할 일", 문재인 "더 살펴보겠다"
  • ▲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뉴데일리
    ▲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뉴데일리


    친문(親文·친문재인)세력의 '갑(甲)질 행세'가 논란이다. 로스쿨 자녀 관련 청탁 의혹에 이어 불법적 도서 판매 논란마저 불거졌다. 기득권에 젖은 친문세력의 현주소를 여지 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최근 의원회관 사무실 안에서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자신의 시집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문재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노 의원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산자위 산하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하며 갑질 행세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 의원은 "이미 피감 기관들이 낸 책값을 모두 반환했고, 스스로 당무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만큼 문제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업장이 아닌 의원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것 자체가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가, 노 의원실은 최근까지 카드 단말기를 출판사에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갑질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여신금융업법에 따르면 사업장이 아닌 곳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은 "믿기 어려운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라며 노 의원 등의 사과를 요구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사실관계를 더 살펴보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며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해놓고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했다고는 믿기 어려운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개탄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뉴데일리

    특히 신 대변인은 노 의원이 산자위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더욱이 노 의원은 많은 산하기관을 관장하고 있는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라며 "자신의 시집을 판매할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개인 사무실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했다는 것 자체가 오해받기 충분한 상황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 의원은 우선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며 "사법당국도 현행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지 철저하게 따져 필요하다면 냉철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은 공당으로서 자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를 실시하고, 자당 의원들의 각종 의혹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는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더 처신을 조심해야 한다"며 "사실관계를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관에서 결제한 돈은 꽤 오래전에 돌려드렸다는 건데, 어쨌든 의원들이 도덕성이나 윤리문제에 대해 더 각별하게…"라며 말끝을 흐렸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노 의원의 논란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새민련식 창조경제군요. 국회의원 사무실이 출판 창업 인큐베이터가 되는군요"라며 "의원님이 노사장님 되셨습니다. 당도 의원도 새정련의 추락은 바닥이 안보입니다"라고 꼬집었다. 

    야당 핵심 인사들의 갑질 행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8월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자신의 딸 채용 과정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을 빚었고, 4선 중진인 신기남 의원은 최근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기 위해 로스쿨 원장을 직접 찾아가 압력을 넣었다는 논란을 야기했다.

    이들 모두 대표적인 친문 세력으로 꼽히고 있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 하락은 물론 이에 대한 비노계 의원들의 '문재인 사퇴'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