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민추협, 사회 반목과 갈등 치유 앞장서야"
  • 상도동계 인사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동교동계 인사인 권노갑 민추협 공동이사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상도동계 인사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과 동교동계 인사인 권노갑 민추협 공동이사장이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故) 김영삼 전 대통령 계열의 상도동계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로 구성된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가 통합 송년회를 가졌다. 민추협은 지난 1984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지난 1984년 결성됐지만, 1987년 후보 단일화를 실패하면서 반목을 거듭한 바 있다.

    민추협은 30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의미로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오찬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권노갑 공동이사장과 김덕룡 전 의원, 공동 회장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최고위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고문인 김상현 전 의원 등 전·현직 유력 정치 인사들이 참석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거론하면서 "국가장 기간 동안 존경하는 권노갑 이사장 등 상주 역할을 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과거 두 지도자(김영삼·김대중)를 모시면서 목숨을 걸고 독재와 싸워 민주주의를 이룩하긴 했지만, 너무 과도한 경쟁때문에 우리 사회에 반목과 갈등을 조장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민추협 동지들이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지도자가 가면서 한 분(김대중)은 '지역주의 청산'을 유언으로 남겼고, 또 한 분(김영삼)은 '통합과 화합'을 유언으로 남겼다"며 "(우리가)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노갑 이사장은 "(우리는) 31년 전 김대중·김영삼 대통령을 모시고 온갖 박해와 탄압을 뿌리치며 독재와 맞섰다"며 "두 지도자가 힘을 합쳐 만든 역사적인 단체 민추협은, 독재 권력 하에서 민주화를 향했던 민족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돌아보면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그 업적은 자랑스럽고 영광스런 일"이라며 "이를 토대로 정치·경제·사회·복지·교육·문화·노동·지방자치·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현실은 반목과 갈등이 만연하고 이를 추스릴만한 리더십도 찾기 어렵다"며 "향후 화합과 통합 정신으로 국민이 열망하는 새로운 장을 여는 데 앞장서는 것이 민추협의 마지막 숙제"라고 주장했다.

     

  •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원들이
    ▲ 민주화추진협의회 회원들이 "대한민국 만세, 민추협 만세, 회원 동지 만세"라며 만세 삼창을 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덕룡 이사장도 "민추협이 없었다면 누가 항쟁을 주도할 수 있었겠나"라며 "당시 무척 괴로웠지만 탄압 속에서 두 지도자와 함께 선봉에서 싸운 것이 자랑스럽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1년, 두 분의 유지를 발전시키고 민주화가 후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단법인 민추협을 결성했다"며 "어떻게 해야 그 분들의 뜻을 발전시킬 것인가를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을 추억하며 화합을 다진 이 들은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민추협의 건승을 기념하자"며 "대한민국 만세, 민추협 만세, 회원 동지 만세"라고 만세 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민추협 행사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갈등 관계에 있던 양 계가 손을 맞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정계 원로들의 모임이었음에도 생산적이지는 않았다는 비평도 나오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는 민주화가 성숙한 2015년인데도 아직까지 독재에 대한 투쟁만을 추억하고 있다"며 "일국의 어른들이 모인 자리보다는 친목을 다지는 동호회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보다 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패러다임과 아젠다를 제시했어야 한다"며 "자신의 공만 부각할 뿐,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주지 못하는 선배들은 존경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