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도 '문·안·박 연대'에 회의적…"시끄럽게 할 기회만 준 것"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30일 낮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뉴시스 DB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30일 낮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밝혀 배경이 주목된다. ⓒ뉴시스 DB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30일 낮, SNS를 통해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손혜원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 상황을 고통스러워 하는 제게 의원님 한 분이 위로를 주신다"며 "그럴듯한 이야기 같기는 한데 좀 서글프다"는 글을 남겼다.

    손 위원장에 따르면 해당 의원은 "당 대표나 대통령을 하려면 기본 능력에 보태어 껄렁한 양아치끼가 좀 있어야 한다"며 "조폭들의 세상에서 누가 이기냐"고 반문했다.

    이어 "주먹 쎈놈이 이기는 거다. 여기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30일 낮 페이스북에서 의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30일 낮 페이스북에서 의원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그럴듯한 이야기지만 좀 서글프다"고 했다. ⓒ손혜원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최근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제안하고, 안철수 전 대표가 거절하는 과정에서 계파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새정치연합 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김성곤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때문에 손 위원장은 당초 문안박 연대에 반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손 위원장은 앞서 같은 날 오전 6시에는 "안철수 의원이 반대할 것이 뻔한데 왜 이런 안을 냈는지…"라면서 "결과가 뻔하고 또 한번 시끄럽게 할 기회만 준 제안인데 누가 했는지 참 딱하다"고 일갈했다.

    더불어 "지난 번 재신임을 그대로 넘어간 것이 큰 패착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처음부터 문안박 연대를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0일 아침 페이스북에서도 문안박 연대에 대한 반대의사를 거듭 밝혔다. ⓒ손혜원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 새정치민주연합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처음부터 문안박 연대를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0일 아침 페이스북에서도 문안박 연대에 대한 반대의사를 거듭 밝혔다. ⓒ손혜원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손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친노로 분류되기 때문에 더욱 주목된다. 친노의 패권주의 정치방식에 같은 친노도 손사래를 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손혜원 위원장이 친노로 분류된다는 점은 새정치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지난 8월 5일 SNS를 통해 알 수 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저는 손 위원장은 문빠라고 생각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졸필을 쓰다 과했다. 선의로 보아달라"며 사과한 바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 따르면 손혜원 위원장의 남편은 故김근태 전 장관의 친구이고 본인은 문재인 대표 부인과 중·고등학교 동기 친구라고 했다. 그가 친노이기 때문에 구원투수격으로 새정치연합에 영입됐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같은 날 손 위원장은 "아군이 누군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외롭게 일해야 할 것 같다"는 소회를 SNS에 적기도 했다.

    그가 다시 한번 복잡한 심경을 밝힌 속내에는 실력으로 승부하지 않는 야당의 일처리 방식에 대한 회의감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장은 실제로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는' 외부인사로 통한다. 새정치연합이 당초 야심차게 영입한 그는 '처음처럼', '참이슬' 등 숱한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이름을 알린 브랜드 마케팅계의 큰손이다.

    당 내에 영입된 이후에는 '셀프디스 캠페인'과 현수막, 백보드 등을 직접 디자인 하면서 새정치연합 브랜드 가치 향상에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놨다.

    하지만 처음 아이디어 단계에서 호평을 받았던 '셀프디스' 캠페인의 경우, 의원들이 철저한 자아성찰과 비판 없이 자기 광고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본래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손 위원장의 빛나는 아이디어에 의원들이 적절히 호응해주지 못하면서 빛을 바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이재명 성남시장은 "총선에 나가지 않아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해 '사실상 자기 자랑을 늘어놨다'는 여론의 비판을 받아야 했다.

    보다못한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이 당시 트위터를 통해 "손혜원 위원장님만 홀로 고군분투하는 것 같다"고 적은 적도 있지만, 석달이 지난 지금 당 내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많은 당직자들이 현직 의원들을 도와 당을 되살리는데 공을 쏟고 있지만 정작 당 내 의원이 '조폭정치'를 거론하는 현실에서는 빛을 발할 수밖에 없다"며 "진보 정치를 표방하는 이들에게 무엇이 진보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