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내 다수 의원들 “당내 자유 투표 하자”…투표 시 당수 퇴출 가능성도
  • 제레미 코빈 英노동당 당수가 대쉬(ISIS) 공습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英인디펜던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 제레미 코빈 英노동당 당수가 대쉬(ISIS) 공습에 반대하고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英인디펜던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세계 좌익 진영은 테러조직과 ‘동맹 관계’인 걸까. 영국 정계에서 좌익 근본주의자로 잘 알려진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가 “대쉬(ISIS)에 대한 영국의 공습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 뒤 노동당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英주요 언론들은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에게 사퇴를 요구하거나 ‘대쉬(ISIS)’ 공습 문제를 당내 자유 투표에 부치자는 노동당 의원들의 주장을 전했다.

    英언론에 따르면, 노동당 부당수인 톰 왓슨 의원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당 의원 총회에서 “영국도 시리아에서 대쉬(ISIS) 공습에 참여해야 한다”는 노동당 ‘섀도우 캐비넷(예비 내각)’의 외무장관 힐러리 벤 의원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또한 폴 플린 의원, 프랭크 필드 의원 등 4명의 노동당 의원들은 “노동당이 끔찍한 혼란에 빠졌다”면서 제레미 코빈 당수에게 사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英 ‘더 타임스’는 여기에 더해 “노동당 일부 의원들이 제레미 코빈을 당수에서 끌어 내리는 방법에 대한 법률 자문을 구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영국 언론들이 전하는 노동당 내부 분위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노동당 섀도우 캐비넷 인사 다수는 “제레미 코빈 당수가 대쉬(ISIS) 공습 문제를 당내 자유 투표에 부치지 않으면 사임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고, 제레미 코빈 지지층과 노동당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대쉬(ISIS)에 대한 공습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을 당론으로 펼쳐야 한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또한 ‘대쉬(ISIS)’ 공습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일부 노동당 의원들은 “제레미 코빈 당수가 공습을 지지하는 의원들 명단을 노동당 지지 세력인 ‘모멘텀’에 넘겼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고 한다.

    ‘모멘텀’은 제레미 코빈이 노동당을 장악하는 데 힘을 실어준 좌익 성향의 당원 단체로 알려져 있다. 제레미 코빈 당수는 지난 9월 선거에서 일반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당수가 됐었다.

    영국 내에서도 ‘좌익 아웃사이더’로 알려진 제레미 코빈 노동당 당수의 ‘대쉬(ISIS)’ 공습 반대 주장은 노동당 의원과 지지자들에게는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반적인 영국 국민들의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데이비드 캐머런 英총리는 노동당의 움직임에 따라 이번 주 내에 ‘대쉬(ISIS)’에 대한 공습에 참여하는 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英보수당 측은 “노동당이 당론으로 ‘대쉬(ISIS)’ 공습에 반대하면 안을 가결시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