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8일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이 한국어 초연 이후 3년 만에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이번 '레미레자블' 재연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하나미치(花道)' 무대이다. '하나미치'란 일본에서 가부키 공연을 할 때 쓰이던 연장된 무대 형태로 일반적인 무대 디자인인 프로시니엄 사각형 프레임을 벗어나 좌우측 벽면을 따라 무대장치가 연속되도록 만들었다. 

    2015 '레미제라블'의 하나미치는 사각형 무대의 좌우측으로 무대가 확장됐을 뿐 아니라 상부까지 둘러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정교한 무대로 완성됐다. 일반적인 무대형태는 객석과는 단절되고 분리된 공간으로 구분된다. 또, 사각형 무대 주변으로는 스피커나 조명기구들이 노출돼 보이기 때문에 관객들로 하여금 무대공간과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작품감상 몰입도를 방해할 수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서울 공연은 하나미치 무대를 도입하면서 관객의 시야에는 오로지 무대세트와 배우들의 연기만이 보이도록 해 마치 1800년대의 파리로 시간여행을 떠난 듯한 강력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좌우로 확장된 무대에서 배우의 등·퇴장과 연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관객들은 무대 위 배우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으며 작품에 대한 흡인력과 현장감이 배가 된다. 

    레미제라블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서울공연을 위하여 2012년 초연에는 없었던 하나미치 무대를 영국 현지에서 추가로 제작했다. 최초 아이디어 단계부터 블루스퀘어 공연장만을 위해 디자인됐기 때문에 최적의 환경에서 '레미제라블'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고 밝혔다.

    영국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은 "보통의 뮤지컬은 사각형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레미제라블' 서울 공연에서는 전 세계 최초로 무대 장식의 개념이 아닌 독립된 무대 세트의 개념으로 하나미치를 도입했다. 서울 공연에서는 가장 크고 정교하게 업그레이드 한 하나미치 무대로 디자인되었다"고 설명했다. 

    레미제라블코리아는 올 1월 영국에서 내한한 오리지널 제작진과 함께 배역과의 싱크로율 99%에 가까운 배우들을 뽑기 위해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배우들에게 '레미제라블' 오디션은 쉬운 미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총 3,000여 명에 육박했다. 

    이들에게 7개월간 10차에 걸친 까다롭고 엄격한 오디션이 이어졌고, 세계적인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최종 심사를 통해 정성화, 양준모, 김준현, 김우형, 조정은, 전나영 등의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선발됐다. 

    그리고 이들의 진가는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15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3주간의 공연을 통해 어김없이 발휘됐다. 정성화, 조정은, 김우형, 박지연이 초연의 감동을 계속 이어감과 동시에 검증된 가창력과 물 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며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호평받았다. 

    특히, 양준모는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과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까지 연기한 최고 실력의 뮤지컬 배우로 일본 '레미제라블'(2015)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바 있다. 당시 일본 극단의 소속배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을 통해 일본 뮤지컬에 발탁된 이례적인 케이스로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2012년 겨울 한국어 초연을 시작으로 영화, 연극, 도서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사회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13년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5개 부문 수상,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 등 모든 시상식에서 베스트 작품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았다. 또, 전국적으로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최고의 흥행작으로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레미제라블'의 연출 측면에서는 진정한 앙상블 작품으로 혼자만 돋보이는 주인공은 없다. 장발장이 주요 인물로서 극을 이끌어 가긴 하지만 극이 최대한 진실되게 관객들에게 다가가게 되기까지 매 장면마다 앙상블 배우들의 역할은 어마어마하다. 

    장발장과 자베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배우는 공연 중 어느 시점엔가 다른 역할을 맡아 앙상블에 합류하며 마리우스, 코제트, 에포닌 모두 본인의 캐릭터로 등장하기 전부터 공연 곳곳에 등장한다. 이 또한 관객들이 첫눈에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지만, 분명 그들이 쏟는 노력을 눈 여겨 보는 것이 재연 공연의 마지막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