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광주 3천명 앞에서 신당 당위성 역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중도개혁·민생실용 통합신당의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이 2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통합신당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광주 뿐만 아니라 전남·전북 각지에서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준비한 좌석이 1600석이었으나 일찌감치 만석이 됐고, 1000여 명의 인원이 장내외에 서서 출범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또, 새정치연합 정대철 상임고문과 조경태·유성엽 의원,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과 민주당 김민석 새로운시작위원회 의장 등이 참석했고, 신민당 박준영 창당준비위원장은 축전을 보냈다.

◆통합신당추진위원회 출범식 관련 기사

박주선, 광주 3천명 앞에서 신당 당위성 역설
박주선 신당추진위 출범에 전현직 의원 몰려… 왜?
신당추진위에 축사 유성엽, 당당한 행보에 눈길

이날 통합신당추진위의 공동위원장으로 추대된 박주선 의원은 대회사를 통해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박주선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절호의 기회를 맞아 국민의 기대를 안고서 새누리당을 대체하는 대안 정당으로서 역할을 해야 함에도, 과연 국민은 새정치연합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느냐"며 "잘못과 범죄는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이 짓고 있음에도 회초리와 벌은 새정치연합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아무리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고 새누리당에 희망을 가질 수 없다지만, 이제 새정치연합을 바라보면 더더욱 한심해서 차라리 이 상태가 낫지, 새정치연합에 기대와 꿈을 가질 수 없다는 게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라며 "이래서야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 정권을 2년 후에 교체할 수 있을 것이며, 총선에서 박근혜정권의 실정을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새정치연합을 가리켜 △민주국가에서 민주가 없는 패권정당 △현실성이 없는 수구좌파진보정당 △만년 야당에 만족하는 기득권 정당 △소리와 구호만 요란할 뿐 실천과 행동이 없는 무능 정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불임정당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이 이미 버린 새정치연합을 대신해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통합신당추진위 출범식이 서울이 아닌 '야권의 심장'이자 '새정치연합의 뿌리'라 불리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게 된 의미에 대해서도 내비쳤다.

박주선 의원은 "호남은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是無國家,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충무공 이순신의 말)라는 역사의 평가를 받았던 지역"이라며 "이제 우리 손으로 정권을 바꾸고 적폐를 시정해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호남이 자존심과 긍지를 가지고 지혜와 용기로서 사명과 책무를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역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고 대한민국 역사 발전의 기지로 삼아야 할 새정치연합은 아무런 힘도 없고 혜안도 없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라며 "호남이 똘똘 뭉쳐서 서남해안 시대를 성공적으로 개척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꿔가기 위해서는 신당을 출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권의 신당은 전략적으로 광주·전남·전북에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확실한 뿌리를 내린 그 바탕 위에서 무성한 줄기와 가지를 전국으로 뻗어서 대한민국 국민의 꿈을 실현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며 "야권의 핵심 기반인 이 광주가 새정치연합을 이미 버리고 사망 선고를 내렸기 때문에, 이 지역에 새정치연합을 대신하는 새로운 정당의 뿌리를 굳건히 내리는 전국정당을 만들어서 내냔 총선에 승리하고 대망의 정권 교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신당은 궁극적으로 전국 정당을 지향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일단 뿌리를 굳건히 호남에 내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우선 호남인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필요한 만큼 창당 추진 과정에서부터 광주에서 추진위 출범식을 개최함으로써 지역민에게 자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차근차근 한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일각에서는 호남 민심의 이반이 신당 추진의 원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신당 추진 세력들이 전국 정당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모든 일을 서울에서 진행하는 바람에 자칫 신당에서조차 호남이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어 왔다.

이날 박주선 의원이 주도한 통합신당추진위 출범식은 바로 지역민들의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켜줬기에, 이례적으로 3000여 명이나 되는 인파가 출범식장에 몰려 아낌없는 성원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통합신당추진위 출범식에서 축사를 맡은 새정치연합 정대철 상임고문은 신당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일곱 가지로 정리해 눈길을 끌었다.

정대철 고문은 축사를 통해 신당은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정당 △중도우파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정당 △장년·노년층과도 같이 가는 정당 △당원이 공천하는 정당 △종북 세력과 깨끗이 손을 터는 정당 △보수 언론과도 등지지 않는 정당 △운동권적 강경파와 거리를 두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이런 것들과는 깨끗이 손을 털어야 한다"며 "종편(종합편성채널)에도 나가서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영논리에 빠져서 과도하게 도덕적 우월성을 주장하는 운동권적 사고방식에 매몰돼 있는 사람들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며 "친노(親盧)의 원조는 정대철이지만, 잘못된 친노·운동권적 강경파가 당을 이끌고 가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모양 이 꼴이 됐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바로 이렇게 당을 고쳐야 내년 총선, 후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며 "세 번째 민주 세력이 이 땅에서 집권하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