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이명희, 초반 탈락 이변… 언론노조 '천만다행' 안도의 한숨
  • 당초 EBS 차기 사장이 유력시 되던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초반 탈락하고 '중도 인사'가 EBS의 수장 자리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7일 제64차 전체회의를 열고, 우종범(禹鐘範) 전 대전교통방송 본부장을 신임 EBS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제9조 제2항에 따르면 EBS 사장은 방통위 위원장이 방통위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도록 돼 있다.

    방통위는 오는 30일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우종범 신임 시장의 임기는 2018년 11월 29일까지 3년이다.

    우종범 신임 사장은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 2002년부터 2008년까지 MBC 라디오 부국장, MBC 라디오 본부장, 제주MBC 사장 등을 두루 거친 방송전문가다. 대전교통방송 본부장을 거쳐 현재 88관광개발 감사로 재직 중이다.

    당초 방송가에선 교학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가 '차기 사장 내정자'라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 교수는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함께 '한국사 정상화 운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손꼽힌다.

    따라서 많은 이들은 한국사 국정교과서 도입을 확정지은 정부가 그간 좌경화 된 교과서 비판에 앞장서 온 이 교수를 교육방송의 차기 수장으로 점지해 두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해 왔다.

    그러나 방통위는 지난 25일 총 12명의 지원자 가운데 이명희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인사를 선발해 차기 사장 후보자 면접을 실시했다. 전날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보자 4명을 선정했다. 최악의 후보자가 사장으로 선출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힌 것은 일종의 '훼이크'였던 셈.

    이를 두고 방송가에선 방통위가 EBS 노조와 언론계, 시민사회의 반발을 우려해 '교과서 논란'과 전혀 무관한 '중립 인사'를 차기 사장으로 선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방통위가 총 12명의 EBS 사장 지원자 중 면접 대상 후보자 4명을 결정한 지난 24일, 언론노조 EBS지부와 각종 언론 시민단체들은 방통위 청사 앞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 인물이 사장으로 선임돼선 안된다"며 대놓고 이명희 교수를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방통위 야당 추천 위원들도 이 교수가 EBS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풍문이 떠돌자, "위원직 사퇴를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언론노조 EBS지부는 "청와대 내정설이 돌았던 이명희 교수가 선임되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며 "우종범 신임사장이 외부의 부당한 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EBS를 지켜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