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찰, 군부대 현지 지도 시 불시에 행사일정 바꿔 경호에 빈 틈 자주 생겨
  • 김정은에게 우유를 먹이는 이설주. 최근 김정은이 지방시찰 때마다 돌출행동을 하는 바람에 경호에 빈틈이 생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김정은에게 우유를 먹이는 이설주. 최근 김정은이 지방시찰 때마다 돌출행동을 하는 바람에 경호에 빈틈이 생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김정은이 내키는 대로 지방행사 일정을 바꾸거나 동선(動線)을 바꿔 경호부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연락한 북한 소식통은 “김정은이 군부대 시찰을 가서는 일정에도 없는 곳을 가보자고 불쑥 말하거나 일정에 없던 사람들과 만나겠다고 해서 경호부대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면서 “이런 이야기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 선전매체가 ‘유튜브’에 올린 기록영화를 통해 김정은의 경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을 찾아내 설명하기도 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0월 나선지구 홍수피해 현장복구에 투입된 군인들을 만나는 장면에서 군인 수십 명이 김정은과 사진을 찍기 위해 무질서하게 뛰어다니고, 사진을 찍은 뒤에는 호위하는 병력들이 김정은을 향해 밀려 나오는 군인들을 강제로 통제하는 모습, 경호 책임자로 보이는 장성급 인사가 김정은을 급히 버스에 태우느라 긴장하는 모습 등을 경호 문제로 지적했다.

    미국에 살고 있는 40대 후반의 군인 출신 탈북자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수천 명의 군인들을 풀어놓고 무방비 상태에서 ‘1호 행사(북한 최고 지도자 참석행사)’를 하는 모습은 김정일 시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탈북자는 “김정은이 이제 30대여서 호기심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아 제 멋대로 하고 싶은 게 많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또한 북한 소식통을 인용, 김정은이 밤이 되면 전용차를 직접 몰고 돌아다닌다는 이야기가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밤에는 혼자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는 소문이 평양 운전사들 사이에 퍼져 있다”면서 “올해 초 교통 포고문이 나온 것도 김정은의 물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이 직접 평양 시내를 운전하다 교통체증으로 도로가 막히자 “8.3 운전수(엉터리 운전자들) 때문에 차를 운전할 수 없다”는 불만을 터뜨렸고, 호위총국도 “도로에 차가 많아 최고존엄 호위사업에 어려움이 많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올해 초에 교통포고문을 내놓은 뒤 불법차량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북한 소식통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김정은의 경호 체계에 상당한 ‘빈 틈’이 상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북한 내부의 불만세력이 커질 경우 김정은을 노리는 일도 충분히 생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