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포퓰리즘을 막기 위한 나름의 전쟁선포"
  • ▲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과거 무상급식 전쟁에서 시장직을 걸었던 것에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의 사퇴 이후 전체주의 성향이 강한 당시 박원순 변호사가 시장직을 이어가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보편적 무상급식 바람이 불자 오 전 시장은 사퇴를 각오로 이에 반대했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던 오 전 시장은 보편적 무상 복지를 내세우던 전체주의자들에게 주민 투표를 제안했다. 전체주의자들은 보편적 복지 정책에 반대하던 여론이 우세하자, 투표 거부운동을 벌였다. 투표율은 33.3%에 미치지 못했고 투표함 개봉도 하지 못한 오 전 시장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오세훈 전 시장은 25일 양천구민회관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사퇴 직후 벌어진 정치 현상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한 청중의 '무상급식을 반대한 소신은 변함없는가'라는 질문에 "포퓰리즘과 싸운 건 후회하지 않지만 시장직을 걸었던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원하지 않은 형태로 정치 현장에 흘러간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가치를 두고 싸웠던 무상급식과의 전쟁은 무상급식을 반대한 게 아니라 부자급식을 반대한 것"이라며 "부자들에게 줄 돈이 있다면 또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는 정책에 쓰자는 의미"라고 했다.

    나아가 "당시 무상보육·무상의료 등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였다"며 "(무상급식)에서 봇물을 막지 못 하면 지속 가능하지 않은 복지로 나라 전체가 휩쓸릴 것 같은 위기를 느꼈다"고 전했다. "감당할 수 없는 포퓰리즘을 막기 위한 나 나름의 전쟁선포였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편 오세훈 전 시장은 차기 대권 의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당장은 총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에둘러 전했다.

    그는 "시장직 사퇴 이후 4년 반 정도 여러분의 시야에서 사라졌었다"며 "정치적으로 사망한 상태였는데, 이제 겨우 무덤에서 나와 걷기 연습하는 재활 기간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벌써 마라톤을 완주할 거냐고 질문하시는데, 지금은 재활 운동을 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권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마라톤'이라고 표현한 것은, '길지만 달려갈 길'이라는 뜻으로 보인다"며 "총선을 염두한 지역이 정치적 의미가 큰 종로인 만큼, 승리한다면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