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BBC 월드서비스에 향후 5년 동안 4억 3,500만 달러 투입
  • 英BBC 월드 서비스의 대표적 콘텐츠인 BBC 월드 뉴스 로고. ⓒ英BBC 월드 뉴스 홈페이지 캡쳐
    ▲ 英BBC 월드 서비스의 대표적 콘텐츠인 BBC 월드 뉴스 로고. ⓒ英BBC 월드 뉴스 홈페이지 캡쳐


    영국 정부가 지난 23일(현지시간) 공영방송 BBC의 대북 라디오 방송 등을 신설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BBC 월드서비스’를 통해 북한 등에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모두 4억 3,5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2016년에는 대북 라디오 방송 송출을 준비하는 데 5,100만 달러를 사용하고, 2017년부터 3년 동안은 매년 1억 2,800만 달러를 BBC 월드 서비스에 지원할 것이라고 한다.

    BBC 측은 “이번 예산 지원은 정확하고 편파적이지 않은, 독립적인 뉴스 보도를 통해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옹호하겠다는 BBC의 약속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다.

    BBC 측은 영국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예산으로 대북 라디오 방송 외에도 이디오피아, 에리트리아에 대한 라디오 방송을 신설하고,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TV 방송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영국 정부가 BBC에 이처럼 대규모 예산 지원을 하게 된 이유로 영국 의회의 북한인권증진 요구를 꼽았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수년 동안 영국 의회 일각에서 BBC가 대북방송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고 전했다.

    실제 2014년 영국 의회는 탈북자들을 초청해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전해들은 뒤 BBC 경영진을 불러 “BBC 월드 서비스는 왜 대북 방송을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며, 대북 방송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영국 정부와 BBC 측은 북한 당국과의 마찰, 비용 대비 효용성의 문제 등을 거론하며 난색을 표했으나 영국 의회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라 2015년부터 BBC가 대북 방송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편 국내에 있는 민간 대북방송들은 이 같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국 BBC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라디오 방송을 송출한다면 한국어로 된 콘텐츠가 필요한데, 이를 제대로 공급할 수 있는 곳들은 현재 한국의 대북방송국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영국 BBC가 한국의 민간 대북방송국의 콘텐츠를 구매하기 시작한다면, BBC와 민간 대북방송국 모두에게 상당한 이익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