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하라! 한국 야구... 짱돌·쇠파이프는 가라!
    이렇게 좋은 야구 인프라 갖춘 나라가 있는가?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준결승 한-일전에서 우리 대표팀이 4-3으로 짜릿한 역전승(逆轉勝)을 거뒀다. 역시 스포츠, 특히 야구 경기의 묘미(妙味)는 뭐니 뭐니 해도 한 점차 역전승이다. 작년 봄 불의(不意)의 세월에 이어 지난여름 ‘낙타 고뿔’까지, 그리고 지속되는 팍팍한 살림살이로 인해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렸다. 더구나 요즈음 왜놈들의 얄미운 짓거리에 분통(憤痛)을 삭이고 있던 참이 아니었던가.

  •   우리는 흔히 국제적으로 의미있는 WBC(World Baseball Classic), 올림픽 야구 경기 등 국가대항전에서 ‘야구 선진국(先進國)’이라는 미국과 일본 등에 승리하고 나면, 우리와 그들의 야구 인프라를 비교하곤 한다. 선수들의 연봉(年俸), 경기장 시설, 저변의 야구 인구(人口), 특히 청소년·아마추어 팀들의 숫자와 운영 체계 등등... 이로써 턱 없이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선전(善戰)한 우리 선수들의 대견함은 더욱 부각(浮刻)된다.

      그런데 이 나라의 야구 인프라가 미-일과 비교해 볼 때 과연 수준 이하일까? 결코 아니다. 현재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지난 11월 14일 오후와 야간의 서울 한 복판 광화문 주변 영상(映像)을 한 번쯤 본다면, 이 나라 야구 인프라에 대한 일말의 우려를 곧바로 접게 될 것이다.  

      과거 ‘광우뻥 좃불 시위’를 비롯해서 ‘OO 총궐기 대회’, ‘OOO을 위한 총파업 투쟁’, ‘OOO 철폐 투쟁’ 등등이 사시사철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자유로이 벌어진다. 그리고 거의 매번 짱돌-심지어 화염병까지-을 위시한 던질 것들, 그리고 쇠파이프·죽봉(竹棒)·각목 등 휘두를 수 있는 것들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 목표물도 가지가지다. 이리저리 움직이는 나이 어린 경찰도 있고, 선채로 있는 버스도 많다.


  •   판을 벌리기만 하면 양질의 연습장(練習場), 그리고 아주 잘 준비되고 쓸 만한 운동 장비와 연습 상대... 이 보다 훌륭한 인프라가 어디에 있는가. 자진해서 나오는 대학생·공무원·노동자·신부·목사·중님 등등 동호인(同好人)도 넘쳐난다. 그리고 ‘너의 섬(島)’ 새(鳥)떼들은 빠지지 않는다, 심판과 감독관을 자처하며...
      또한 ‘참(斬)교육’(교육을 베어 죽이다)을 한다는 ‘선생님 노동자’들은 아주 어린 학생까지 연습장에 동원한다. 보면서 배우고, 더러 훈련과 실습도 하라고... 야구의 저변 확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각급 학교에서 돈 들여가며 야구부(野球部)를 육성하지 않아도 될 지경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짱돌과 쇠파이프로 서울 시내 중심가에서 맘껏 던지고 후려치는 연습을 하다가 쫓기게 되면, 가까운 ‘절집’(그것도 큰 절이면 더욱 좋다)에 들어가거나 들여보낸다. 철저한 ‘주전선수’(主戰選手) 보호 체계다. 체력 보강(補强)에 작전 타임은 물론, 다음 시합 출전 기회까지 무조건 보장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야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다른 근심 없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늦었지만 이것마저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내)사람 중심의 서울’에 진력하시면서 호시탐탐(虎視眈眈) ‘북악(北岳) 산장’ 진출을 노리고 계신 재주꾼 시장님께서 서울의 가엾은 청춘(靑春)들에게 ‘청년 수당’을 지급하려고 적극 추진 중이시다. 여기다가 ‘북악(北岳) 산장’ 진출 시험을 위해 재수(再修) 중인 새(鳥)연합 왕초께서도 “청년고용촉진수당 법제화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 시키겠다”고 벼르고 계신다니...
      이 나라 청춘들은 끼니와 용돈 걱정 없이 운동 연습에만 온 힘을 쓸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그러나...

  •   지난 11월 14일 ‘평화적인(?) 운동 연습’을 주도했던 인물들과 세력이 재주꾼 시장님을 포함한 새(鳥)연합과 한 통속이라는 사실이 거의 명백하게 밝혀진 마당이다. 그리고 새(鳥)연합 왕초나 재주꾼 시장님이 ‘북악(北岳) 산장’에 입성(入城)하시면, 야구 동호인들도 전국의 시가지에서 틈만 나면 하던 ‘운동 연습’을 굳이 할 필요가 없어진단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야구 인프라의 축소(縮小)와 연습 열기의 위축(萎縮)으로 이어질 것은 뻔할 뻔자 아닌가.
      이걸 어쩌나... 한국 야구의 미래가 어두워 질 밖에. 그나마 이제 미-일에 야구로는 이길 수가 없게 된다. 하여, 위의 두 분께서는 ‘북악(北岳) 산장’에 진출하셔서는 절대로 안 된다. 한국 야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승리를 향한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 말이다.

      “대한민국의 야구 동호인들이여 단결하라! 절대로 재주꾼 시장님과 재수생 왕초의 ‘북악(北岳) 산장’ 진출을 막아야 한다!”
      일본 야구의 심장(心臟)이라는 도쿄 돔에서 숙적(宿敵)을 물리친 대한민국 야구 국가 대표팀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외쳐대는 외로운 야구 애호가(愛好家)의 절규(絶叫)이다.

      헌데, 정작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과 진정한 야구인들은 아무리 조건·여건이 좋다고 해도 결코 광화문 네거리 같은 데서는 던지기와 후려치기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대한민국 야구계의 대(大) 역설(逆說)이다.

      사설 그만 접고,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승리에 아낌없이 고마움의 큰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파이팅’ 해 줄 것을 기원한다. 그리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 야구여, 영원하라!”

      이번 기회에 그 지루하고 너저분한 ‘아스팔트 야구’의 완전 청산(淸算)과 함께...
    <더   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