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서 영화 속 명대사 발견한 女앵커, '푸틴 발언'으로 오보
  • To forgive the terrorists is up to god, but to send them to him is up to me.

    테러리스트를 용서하는 건 신께 달려 있지만 그들을 신에게 보내는 건 내게 달려 있다.


    최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이 테러조직 '다에쉬(ISIS)'를 향해 이같은 경고를 한 것으로 보도되면서 푸틴의 과거 '어록'이 새삼 재조명 되는 분위기다.

    푸틴은 지난 2010년 러시아 파르크 쿨투리 지하철역에서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가 발생했을 때 "테러리스트들은 곧 박살날 것"이라는 엄포를 놨었다. 이듬해 모스크바의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하자 푸틴은 "그들에게 어떤 사정이 있든지간에 테러를 저지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테러리스트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수차례 강조해 온 것.

    푸틴은 지난달 31일에도 '다에쉬(ISIS)'의 폭탄 테러로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추락한 사실이 확인되자, "테러리스트들이 어디에 있든, 반드시 찾아내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테러리스트에 대한 푸틴의 '분노'는 지난 17일 러시아투데이의 여성 앵커 레미 말로프가 "최근 푸틴 대통령이 다에쉬(ISIS)를 겨냥해 '그들을 신께 보내는 건 내게 달려 있다'는 말을 페이스북에 남겼다"고 밝히면서 정점에 다다른 듯 했다.

    #Putin : to forgive the terrorists is ip to God but to send them to him is up to me #ISIS #Syria #Moscow pic.twitter.com/himTdvnb25C

         - Remi Maalouf(@RemiMaalouf)November17.2015


    그러나 아쉽게도(?) 이 명언은 푸틴의 말이 아니었다. 오리지널 버전은 지난 2004년 개봉한 '맨 온 파이어(Man On Fire)'에서 찾아볼 수 있다.



  • 극 중 열 살 소녀 피타(다코타 패닝 분)가 테러범에 의해 살해당한 것을 알게 된 주인공 크리시(덴젤 워싱턴 분)는 "주님은 죄인을 용서하라고 하셨지 않느냐(In the church, they say to forgive)"는 한 노인의 말에 "용서는 신과 그들 사이의 문제입니다. 그들이 신과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게 바로 제 일(Forgiveness is between them and God. It’s my job to arrange the meeting)"이라고 응수하며 복수를 다짐한다.

    "To forgive the terrorists is up to god, but to send them to him is up to me"라는 말은 누군가 덴젤 워싱턴의 명대사에 '테러리스트'란 단어를 삽입해 퍼뜨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을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겨 담았는데, 우연히 푸틴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문구를 발견한 레미 말로프가 이 발언을 푸틴이 직접 내뱉은 말로 착각하고 트위터에 게재하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튿날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레미 말로프는 "페이스북에서 가져온 문구는 푸틴이 한 발언이 아니었다"며 사과의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This is the danger of social media! I took Putin's quotes from a post on Facebook & it turned out to be false. I apologize.

    소셜 미디어는 정말 위험합니다. 저는 푸틴의 페이스북에서 한 문구를 가져왔는데, 그것은 거짓으로 판명됐습니다. 사과드립니다.


    한편, 전직 CIA 요원의 복수극들 다룬 '맨 온 파이어'에선 이 대사 외에도 주옥 같은 명대사들이 많이 등장한다.

    내가 가장 잘하는 걸 하겠다(I will do what I do best).

    '복수'는 차갑게 식혀서 먹을 때가 최고로 맛있는 요리와 같다(Revenge is a meal best served cold).

    총알은 진실만을 얘기한다(A bullet always tells the tru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