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잔해 조사 결과 TNT 1.5kg 위력 폭발물 터져…현상금 5,000만 달러”
  • ▲ “테러리스트를 용서하느냐 것은 신께 달려있지만, 그들을 신께 보내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객기 관련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러시아 투데이 앵커의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사진은 트윗 멘션과 함께 도는 사진. ⓒ바스툴스포츠닷컴 화면캡쳐
    ▲ “테러리스트를 용서하느냐 것은 신께 달려있지만, 그들을 신께 보내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객기 관련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했다는 말이 러시아 투데이 앵커의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사진은 트윗 멘션과 함께 도는 사진. ⓒ바스툴스포츠닷컴 화면캡쳐


    “테러리스트를 용서하느냐 것은 신께 달려있지만, 그들을 신께 보내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다.”


    러시아 관영 ‘러시아 투데이’의 한 여성 앵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말”이라면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문구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10월 31일 오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공항을 떠난 지 23분 만에 추락한 러시아 ‘코갈림 아비아’ 소속 여객기가 ‘테러’로 인해 공중폭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렉산드로 보르트니코프 FSB 국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추락한 여객기의) 탑승객 소지품, 항공기 잔해 등을 조사한 결과 기내에서 TNT 1.5kg의 폭발력을 가진 사제 폭탄이 터져 추락한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FSB 등 정보기관의 보고를 받은 뒤 “우리의 영혼과 심장에 맺힌 눈물은 영원히 남겠지만, 그 때문에 범인을 응징하는 것을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테러범이 어디에 숨어 있건 그들을 찾을 것이며, 지구 끝까지라도 추적해 응징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후 러시아 군에 장거리 폭격기, 흑해 함대 소속 잠수함 등을 동원해 순항 미사일로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 ‘대쉬(ISIS)’ 본거지 락까를 공격하라는 명령과 정보기관들에게 여객기 테러범을 ‘사냥’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명령 직후 러시아 군은 즉각 시리아 락까 지역의 ‘대쉬(ISIS)’ 관계 시설을 폭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는 또한 코갈림 아비아 여객기 테러범을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에게 5,000만 달러(한화 약 590억 원)의 현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는 美정부가 2001년 9.11테러 직후 ‘알 카에다’의 두목 오사마 빈 라덴에게 내건 현상금 2,5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오사마 빈 라덴의 현상금은 2004년 美의회가 이를 두 배로 높이는 안을 통과시키면서 5,000만 달러가 됐다.

    이 같은 유사한 사례로 보면, 코갈림 아비아 여객기 테러범이 오랫동안 잡히지 않을 경우 현상금은 더욱 올라갈 수도 있다.

    다른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러시아 여객기 추락 직후 영국 정보기관은 테러조직 ‘대쉬(ISIS)’ 조직원들끼리 축하하는 메시지를 입수, 러시아 정부에 전달했다. 미국 정보기관도 ‘대쉬(ISIS)’ 추종세력들이 러시아 여객기를 테러했다는 ‘근거’를 러시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여객기 테러범과 ‘대쉬(ISIS)’ 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 정부는 현상금을 내거는 것과 함께 정보기관에게 ‘테러범 사냥’을 명령했다고 한다. 이는 ‘목표’가 어느 정도 정해졌다는 것과 러시아가 운영하는 ‘해외 암살부대’가 테러조직 ‘대쉬(ISIS)’ 지도부 사냥에 투입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에는 '그룹 A'로 불리는 알파부대와 '그룹 B'로 불리는 빔펠부대가 있다. 사진은 FSB 예하 부대들의 대테러 훈련 장면. ⓒFSB 부대 훈련영상-유튜브 캡쳐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에는 '그룹 A'로 불리는 알파부대와 '그룹 B'로 불리는 빔펠부대가 있다. 사진은 FSB 예하 부대들의 대테러 훈련 장면. ⓒFSB 부대 훈련영상-유튜브 캡쳐


    서방 국가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특수부대 ‘빔펠(Vympel)’ 가운데 최정예 대원들로 ‘해외 암살부대’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는 추측이 많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로는 해외정보기관인 SVR과 국내정보기관인 FSB를 나눠 운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FSB가 국내 정치와 관련해 해외에서도 ‘공작’을 수행하기 때문에 양 기관의 임무가 중첩되는 경우가 있다.

    FSB는 산하에 대테러부대인 ‘알파’와 해외특수작전부대인 ‘빔펠’, 요인 경호를 맡는 특수작전부, 지역별 특수작전부대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빔펠’은 과거 KGB(소비에트연방보안위원회) 소속 특수부대로 악명이 높았던 부대다.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제니스(Zenith) 부대'로 불렸던 '빔펠' 부대원 30명이 당시 '그룸 부대'로 불렸던 '알파' 부대원 24명과 함께 대통령궁에 침투해 요인들을 암살했다.

    '빔펠'은 지금도 18개 분야의 전문 훈련을 받는 것은 물론, 무슬림 테러조직들이 득실거리는 체첸과 코카서스 산맥 일대에 정기적으로 배치돼 복무한다는 소문이 나온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빔펠’이 美CIA의 비밀군사조직인 SAD와 매우 유사한 임무를 맡아 수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코갈림 아비아 여객기 테러범들의 ‘사냥’에 나서고, 프랑스와 미국 정보기관의 도움까지 받는다면, 여객기 테러범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푸틴 대통령이 말했던 대로 “신 앞에 끌려가서 심판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