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 김영춘 일침이 떠오르는 까닭
  • ▲ ⓒ '놈현 관장사' 한겨레 보도 관련, 유시민 전 장관의 반응
    ▲ ⓒ '놈현 관장사' 한겨레 보도 관련, 유시민 전 장관의 반응

     

    격렬한 구애의 손짓이다.

    구(舊) 통진당의 '출범→분열→두둔' 일련의 과정에 깊숙하게 관여한 이들의 아우성이다.

    '싸가지 없는 정치인'의 대명사로 통하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전체주의(Totalitarianism) 추종' 논란에 휩싸인 한겨레가 오랫만에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지난 2010년 6월, 한겨레의 <놈현 관장사> 보도 직후 나온 절독(絶讀) 선언과 화해(和解) 제안은 정치권 내 최고의 '블랙코미디(Black Comedy)'로 꼽힌다.

    "놈현을 처음 지지한 국회의원으로 아주 친했다고들 하는데 정작 놈현스러운 데를 찾기 어렵다." (한겨레)

    "이명박이 가진 폭압성을 폭로하는 데는 놈현이 유효하겠지만 이제 관(棺) 장사는 그만둬야 한다." (한겨레)

    "놀라워라, 한겨레. 민주당과 참여당더러 '놈현' 관장사 그만하라고 한 소설가 서해성의 말을 천정배 의원 대담기사 제목으로 뽑았네요. 분노보다는 슬픔이 앞섭니다. 아무래도 구독을 끊어야할까 봅니다." (유시민)

    "오랜 친구와 절교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입니다. 휴우. 노무현 대통령님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한겨레 편집국장의 정중한 사과를 정중하게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유시민)

    겉으로는 서로를 잡아먹을 듯 비난 수위를 높여도 결국 뗄레야 뗄 수 없는 세력의 고유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케이스다.
     

  • ▲ ⓒ한겨레 인터넷판 캡처
    ▲ ⓒ한겨레 인터넷판 캡처

     

    한겨레는 16일 인터넷판 헤드라인에 <유시민 "짐은 곧 국가라는 '입헌공주제'가 문제">라는 제하의 기사를 배치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 JTBC 토론에서 던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주장을 예쁘게 포장한 내용이었다. 한겨레는 유시민 전 장관이 겸연쩍게 웃고 있는 사진을 시작으로 "북한을 망하게 한 국정교과서를 왜 따라하냐"는 요지의 발언들을 장황하게 나열했다.

    쿵하면 짝이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 하지만 '유시민스럽다'고 해야할지 '한겨레스럽다'고 해야할지 도통 판단이 서질 않는다.

     

    유시민 "짐은 곧 국가라는 '입헌공주제'가 문제" <한겨레>

    "북한이 망한 이유는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해서 다양성이 말살됐기 때문인데, 뭐가 그렇게 좋아서 북한식 국정 교과서를 도입하려고 그래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TV 토론에 나와 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발언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공유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14일 새벽 방송된 JTBC <밤샘토론>에 출연해 "북한이 망한 이유는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해서 온 사회를 그 사상에 따라 조직해 다양성이 말살됐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독재하고 학살도 있었지만,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다양성을 지켜왔다"며 "뭐가 그렇게 좋아서 북한식 국정 교과서를 도입하려고 하느냐"라고 반문을 제기했다.

    유 전 장관은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잡(반대) 사상을 멸균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있더라도 면역체계가 살아 있고, 그 병균을 이겨낼 수 있어야 건강해진다"며 "사회를 유일사상이 지배하는 멸균실로 만들려고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식인들이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유일사상을) 아이들에게 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또 "좌든 우든 생각이 다르면 정정당당하게 겨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식인들이 국가 권력의 품속으로 도망가서 국가 권력을 동원해 자기 사상을 강요하려고 하는 것은 비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상 투쟁이나 가치 투쟁이 아닌 (좌우가) 서로 공존하면서 사상 경쟁이나 가치 경쟁을 해야한다"면서 "교학사 교과서 진입 실패로 인한 좌절감이 크더라도 그 좌절감을 국가 권력을 동원해 다른 역사 교과서를 다 없애버리고 교학사 교과서 하나를 국정 교과서로 만드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은 북한의 전체주의를 흉내내는 졸렬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하략)


     

  • ▲ 지난 2012년 4월11일 총선 출구조사를 보며 기뻐하고 있는 통진당 유시민-이정희 공동대표. ⓒ뉴시스
    ▲ 지난 2012년 4월11일 총선 출구조사를 보며 기뻐하고 있는 통진당 유시민-이정희 공동대표. ⓒ뉴시스

     

    [전체주의] 프레임을 이용한 교묘한 물타기식 발언이다.

    도요타 다이쥬(豊田大中)의 후배이자 친일파 후손들이 대거 포진한 야당이 연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다카키 마사오의 딸"이라고 공세를 퍼붓는 격이다. 어떻게든 '종북(從北) 딱지'를 새누리당에 넘겨보려는 야권의 음흉한 전술과 맞닿는다.

    "장성택 숙청 사형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가 같은 사건"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유시민 전 장관이다. 그의 4차원 정신세계는 이미 유명하다.

    [평양-전체주의] 추종 세력을 적극 두둔하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그러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핵심 사안을 살포시 덮어버렸다. 구(舊) 통진당을 최전선에서 이끌었던 유시민 전 장관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대목이다.

    유시민 전 장관의 말대로 북한은 김씨왕조의 독재 때문에 망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검인정 역사교과서는 그러한 내용은 쏙 빼고, '김일성 찬양'에 몰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마치 북한이 민주적인 정부인 것처럼 기술해 놓았다. 너무나도 분명한 6.25 전쟁의 책임마저도 북한의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북한의 독재를 언급하려면 먼저 검인정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부터 지적해야 했다. 그런데도 무작정 "왜 전체주의를 흉내내려 하느냐"고 목소리만 높인다.

    꼼꼼히 살펴보면 유시민 전 장관의 발언의 상당 부분은 앞뒤가 맞질 않는다.

    다양성? 다양성(多樣性)은 이미 실종된지 오래다. 2013년 교학사 교과서가 나오자 전체주의 추종 세력은 각종 협박, 인신모욕, 거짓 주장을 토대로 한 집단 따돌림을 벌였다. 이후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이 전체주의 추종 세력의 집요한 외압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역사교육 다양화'라는 원래의 취지는 이 때를 기점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프롤레타리아 레볼루션(Proletarian revolution·공산 혁명)'을 꿈꾸는 세력에 의해 역사 교육이 무너졌다.

     

  • ▲ 유시민 부친 친일파 논란.
    ▲ 유시민 부친 친일파 논란.

     

    [평양-전체주의]에 대한 부역질을 부채질하는 것도 모자라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국정교과서를 '친일(親日)'로 매도하고 있다.

    다만 유시민 전 장관은 '친일(親日)' 발언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교학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유시민 전 장관의 부친 유태우는 일제가 세운 전쟁으로 빼앗아 세운 만주국에서 역사 훈도로 재직했다는 '친일(親日)'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역사 훈도는 일본 군국주의 역사를 찬양하는 내용을 가르쳤다. 또한 유시민 전 장관의 백부인 유석우는 일제통치하에서 면장을 지냈다.

    '힘깨나 썼다'는 친일파 후손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유시민 전 장관이다. 그러면서 '친일(親日) 반대'를 외치는 전체주의 추종 세력과 사이좋게 손을 잡고 있으니 아이러니(irony)가 따로 없다. 

    국정교과서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첫 단추도 꿰지 않은 상황에서 '친일(親日)이니, 교학사니' 김칫국부터 들이키는 이들의 목적은 분명해 보인다. '국정운영 발목이나 잡아보자'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이다.

     

    상황에 따라 불리하면 말을 바꿀지도 모른다.

    유시민 전 장관의 또 다른 별명은 '말뒤집기의 달인'이다.

    ▲ 제주해군기지 관련, '그때 그때 달라요'

    "제주는 '평화의 섬'으로 남아야" (2002)

    "해군기지도 하나의 국민 국가가 안전하게 나가는데 필수적인 요소. 오히려 함대급으로 장성이 오는 기지가 돼야" (2007)

    "지금 진행되는 공사는 중단돼야" (2012)

  • ▲ 야권 주요 인사의 제주해군기지 관련 과거 발언. ⓒ조선닷컴
    ▲ 야권 주요 인사의 제주해군기지 관련 과거 발언. ⓒ조선닷컴


     

    ▲ 한-미(韓美) FTA 관련, '그때 그때 달라요'

     

  • ▲ 야권 주요 인사의 한-미 FTA 관련 과거 발언. ⓒ조선닷컴
    ▲ 야권 주요 인사의 한-미 FTA 관련 과거 발언. ⓒ조선닷컴

     

  • ▲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석한 야권 인사들. ⓒ유튜브 영상 캡처
    ▲ 한-미 FTA 반대 집회에 참석한 야권 인사들. ⓒ유튜브 영상 캡처

  • ▲ ⓒ유튜브 영상 캡처
    ▲ ⓒ유튜브 영상 캡처

     


    막말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 가고 호가호위하는 환관정치 될 거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 돼서 잘할 수 있는 건 의전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렇게 돌아하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 직후)

    학생들의 죽음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한 유시민 전 장관의 발언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막말 수준을 넘는 언어 살인"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당시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정치적으로 매몰되면 인성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장관까지 지낸 분이 국민의 생명을 화두로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노인 비하 발언도 남다르다.

    "30~40대에 훌륭한 인격체였을지라도, 20년이 지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 20년 뒤에 나에게 '저 노인네 언제 고려장 보내나'라고 해도 원망하지 않겠다. 개인적 원칙은 60대에 가능한 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고, 65세부터는 절대 가지 않겠다." (2004년 중앙대 강연 中)

     

  • ▲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 ⓒ조선닷컴
    ▲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 ⓒ조선닷컴

     

    그렇다면 1959년생, 올해 57세가 된 유시민 전 장관의 현재 인격체는?

    이쯤되면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그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옳은 소리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는 어디서 배웠을까?"

    김영춘 전 의원의 지적은 유시민의 급소를 찌른 절묘한 한마디였다.

    전혀 변함이 없다. 과거에도 싸가지 없기로 유명했고 지금도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순발력도 여전했다. 다만 논리구조가 다소 빈약해진 모습이 안타깝다.

    [평양-전체주의] 추종 세력의 실체가 분명히 드러났음에도 해당 프레임을 박근혜 정부에 뒤집어 씌우려는 물타기 발언에 상당수 국민들이 인상을 찌푸렸다. 반박 불가, 날카로왔던 예전의 총기가 많이 흐려져 있었다.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됐다기 보다는, 자신이 과거 비하했던 노인 중 한명이 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제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 싶다. '싸가지 없는 말'의 정치가 낳은 결과는 백전백패다. 지금의 국민들은 왜 역사교과서에 대한 국정화가 필요한지, 전체주의 추종 세력이 낳은 극단적 폭력성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전체주의 추종 세력이 인터넷을 지배하던 세상은 끝났다. 어설픈 선전선동으로 국민들을 속일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하지만 평양의 구원 손길만을 기다리는 전체주의 추종 세력은 급변화하고 있는 주변 환경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자기들만의 리그에 열중하고 있다.

    유시민 전 장관이 몸담았던 정당들의 지지율은 여전히 최악이다. 도무지 오를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단순한 어투의 문제가 아니다. 유시민→설훈→정청래, 대물림되는 '친노(親盧)의 싸가지 막말 정치'가 지금 이 시간에도 야당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노인들을 폄하(貶下)하던 이들이 쓸쓸히 뒷방에 앉아 뇌세포 변화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