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29명, 부상자 중태 99명 포함 352명…3개 팀이 6곳 동시다발 테러
  • ▲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현장.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에 걸쳐 일어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현장.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3일 금요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프랑스 파리 일대를 휩쓴 연쇄 테러의 피해자 집계가 나왔다.

    프랑스 정부는 “테러조직 ISIS의 연쇄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현재까지 129명이며, 부상자는 35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99명은 중태이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는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희생자 가운데 외국인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미국인 여대생을 포함, 영국, 스웨덴, 벨기에, 루마니아 등 11개국 2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정부가 파리 연쇄 테러 이후 국경 폐쇄령과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과 동시에 ‘무자비한 보복전쟁’을 천명한 가운데 프랑스 수사 당국은 테러범들의 정체와 테러 당시 상황에 대해 속속 밝혀내고 있다.

    프랑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번 파리 연쇄 테러는 3개 팀으로 나뉜, 최소 7명 이상의 테러조직원들이 바타클랑 극장, 스타 드 프랑스 경기장, 파리 도심에 있는 유대인 빵집과 바 등 6곳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한다.

    이번 테러는 13일 오후 9시 20분경 파리 북부 외곽에 있는 스타 드 프랑스 경기장 입구에서 폭탄조끼가 발견돼 출입을 저지당한 테러범이 자살폭탄을 터뜨리는 것으로 시작, 파리 10구역의 ‘카리용’이라는 바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이어졌고, 곧 바타클랑 극장에서 록밴드 공연을 보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총격이 끝난 14일 오전 0시 20분까지 계속 됐다고 한다. 

  • ▲ 프랑스 '르몽드'지가 제보를 받아 공개한, 바타클랑 극장 총격 당시 후문의 모습.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도망치다 테러범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들이다. ⓒ르몽드 보도화면 캡쳐
    ▲ 프랑스 '르몽드'지가 제보를 받아 공개한, 바타클랑 극장 총격 당시 후문의 모습. 쓰러져 있는 사람들은 도망치다 테러범의 총에 맞아 숨진 사람들이다. ⓒ르몽드 보도화면 캡쳐


    테러범 가운데 스타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살폭탄테러를 가한 용의자만 혼자였으며, 다른 테러범들은 자동소총, 폭탄 등을 소지한 채 렌트카로 이동하면서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스 수사 당국이 밝힌 사실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테러범 2명이 최근 그리스로 입국한 뒤 프랑스로 들어온 ‘자칭 시리아 난민’이었다는 점, 가장 어린 테러범이 15살이었다는 점이다.

    ‘자칭 시리아 난민’이었던 테러범은 그리스로 입국해 난민으로 등록한 뒤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들어왔다고 한다. 동유럽 국가들이 우려하던 “테러조직원이 난민으로 위장해 EU에 입국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프랑스 국적을 가진 29세의 무슬림 남성은 전과 기록이 있으며, 평소 이슬람 근본주의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파리 남부에 거주했었다고 한다. 프랑스 수사 당국은 이 남성의 가족들을 구금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프랑스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 ▲ 지난 9월 헝가리 M1 방송국이 보도한, 시리아 난민 위장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사진. 왼쪽은 시리아 테러조직원, 오른쪽은 독일의 한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M1 방송 측은
    ▲ 지난 9월 헝가리 M1 방송국이 보도한, 시리아 난민 위장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사진. 왼쪽은 시리아 테러조직원, 오른쪽은 독일의 한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M1 방송 측은 "이 같은 사례가 여러 건"이라고 보도했었다. ⓒ헝가리 M1 보도화면 캡쳐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의 공포는 현재 주변국으로도 퍼지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파리 테러 용의자 가운데 3명이 벨기에 국적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벨기에는 파리 연쇄 테러 직후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파리 바타클랑 공연장 주변에 있던 렌트카가 벨기에에서 빌린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뒤 용의자를 추적, 검거했다고 한다.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한 파리 연쇄 테러 용의자가 거쳤던 오스트리아 또한 국경 검문을 강화하고 자국 내 테러 용의자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난민’에 우호적이었던 네델란드 정부 또한 프랑스를 오가는 항공편과 열차 등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도 모든 국제선 항공편과 선박편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바티칸 보호를 위해 700여 명의 병력을 로마에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수사 당국의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시리아 난민의 무제한 수용’을 외쳤던 독일 정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들도 나온다.

    독일도 지난 10월 21일부터 자국으로 들어오는 난민에 대해 ‘더블린 조약’을 적용한다고 밝혔지만, 그 이전까지는 “무차별적인 난민 수용은 그 속에 테러범이 숨어 들어올 가능성을 높인다”는 동유럽 국가들의 우려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돼 ‘묻지마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한 독일 정부 책임론이 EU 집행부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뜻에서 프랑스의 국기 '라 트리콜로레'와 같은 색의 조명을 밝히고 있다. ⓒ英일간 텔레그라프 트위터 캡쳐
    ▲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이후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파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는 뜻에서 프랑스의 국기 '라 트리콜로레'와 같은 색의 조명을 밝히고 있다. ⓒ英일간 텔레그라프 트위터 캡쳐


    한편 전 세계 사람들은 지난 14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의 연쇄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뜻에서 주요 건물에 프랑스 국기와 같은 색깔의 조명을 밝히는 '파리를 위한 조명(Lights up for Paris)'을 실시하고, SNS에 ‘파리를 위해 기도하자(Pray for Paris)’는 해시태그를 붙이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좌익 성향 단체들이 ‘민중 총궐기’를 내세우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불법폭력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정부를 맹비난했다.

    참고로 한국의 좌익 성향 단체들은 이슬란 근본주의에 매우 우호적이다. 좌익 성향 단체 가운데 일부는 지난 9월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도 시리아 난민을 책임져야 한다”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