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은결의 마술을 멋대로 '국정화 풍자 마술'로 해석해 유감""'5시간 분량'을 압축..마리텔 시청자에게 즐거움 주기 위해 편집"

  • 이미 확정 고시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끝까지 반대하는 것을 아젠다로 삼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상적으로 편집된 예능 프로그램을 '정치적'으로 해석, MBC 방송국을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선아 부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지난달 25일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터넷 생방송에서 마술사 이은결이 선보인 '국정교과서 풍자 마술'이 7일, 삭제된 채 방송됐다"며 "생방송 당시 시청률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본방송에선 분량이 거의 편집되는 수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인터넷 생방송에선 방영됐던 이은결의 마술 장면이 정작 MBC 본 방송에선 사라진 점을 지적, "정치권을 의식한 제작진이 고의적으로 삭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

    당시 인터넷 생방송에서 이은결은 영국의 역사학자 케이스 젠킨스가 쓴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라는 책을 들고 마술을 선보였는데, 방송 작가가 임의로 선택한 페이지를 찢으려 하자 "이런 건 함부로 바꾸면 안 된다"며 만류하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방송 시간'이라는 제약에 부딪혀, 지난 7일 전파를 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본 방송에선 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강선아 부대변인은 "이는 자유로운 감성과 표현의 장(場)인 인기 예능 프로그램마저 고사시키는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해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국정교과서 풍자로 이은결의 마술이 편집된 것이라면 이제 정부는 시청자들이 보고 즐기는 예능프로그램도 '국정화'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평이 기사화 되자 MBC는 즉각 반박 입장을 내고, "'아니면 말고 식' 정치공세로 문화방송의 편집·편성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새민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C는 "해당 영상은 이은결씨가 책의 페이지를 알아맞히는 것으로, 보는 사람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장면이었다"며 "유독 '국정교과서 풍자'로만 해석돼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영상"이라고 반박했다.

    MBC는 "해당 영상이 본방송에서 삭제된 것은 상대적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찾고 예능프로그램에 더 부합한 장면을 살려서 편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명료한 판단 때문이었다"며 "5시간 동안의 인터넷 생방송을 녹화해 방송 가능한 분량으로 줄여서 편집해야 하는 제작 절차를 이해하지 못한 부당한 정치적 논평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MBC는 "문화방송은 특정 정파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과 시청자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영방송"이라며 "앞으로 외부의 어떤 부당한 압력이나 위협이 있더라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과 불편부당한 정도(正道)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MBC가 배포한 공식 입장 전문.

    ‘아니면 말고 식’ 정치공세로 문화방송의 편집, 편성권을 침해하지 말라

    새정치민주연합은 어제(11/10) 강선아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터무니없는 논거로 문화방송의 편집, 편성권을 침해했습니다.

    논평은, 지난 달 25일 인터넷 생방송으로 사전 제작된 문화방송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자 이은결 씨의 책을 활용한 마술 장면이 삭제된 채 방송됐다며, 이를 “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근거 없이 비난했습니다.

    또한 “국정교과서 풍자로 이은결의 마술이 편집된 것이라면 이제 정부는 시청자들이 보고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의 ‘국정화’에도 나서야 한다”며 공당(公堂)의 공식 논평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논리적 비약과 ‘아니면 말고 식’의 정치공세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임의대로 편집을 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편집을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이은결 씨의 마술이 담긴 해당 영상은 책의 페이지를 알아맞히는 것으로, 보는 사람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하고 즐길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유독 ‘국정교과서 풍자’로만 해석돼야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영상입니다.

    해당 영상이 본방송에서 삭제된 것은 상대적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찾고 예능프로그램에 더 부합한 장면을 살려서 편집하고자 하는 제작진의 명료한 판단 때문입니다.

    5시간 동안의 인터넷 생방송을 녹화해 방송 가능한 분량으로 줄여서 편집해야 하는 제작 절차를 이해하지 못한 채 비난을 위한 비난, 방송 전문영역의 특수성에 대한 몰이해를 기초한 부당한 정치적 논평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문화방송은 특정 정파의 소유물이 아니라 국민과 시청자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영방송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논평과 같이 터무니없는 정치적 해석으로 손쉽게 편집권과 편성권을 침해해도 되는 방송사가 아닙니다.

    문화방송은 외부의 어떤 부당한 압력이나 위협이 있더라도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과 불편부당한 정도(正道)를 지켜 나갈 것입니다. 그것이 문화방송과 시청자가 함께 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2015. 11. 11(수)
    ㈜문화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