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최근 메시지와 민주당을 비롯한 일부 야당과 좌파진영의 목소리가 매우 흡사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쟁점법안을 'MB악법'이라고 낙인찍고, 이명박 대통령의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똑같다.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는 11일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최근 북한의 반정부 투쟁 선동 내용'이란 자료를 배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요새 우려할 만한 일이 있어 말한다"면서 "북한의 반정부투쟁 선동이 최근 한달 동안 급격하게 늘었고 내용은 이명박 정권을 퇴진시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 ▲ (왼쪽부터)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이 시민들과 함께 10일 저녁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왼쪽부터)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이 시민들과 함께 10일 저녁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범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자료는 지난 4월 30일 부터 6·10항쟁 22주년 범국민대회가 열린 10일까지 북한이 노동신문 등 각종 단체를 통해 쏟은 대남 메시지인데 대부분이 이 대통령 퇴진 요구와 이를 위해 남측 좌파의 강력한 투쟁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제2차 핵실험 전후로 북한의 이런 선전.선동은 더 잦아졌고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이 다가오면서 수위도 높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는 남측 좌파진영의 최근 주장과도 상당부분 상통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배포한 자료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5월 투쟁은 이명박 심판과 퇴진을 위한 본격적인 투쟁의 신호탄임. 5·18 계기로 이명박 퇴진 총공세를 최대 폭발시키고 6월 인민항쟁으로 이어 끊임없이 확대 강화해 나갈 것임"(4월30일 반제민족민주전선 호소문)  

    "남조선 전체노동자들은 굳게 단결하여 이명박 패당을 청산하고 민주화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함"(5월4일 조선직업총동맹 담화)

    "남조선 청년학생들은 4·19와 10월 항쟁, 광주인민봉기, 6월 항쟁의 불씨가 되어 이명박 패당과 끝장을 볼 때까지 더욱 과감한 투쟁을 벌여야 함"(5월5일 청년동맹 담화)

    "남조선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권 타도의 구호를 틀어쥐고 결판을 볼 때까지 하나로 굳게 뭉쳐 항쟁의 불길을 지켜올려야 함"(5월22일 조선직업총동맹 담화)

    "6월 들어 임시국회를 앞두고 악법을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간 정면충돌 양상이 격화되고 있음. MB악법을 저지하는 것은 독재체제의 부활을 막고 남조선 사회의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 됨"(6월3일 노동신문)

    "이명박 패당은 저들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가로 조성된 엄중한 사태에 대처한다는 명분하에 반공화국 전쟁도발을 획책하고 있음. 남조선인민들은 이 땅에 전쟁의 참화를 몰아오는 이명박 패당의 반공화국 대결과 전쟁도발 책동을 단호히 짓부수고, 평화수호를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려나가야 함"(6월6일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 담화)

    "남조선 보수집권세력의 반통일 공세를 짓부시고 북남공동선언을 철저히 고수 이행하는 것은 민족의 가장 중요한 과업임"(6월8일 조선중앙방송)

    "남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정부 투쟁의 초점은 보수당국의 집권을 끝장내기 위한 데로 집중되고 있음. 지금의 모든 사태는 1980년 5월 광주항쟁전야를 연상시키고 있으며, 민심의 분노는 마침내 대중적 항쟁의 불길로 타 번져 역적무리들을 불태워 버리고 말 것임"(6월8일 노동신문)

    "노무현 사망은 자살이 아니라,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에 의한 비렬(비열의 북한말)하고도 추악한 정치테러이며 정치학살임. 남조선 인민들은 이명박 패당에 대한 분노를 전민항쟁의 불길로 세차게 지펴 올려 살인깡패무리들을 단호히 심판해야 함"(6월9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상보)

    "강희남의 죽음은 이명박 역적 패당의 극악무도한 반역정치와 폭압정치가 가져온 정치적 타살임. 남조선 인민들은 강희남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고, 그의 염원대로 이명박 패당의 파쇼통치를 자주·민주·통일을 위한 거족적인 애국위업실현에 결연히 나서야 함"(6월10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담화)

    "오늘 남조선에 조성된 사태는 각계층이 총궐기하여 반역패당을 쓸어버리는 결사항전의 끝장을 볼 때까지 벌려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음. 남조선 인민들은 제2의 6월 항쟁의 거세찬 폭풍으로 민족적 재난을 몰라오는 이명박 패당에게 무자비한 철추를 내려야 함"(6월10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담화)

    1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6·10 범국민대회'에선 이와 비슷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이 시위에 앞장섰고 100여개 좌파 시민단체가 참석했는데 이들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노란 풍선을 흔들었고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 범민련 남측본부 초대의장 노제행렬도 영결식 뒤 서울광장 시위에 합류했는데 조선일보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소형 트럭에 강 목사 대형 영정 사진을 싣고 '우리 민족 련방제 통일 추진'이라 적은 만장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