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지난 9월 “링완청 도피재산 포기, 중국인 불체자 2만 5,000명 송환” 제안도
  • ▲ 시진핑에게 숙청당한 링지화 前공산당 통전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화권 매체 NTD TV 화면캡쳐
    ▲ 시진핑에게 숙청당한 링지화 前공산당 통전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 현재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화권 매체 NTD TV 화면캡쳐


    시진핑이 이끌고 있는 中공산당의 골칫거리 가운데는 ‘중국판 스노든’이라 불리는 ‘링완청’ 문제가 있다.

    ‘링완청’은 후진타오 前공산당 총서기의 최측근인 링지화 前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이다. 링지화는 시진핑 집권 이후 후진타오 측근들이 숙청될 것으로 보고, 수억 달러 대의 비자금을 해외 계좌에 숨기는 한편 시진핑과 그 측근은 물론 中공산당의 각종 비리자료와 기밀을 빼내 링완청에게 준 뒤 미국으로 보냈다.

    링지화는 자신의 예상대로 2014년 12월 체포돼 공산당 당적과 직위를 모두 박탈당했다. 하지만 링완청은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뒤였다.

    이 링완청이 시진핑과 中공산당 관련 기밀 및 비리를 담은 수천여 건의 자료를 미국 정부에 제공했다고 日아사히 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워싱턴 정보소식통’을 인용, “링완청이 2,000개가 넘는 자료를 보관하고 있던 메모리 카드를 미국 정부에 넘겼다”고 전했다.

    아사히 신문은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시진핑의 특사로 미국을 찾은 멍젠주 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링완청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지만, 제이 존슨 美국토안보부(DHS) 장관은 ‘우리도 그의 행방을 모른다’고 답했다”면서 “하지만 미국 정부가 현재 링완청을 보호하고 있다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아사히 신문은 또한 “시진핑이 미중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 9월 24일 美워싱턴의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을 할 때 미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부패관료들의 신병을 넘겨달라고 요구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사히 신문은 “하지만 美정부는 시진핑의 방문 전에 양슈주 前중국 저장성 건설청 부청장의 이복동생 양진쥔을 중국으로 송환하는 등의 모습은 보였지만 링완청과 같이 대중외교에 활용할 수 있는 ‘중요인물’을 넘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사히 신문의 분석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게 아니다. 시진핑과 中공산당은 자신들의 비리와 기밀을 담은 정보가 미국으로 넘어갈까 매우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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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 어떡하지…." 열 받은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의 모습. 링완청이 가진 그의 비리자료가 세상에 나오면, 그는 권력을 잃게될 수도 있다. ⓒ중화권 매체 NTD TV 화면캡쳐


    심지어 지난 9월 21일에는 “中공산당이 과거 미국 정부와의 비밀회의에서 링완청의 송환 조건으로 그가 빼돌린 재산 6억 달러(한화 약 6,700억 원)을 미국 정부 국고에 귀속시키고, 미국 내 불법체류자 2만 5,000명의 송환을 제안했다”는 중화권 매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中공산당이 세계 각국에서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조직적으로 불법체류자를 보내고 있는 정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조건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中공산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8월부터 미국에 몰래 숨어들어와 도피한 中공산당 간부들을 체포해 귀환시키는 ‘여우사냥’ 활동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다.

    링지화 前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은 中관영 매체 신화통신 기자 출신이다. 링완청은 링지화가 현직에 있을 때 다른 부패 관료들과의 ‘연락책’ 역할을 맡았고, 이 과정에서 장쩌민, 후진타오는 물론 시진핑의 관련 비리까지 모두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진핑 관련 비리는 공개될 경우 중화권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자료가 미국 정부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은 미국이 시진핑의 목줄을 쥐게 됐다는 뜻이다.

    때문에 중화권에서는 링완청을 ‘中공산당판 에드워드 스노든’이라고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