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의 조속한 해산 강조… 주승용·유성엽과 '진짜 혁신' 경쟁 예고
  •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인해 내부의 혁신 논쟁이 봉합되거나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14일 교통방송라디오 〈열린아침〉에 출연해 "외부로는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응하면서도 내부로는 혁신의 문제점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대로는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이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봉합하는 방향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표에게 계속 '지금 민심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를 촉구하고 있다"며 "김상곤 혁신위의 월권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여러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는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박지원 전 대표는 혁신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혁신위의 조속한 해산을 종용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정당은 선거를 하기 위해 있는 것이고 선거는 이겨야 된다"며 "혁신위는 총선 승리를 위한 여러 가지 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나를 포함한 중진 의원들에게 '어디로 가라' '어떻게 하라'라고 하는 것은 자기들이 할 일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날 한 혁신위원이 "선출직공직자평가위 시행세칙을 최고위·당무위에서 통과해주지 않으면 우리의 일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을 자신에게 했다는 것을 소개하며 "나는 '당신들은 9월까지 하겠다고 했으면 그대로 (해산)하는 게 좋고, 결정은 최고위와 당무위에서 하는 것'이라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선출직공직자평가위가 구성되지 않는다면 혁신위는 해산될 수 없다'는 뜻을 전달받은 것이지만, 이러한 월권적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이는 주승용 최고위원과도 같은 입장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혁신위 성명이 나온 이튿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가 선출직공직자평가위 구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와중에 혁신위가 당장 세칙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해산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은 유감"이라며 "혁신위는 당을 더 이상 분열과 분란에 빠뜨리지 말고 즉각 해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었다.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지원 전 대표·주승용 최고위원 등은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이 12일 페이스북에서 밝힌대로 '혁신안은 실패'로 규정짓고, 김상곤 혁신위를 해산시킨 뒤 안철수 전 대표가 내세운 '진짜 혁신'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표와 직접 혁신 경쟁을 벌이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박지원 전 대표는 '실패한 혁신안, 실패한 혁신위'에 기대고 있는 문재인 대표를 향해서도 포문을 열었다. 특히 '퇴로가 없다' '큰 결단을 기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임기를 끝낸 혁신위를 '재활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

    박지원 전 대표는 "혁신위의 임기가 끝났으면 문재인 대표가 '당신들은 9월까지 소임을 다 끝마쳤으니 이제부터는 내가 (혁신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며 "갈팡질팡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흔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날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 몇 명이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흔들리니까 또 혁신위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표했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만약 문재인 대표가 그런 식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이제 자기의 퇴로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표도 최대의 혁신인 정권교체를 위해서 문재인 대표에게 바라는 당원들과 민심을 잘 알 것"이라며 "승리를 위해서 문재인 대표의 큰 결단을 기대하고 있다"고,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문재인 대표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재차 우회적으로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