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 미사일로 만든 ‘샤하브-3’ 개량형…이란 의회는 ‘핵합의 의무 불이행’ 법률 통과
  • ▲ 이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형 정밀 장거리 탄도탄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형 미사일은 북한 노동 미사일을 베이스로 만든 '샤하브-3' 미사일의 개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VOD 화면 캡쳐-이란 관영통신 화면
    ▲ 이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신형 정밀 장거리 탄도탄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형 미사일은 북한 노동 미사일을 베이스로 만든 '샤하브-3' 미사일의 개량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VOD 화면 캡쳐-이란 관영통신 화면


    지난 7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은 이란과 핵합의를 이뤄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의 주변국들은 “당신들은 속고 있다”며 반발했지만, 중동 문제를 빨리 수습하려는 미국은 이를 무시했다.

    이란 핵합의를 도출해낸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이란은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무시하고 장거리 탄도탄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

    후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첫 장거리 유도탄 ‘에마드’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세인 데흐칸 이란 국방장관은 “우리나라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실시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외세의 허락을 받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제 이란은 높은 정밀도로 적을 완전히 멸망시킬 수 있는 미사일을 갖게 됐다”고 자랑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이 시험 발사한 장거리 탄도탄 ‘에마드’는 북한 노동미사일을 베이스로 개발된 ‘샤하브-3’ 탄도탄을 개량한 것이라고 한다.

    ‘에마드’의 사정거리는 1,700km, 정밀도를 나타내는 표준공산오차(CEP)는 500m이며 750kg짜리 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핵탄두 운반이 가능하다고 한다.

    외신들은 이란이 ‘에마드’ 미사일을 2016년부터 실전배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이 신형 장거리 탄도탄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 미사일의 사정권에 든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이란 정부에 거세게 항의하며, 미국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이란 핵합의를 통해 이란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서방 국가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던 ‘장담’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미국 내에서조차 이란이 핵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美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을 인용, “이란 핵합의가 미사일 프로그램도 억제하고 있다”면서 “이란은 또한 ‘핵탄두 장착 가능한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도록 규정한 유엔 안보리 이사회 결의안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란 내에서는 미사일 발사 외에도 ‘핵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이란 의회는 미사일 시험 발사 사실을 공표한 날 “미국 등 서방이 합의를 위반하면 이란도 상호 비례대응 차원에서 합의 의무를 이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찬성 139명, 반대 100명의 의견으로 통과시켰다.

    이란 정부는 또한 미국 정부가 석방을 요청한 미국인 기자에 대해서도 ‘간첩’ 혐의를 씌워 징역형을 선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 7월 22일, UAE 일간지 ‘더 내셔널’의 테헤란 특파원인 부인과 함께 이란 당국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美워싱턴포스트의 테헤란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이 이란의 이슬람 혁명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美국무부는 이란 정부에 제이슨 리자이안을 석방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거절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제이슨 리자이안이 언제 재판을 받았고, 어떤 형량을 받았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란 주변국들은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고의로 무시하고, 합의를 지킬 필요가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점, 미국 국적의 기자를 ‘간첩’이라며 구금한 점 등으로 볼 때 미국이 주도한 ‘이란 핵합의’가 언제 무력화될지 모른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