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레어코리아, 美 할리우드 시스템 도입한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 건립키로12일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과 MOU 체결..'콘텐츠문화산업단지' 운영 합의
  • ▲ 셰릴 분 아이작스(Cheryl Boone Isaacs) 미국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   ⓒ 정재훈 기자
    ▲ 셰릴 분 아이작스(Cheryl Boone Isaacs) 미국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 ⓒ 정재훈 기자


    인천 무의도(舞衣島)에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Academy Asia Center)'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콘퍼런스&포럼의 키노트 스피커로 초청 받아 한국을 방문한 셰릴 분 아이작스(Cheryl Boone Isaacs)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2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심용섭 쏠레어코리아(Solaire Korea) 회장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 무의도에 미국 아카데미위원회의 운영 시스템을 도입한 '콘텐츠문화산업단지'를 세우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계에서 '데이비드 심'으로 더 잘 알려진 심용섭 회장은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 런칭을 주도하는 등, 한국 영화산업의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주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블룸베리 리조트의 한국 법인인 쏠레어코리아 대표를 맡아 '무의도 복합리조트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심 회장은 이곳에 '리틀 할리우드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셰릴 분 아이작스 미국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 측에 운영 자문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3년 위원장직에 오른 이후 3차례나 연임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 받고 있는 셰릴 분 아이작스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은 평소 한국 영화계에 높은 관심을 표명해온 '친한파' 인사로 알려져 있다.

    올해 임권택 감독과 배우 최민식·송강호 등이 아카데미 신입 회원으로 선정되는 데에도 일조한 것으로 알려진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은 지리적·문화적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 영화 산업의 '허브'가 될 요소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쏠레어코리아와 손을 잡고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를 운영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한국 영화계의 잠재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이날 양해각서 체결에 앞서 '영화 글로벌 홍보마케팅의 역사와 현재'를 주제로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마스터클래스 강연을 진행한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은 미국 아카데미위원회가 '오스카 시상식'만 개최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이벤트 전시·사업을 통해 영화계의 고른 발전을 거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향후 인천 무의도에 들어설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도 이같은 '미국 아카데미위원회'의 프로그램을 도입해 오스카 각 부문(감독, 각본, 프로듀서, 촬영, 미술, 음악, 특수효과, 컴퓨터그래픽, 의상 등) 수상자들이 직접 강연을 펼치는 전문화된 교육(아카데미 필름스쿨)을 실시하고, 아카데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상설 전시장 등을 마련해 아시아의 '리틀 할리우드'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 ▲ 셰릴 분 아이작스(Cheryl Boone Isaacs) 미국 아카데미위원회 위원장   ⓒ 정재훈 기자



    "영화 '아, 흥남' 논의하다
    셰릴 분과 의기투합"

    한편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과 쏠레어코리아가 한국에 '콘텐츠문화산업단지'를 공동개발·운영하기로 의기투합하게 된 데에는 신미경 맘미디어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시장'이 제작되기 이전부터 '흥남철수작전'을 영화화하기로 계획하고 '아, 흥남(영어제목 : Exodus for Freedom)' 제작을 추진해 온 신미경 대표는 "미국 LA에서 우연히 만난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에게 1950년 12월 흥남에서 10만명의 미군과 10만명의 피란민이 탈출한 역사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흥남철수작전'의 영화화에 미국 영화계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래 전부터 '흥남철수작전'을 영화로 만들겠노라고 다짐하고 제작을 추진해 왔어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우연히 셰릴 분 아이작스 위원장을 만나게 됐고, 그분께 '흥남철수작전'의 역사적 의의를 장시간 설명해 드렸죠. 그랬더니 "이런 뜻깊은 영화가 잘 만들어져 흥행에도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높은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흥남철수작전'을 계기로 친분을 맺은 두 사람은 그 후로 영화 제작 문제 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영화계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를 건립하자는 얘기도 그 와중에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아카데미 위원회가 지난 6월 LA시의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올 여름부터 '아카데미 영화박물관(The Academy Museum)' 공사에 돌입했습니다. 2017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 중인데요. 할리우드의 역사를 기록한 다양한 전시물과 초대형 극장 등이 들어선 복합 문화공간으로 건립될 예정입니다.

    인천 무의도에 추진하는 '아카데미 아시아 센터'에도 이와 같은 콘셉트의 '영화 박물관'을 세울 계획입니다. 한·미 양국에 동시기 기념비적인 문화 예술 박물관이 들어서게 되는 거죠.


    신 대표는 "쏠레어코리아에서 우선적으로 2천5백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태인데, 사업 규모는 점점 커질 전망"이라며 "대표 스스로 인천 무의도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예술 복합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만큼, 개발 정도에 따라 무의도가 아시아 영화 산업의 '메카'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