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앙카라 역 광장에서 2건의 폭탄 테러…정부 vs. 친쿠르드 단체, 서로 의심
  • ▲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한 터키 앙카라역 광장. 군경이 상황을 수습한 뒤 모습이다. ⓒ美CNN 보도화면 캡쳐
    ▲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한 터키 앙카라역 광장. 군경이 상황을 수습한 뒤 모습이다. ⓒ美CNN 보도화면 캡쳐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발생한 2건의 자살 폭탄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당초 알려진 80여 명보다 늘어난 95명이라고 터키 정부가 밝혔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터키 정부를 인용,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이전에 발표한 86명보다 는 95명이며, 부상자는 245명”이라고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48명은 중태라고 한다.

    터키 의사회는 테러 희생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소 97명이 사망했으며, 화상을 입은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는 터키 노조연맹, 쿠르드족의 인민민주당 지지자 등이 터키 정부의 쿠르드족 반군 단체(쿠르드 노동자당, PKK)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시위에 앞서 발생했다.

    당시 터키 노조연맹, 쿠르드 지지 단체 회원들은 시위를 위해 터키 앙카라 열차역 앞 광장에 모이고 있었다고 한다.

    터키의 반정부 세력과 쿠르드 지지 단체 회원들은 지난 7월 20일 수니파 테러조직 ISIS 조직원이 벌인 자폭 테러로 민간인 33명이 사망한 뒤 터키 정부가 군 병력을 동원해 동부 지역에서 PKK 등 쿠르드족 단체를 공격하는 데 반대해 왔다.

    때문에 터키 반정부 세력과 쿠르드 지지 단체는 이번 자살폭탄 테러가 수니파 근본주의자들이 장악한 터키 정부의 소행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반면 터키 정부는 이번 자살폭탄 테러가 테러조직 ISIS나 쿠르드 반군(PKK), 좌익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등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번 자살폭탄 테러가 터키 정부와 쿠르드 반군, 수니파 무슬림 간의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이간질을 위해 저지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국제 사회는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터키 앙카라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를 비난하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버락 오바마 美대통령은 “미국은 테러리즘과 싸우는 터키 국민과 연대할 것”이라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고, 터키의 ‘테러와의 전쟁’에 지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