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주 끌어내리기' 앞장선 민언련은 어떤 단체?

    방문진 이사장 사상검증하며 해임몰이 선동하는 민언련,
    법원이 “종북 소리 들을만 했다” 판결 내린 단체

    박주연 /미디어워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에 대해 ‘역색깔론’을 앞세워 야권이 총공격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에 주도적인 단체 가운데 하나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이하 미방위)의 국정감사에서 고 이사장 해임을 적극 주장한 최민희 의원이 이 단체 사무총장 출신이고, 방문진 이완기 이사가 민언련 상임대표이다. 민언련은 6일 고 이사장을 “하루빨리 끌어내려야 한다”며 공식 비난 성명을 냈다.
      
      “고영주 하루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 민언련, 새민련 최민희 의원을 배출한 단체
     

  •    최 의원은 미방위 국감에서 직무와 무관한 고 이사장 개인의 이념적 발언을 끄집어내고 유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부르짖던 최 의원이 정작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사상검증을 시도하며 사실상 언론사 압박에 나선 셈이었다.
     
      최 의원은 지난 달 10일 미방위 국감에서 “고영주 현 방문진 이사장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을 할 때 어떤 신분이었는지 아나, 방문진 감사였다”며 “고영주 이사장은 MBC를 위해, 공영방송을 위해 즉시 직을 그만두는 게 좋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 48.6%가 지지한 후보가 공산주의자라고 하면,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를 지지한 건가”라고 비약하며 고 이사장을 비판했다.
     
      10월 2일 방문진 국감에서 최 의원은 “고 이사장이 동영상을 통해 '공산주의자이다'라고 발언한 게 확인됐음에도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말바꾸기와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고 이사장이 방문진 이사장인 것은 여야에도, 방송 전체에도 좋지 못한 일”이라고 재차 고 이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6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도 고 이사장이 김기춘 전 실장을 만나 방문진 이사장이 된 게 아니냐고 몰아세우며 “(고 이사장이) 민중민주주의자는 변형된 공산주의자라고 했는데 노 전 대통령도 결국 변형된 공산주의자라는 얘기냐”, “김대중 대통령도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하나” 등의 사상검증 발언을 이어갔다.
     
      민언련 상임대표 이완기 방문진 이사,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주도
     
       민언련 상임대표인 이완기 이사는 다른 야당 추천 이사 2인과 함께 8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참석해 고 이사장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등의 발언에 해명을 요구했고, 답변을 듣지 못하자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 이사 등은 기자들과 만나 고 이사장이 “‘사법부의 좌경화’ ‘국사학자의 90%가 친북좌경’ 등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을 제기해 우리 사회를 분열의 늪으로 빠지게 했다”며 “한국 사회를 소모지향적인 파쟁의 격랑 속으로 몰아넣고 공영방송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고 있는 고 이사장을 시급히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6일 공식 논평을 내어, 국감에서 고영주 이사장이 충격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박근혜 정권이 고 이사장을 앞세워 매카시즘 광풍을 불러오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과거 불법구금과 고문으로 무고한 학생, 교사, 회사원을 간첩으로 조작했던 부림 사건의 수사 검사가 이제는 공영방송 이사장을 맡아 온 사회를 난도질 하고 있다. 하루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고 비난했다. 마치 고 이사장이 부림사건 수사 당시 고문 등 불법을 주도한 인물인 것처럼 왜곡 된 주장을 펼친 것이다.
     
      민언련 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옛 통진당과 새민련 연대를 주도한 인물

     
  •    민언련은 좌파진영 대표적인 언론시민단체로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민군 철수 등의 주장을 하는 등 친북성향이 강한 단체다. 민언련의 공동대표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한미FTA 반대,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을 주도했고, 옛 통진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야권연대를 위한 원탁회의에 참여했다.
     
      박 공동대표가 언급한 바 있는 <4·11총선 국민승리를 위한 범야권공동정책 합의문>은 2012년 3월 당시 민주통합당(현 새민련)과 통진당이 야권연대에 합의하며 작성한 것으로, 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한미FTA 폐기 ▲제주해군기지 백지화 ▲국보법 폐지가 핵심이며 ▲1% 슈퍼부자 增稅 ▲반값등록금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 ▲순환출자 금지 등 反기업·反시장적 포퓰리즘 정책들과 원자력발전 재검토 및 무상의료·보육·급식 등 사회주의 정책들을 합의했다.
     
      특히 “6·15, 10·4선언 등 남북 정상간 합의 존중” 및 “상호체제 인정” 등 북한의 수령 독재 3代세습 인정도 못 박았다. 이는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에는 해롭고 北정권과 종북세력에게는 이로운 내용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원, 민언련에 “종북 소리 들을만한 했다” 판결

     
       민언련은 정치·이념적으로 강한 진영논리로 미디어 비판을 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3년엔 종편 채널A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올인코리아 조영환 대표는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 5인방’으로 한국진보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우리법연구회, 통합진보당과 함께 민언련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방송에서 조 대표는 민언련에 대해 “언론계에서 강정구와 송도율을 비판하는 언론을 비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언론을 공격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선동한다”며 “우리나라 안보를 해치는 일련의 선동을 줄기차게 해왔기 때문에 종북세력의 선동 세력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 대표는 또한 “종북좌익 단체들은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연방제통일론이라는 일관된 사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민언련을 상징하는 사람이 최민희라고, 지금 민주당 국회의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민언련은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명예훼손임을 인정하면서도 “종북세력의 개념 자체를 종북 성향의 어떤 핵심 인사들이 움직이는 단체, 세력이라는 전제 하에서 발언을 한 것으로 민언련의 활동들을 비춰볼 때 그렇게 표현할만한 것은 인정된다”고 조 대표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언론의 자유 범주 안에 있어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저각(阻却)된다는 법원의 판결이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