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구제 못하면서 1조원 들였다니 기막혀… 유엔이 北 인권 관심 가져야"
  • ▲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사진)이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의 군중시위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석현 부의장의 모습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사진)이 1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 열병식에 동원된 주민들의 군중시위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8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이석현 부의장의 모습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석현 국회부의장(경기 안양동안갑)이 북한 김정은의 이른바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보고 일침을 가했다.

    이석현 부의장은 10일 오후 북한군의 열병식과 주민 10만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산되는 군중시위(매스게임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도중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를 지켜본 소회를 밝혔다.

    그는 "바짝 마른 백성들을 10만 명이나 동원해 억지 환호를 지르게 하는 근저에는 공포에 숨어 있으리라"며 "정말 지구상에 하나 남은 별종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오전에 내린 비 때문에 이날 오후 3시부터 평양에서 열린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은 북한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의 열병식에 이어 군중시위로 마무리됐다.

    광장을 가득 채운 북한 주민들은 열병식이 진행되는 도중 끊임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머리 위에 들고 흔드는 색색깔의 꽃술을 통해 인공기 문양을 만들어내거나 '경축 70' '선군정치' '백전백승' '조국수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의 구호를 집단으로 연출해내야만 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열병식을 위해 북한 당국이 벌인 각종 건설사업, 전시용 무기 준비, 주민 동원, 행사 도구 마련, 내빈 초청 비용 등을 합하면 1~2조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석현 부의장은 북한의 경제와 식량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10만여 명의 군중을 무리하게 동원해 사전에 장기간 연습을 시키고, 열병식 당일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끊임없이 환호성을 지르게 하는 것을 보고, '3대 세습 1인 독재'의 별종 권력 체제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에 트윗을 통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비판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 당국이 배고픈 사람들의 가난 구제도 못하면서 열병식에 1조 원을 쏟아부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북한 당국의) 인권 유린에 유엔이 관심을 더욱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야도 공식 논평을 통해 북한의 열병식 행사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용남 원내대변인은 "북한이 70주년 행사에 주민 전원이 29개월 간 먹을 옥수수를 살 수 있는 비용을 투입했다고 한다"며 "정권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허례허식 탓에 주민의 등골만 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이제 북한은 더는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며 "경제를 개방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