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불분명한 핵배낭 부대 가장 앞에 내세워…최초 공개한 무기 탄도 미사일 1종 뿐
  •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YTN 생중계 캡쳐
    ▲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열병식을 생중계했다. ⓒYTN 생중계 캡쳐


    무려 14억 달러를 들여 사상 최대 규모로 연다던 북한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 속담을 입증하는 행사였을까.

    10일 북한이 생중계한 열병식 영상에서는 북한이 자랑하는 ‘엄청난 신형 무기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잠수함 발사 탄도탄(SLBM)도, 신형 대륙간 탄도탄(ICBM)도, 소형 핵무기도 나오지 않았다. KN-08 탄도탄을 개량한 것으로 보이는 미사일 정도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열병식은 평양에 내린 비 때문에 5시간 이상 지연됐다. 북한 측은 해외 사절단과 외신 기자들을 가둬둔 채로 기다리도록 했다.

    열병식은 우여곡절 끝에 오후 3시 무렵부터 시작됐다. 김정은은 25분 동안 연단을 붙잡고 연설을 했다. 자신감은 좀 붙은 것 같았지만, 카리스마가 엿보인다거나 대중들을 흡인하는 매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정은은 25분의 연설 동안 “인민이 최우선” “인민들 덕분에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았다”는 등의 ‘애민 정신’을 강조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들을 주민은 없어 보인다.

     

  • 열병식에 등장한 자폭 무인기. ⓒ채널A 생중계 캡쳐
    ▲ 열병식에 등장한 자폭 무인기. ⓒ채널A 생중계 캡쳐


    김정은의 연설 이후 열병식이 시작됐다. 과거 빨치산 시절의 부대들을 시작으로 핵배낭을 맨 부대가 도보 행진을 시작했고, 이어 정찰총국 소속 특수부대들이 나왔다.

    각종 무기는 열병식이 시작된 지 30여 분이 지나서야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기들은 이미 세상에 다 공개된, ‘구식 무기’들 뿐이었다.

    107mm 방사포, 122mm 방사포, 152mm 자주포, 175mm 곡산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은 그 성능까지도 이미 세상에 공개된 것들이었다. 이어 등장한 주체 100포나 BTR-80A 경장갑차 등도 마찬가지였다.

    열병식이 시작된 지 거의 한 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난 미사일들도 마찬가지였다. SA-3 지대공 미사일이나 SA-5 지대공 미사일은 수십 년 전에 개발된 구식 무기들이다. 북한이 “패트리어트 미사일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KN-06 지대공 미사일은 1970년대 후반 소련이 만든 S-300SP 지대공 미사일의 개량형 수준이다.

    그나마 중거리 탄도탄(IRBM)에 속하는 노동 1호나 무수단 미사일 정도가 눈길을 끌 뿐이었다. 마지막에 등장한 KN-08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보이는 탄도탄, 그리고 미사일에 앞서 하늘색과 구름으로 위장 도색을 한 자폭 UAV 정도만이 주의 깊게 볼 만 했다.

  • 열병식에 등장한 무수단 미사일. 중거리 탄도탄(IRBM)으로 분류된다. ⓒ채널A 생중계 캡쳐
    ▲ 열병식에 등장한 무수단 미사일. 중거리 탄도탄(IRBM)으로 분류된다. ⓒ채널A 생중계 캡쳐


    이날 열병식에는 2만여 명의 병력과 10만여 명의 주민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볼거리’는 중국이나 러시아는 물론 일본 자위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 수준의 행사와 부대 행사에 14억 달러라는 거액을 쏟아 부었다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수준이 얼마나 미개한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14억 달러는 북한 주민들 모두를 2년 6개월 동안 먹여 살릴 수 있는 옥수수를 국제시장에서 살 수 있는 돈이다.

    한편 이날 ‘사상 최대의 열병식’에 온 해외 사절단은 류윈산 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외에는 쿠바, 베트남, 캄보디아의 공산당 대표 정도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현재 여당이 공산당이 아닌 탓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