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10월 4일 <한반도 평화통일지도자 러시아(연해주)연수> 차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였다. 블라디보스톡은 연해주의 주도이며 러시아에서 23번째로 큰 도시이다. 인구 63만명. 대한민국의 2대 도시 부산과 매우 유사해보였다. 여기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대륙횡단열차가 출발한다. 길이는 9280km. [사진 = 림일 작가]
    ▲ 지난 10월 4일 <한반도 평화통일지도자 러시아(연해주)연수> 차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였다. 블라디보스톡은 연해주의 주도이며 러시아에서 23번째로 큰 도시이다. 인구 63만명. 대한민국의 2대 도시 부산과 매우 유사해보였다. 여기서 모스크바까지 가는 시베리아 대륙횡단열차가 출발한다. 길이는 9280km. [사진 = 림일 작가]

    김정은 위원장! 저는 10월 4일부터 <한반도 평화통일지도자 러시아연수>차 이곳 연해주(한국의 도에 해당) 블라디보스토크(주청 소재지 : 인구 63만 항구도시)에 와 있습니다. 연해주는 공화국과 두만강을 사이에 둔 지역으로 중국의 동북지방 만큼이나 한인(고려인, 조선인)들이 많은 곳입니다.

    과거 러시아의 버려진 동쪽지역 연해주에서 1864년 13가구로 시작한 조선인들은 1937년 공산주의자들의 탄압에 의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강제 추방되었지요. 근 20만 명의 강제이주자들 중에 3만 명 가까이가 굶거나 얼어 죽었답니다.

    연해주의 들꽃으로 오로지 살아남겠다는 강박한 신념으로 파란만장한 시련의 길을 헤쳐 온 고려인의 후손이었기에 구한말 이후 지속적으로 전개된 항일투쟁의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그 연해주의 불꽃들은 광복의 주춧돌이 되었지요.

    1990년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고려인강제이주를 공식사과 하였습니다. 이후 고려인들은 다시 삶의 보금자리인 연해주로 돌아왔고 현재는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이 이 지역에 진출하여 있답니다.

    김정은 위원장! 혹시 이건 아는지요? 이곳 블라디보스토크에 달리는 시내 및 관광버스 90%가 예전 남한에서 만들어진 ‘DAWOO’이고 그 안에 탄 시민들의 손에 든 휴대폰 10대 중 7대가 ‘SAMSUNG’ 제품입니다. 제가 묵었던 호텔의 엘리베이터에 ‘HYUNDAI’ 브랜드가 있었고 객실의 TV가 ‘LG’ 랍니다.

    이런 남한의 기업이름은 블라디보스토크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고 러시아 사람들은 평양보다는 서울을 더 친근하고 활기차게 느끼고 있음을 알았지요. 그래서 1년에도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러시아로 관광을 오고 있습니다.

    참! 제가 너무 무거운 말만 했는가요? 20여 년 전 제가 평양에 있을 때만도 그렇게 돈 벌려 나가고 싶어 했던 러시아 연해주에 대한 소감이 특별해서입니다. 그리고 현재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한 긍지감도 들었기 때문이죠.

    김 위원장! 아마도 이런 일은 모를 걸요. 당에서 선별하여 외화벌이 하라고 외국에 파견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며 일하는지 말입니다. 다른 나라는 말고 공화국과 영토를 같이 한 이곳 러시아 연해주 지방의 상황만이라도 말이죠.

    연해주 지방에 공화국의 쟁쟁한 건설근로자들이 무려 1만 여명이 나와 있습니다. 하루 세끼 밥에 멀건 소금국과 염장무로 식사를 하며 15시간의 고된 노동을 하지요. 그들은 월급의 10%정도 받으며 나머지 90%는 노동당에 들어갑니다.

    1만 명의 근로자 중 대략 20~30%의 사람들이 회사의 승인을 받고 여기저기를 떠돌며 자유로운 일을 하는데 이들은 한 달에 무조건 1000달러는 노동당에 상납하면서 고향의 부모형제들을 위해 안 먹고 안 쓰고 돈을 벌고 있지요. 그들은 러시아 사람들로부터 ‘불쌍한 사람들’ 이라는 동정과 조소를 받고 있답니다.

    글쎄 이런 소리 무슨 남의 나라 이야기 같이 들리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인민들이 해외에서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은 아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015년 10월 8일 -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