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성추행 가해자로 몰린 최씨 "술취해 기억 안난다" 혐의 부인
  • ▲ 개그우먼 이경실   ⓒ 뉴시스
    ▲ 개그우먼 이경실 ⓒ 뉴시스


    자신의 승용차 뒷자리에서 선배의 아내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한 남성의 이야기가 각 매체 '연예면'을 장식하고 있어 화제다. 이 남성의 아내가 바로 유명 개그우먼 이경실이기 때문.

    인기 방송인에서 방송기자로 변신한 TV조선 조정린 기자의 단독보도로 더욱 화제를 모은 이 사건은 가해자로 지목된 최명호(58)씨가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면서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일단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기선)는 최씨의 혐의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당시 최씨의 차를 운전한 운전기사 B씨의 증언을 확보했고, 피해자 C씨의 몸에 일부 상처가 남아 있기 때문에 혐의를 입증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최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9월 25일)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경·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최씨는 사건 당일 술에 만취해 C씨에게 '몹쓸 짓'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아내인 이경실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소인이 과장되게 말하는 부분이 있어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가릴 예정"이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

    평소 절친한 관계로 지내왔다는 최명호-이경실 부부와 C씨 측이 하루 아침에 서로를 비방, 고소하는 사이가 된 것은 지난 8월 18일 오후, 지인들과 가진 술 자리가 발단이 됐다.

    최씨와 C씨의 남편은 평소 호형호제하며 가깝게 지내는 사이로, 이날 술 자리도 허물없이 지내는 지인끼리 식사 겸 반주를 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기도 분당 모처에 모인 멤버들은 최씨를 포함해 총 6명이었다. 그런데 한창 술 기운이 오를 무렵, C씨 부부가 말다툼을 벌였고, 아내에게 뺨을 맞은 남편이 집으로 먼저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차를 가져온 최씨가 C씨를 집까지 바래다주기로 하고, 운전기사가 있는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술자리를 가진 장소에서 C씨의 자택은 불과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만큼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게다가 최씨는 남편의 오랜 지인이고, 운전기사까지 대동한 상황이라, C씨는 안심을 하고 최씨의 차에 올라탔다.

    그런데 뒷자리에 앉은 순간부터 최씨가 돌변하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 살짝 잠이 든 C씨의 상의를 벗기고 속옷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더듬는 추행을 저지른 것. 순간 잠이 깬 C씨는 차에서 내리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완력으로 제압하는 최씨를 이겨낼 수는 없었다.

    C씨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최씨는 자신의 운전기사 B씨에게 인근 호텔로 갈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B씨는 이 얘기를 못들은 척, 태연스럽게 C씨의 자택 앞에 차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차가 멈추자 C씨는 곧장 자신의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조정린 기자가 취재한 보도 내역을 보면. 당시 C씨가 차량에서 뛰쳐나오는 모습을 본 목격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갑자기 누가 (차에서)후다닥 후다닥 나와요. 성급하게 막 뛰어가더라고요 급하게 막 쫓겨서 간다..


    C씨는 이튿날 최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경찰로부터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지난달 25일 최씨를 불구속 기소, 재판에 회부했다.

  • ▲ 당시 최씨가 C씨에게 보낸 사과 문자.  ⓒ TV조선 캡처
    ▲ 당시 최씨가 C씨에게 보낸 사과 문자. ⓒ TV조선 캡처



    한편 해당 사건이 화제선상에 오르면서, 강제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최씨의 신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당초 조정린 기자가 사건 당사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 언론 보도에는 A씨, B씨 같은 '이니셜'만 언급돼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피의자 남성의 성(姓)이 최씨라고 밝혀지면서 해당 남성이 '이경실의 남편'이라는 소문만 암암리에 퍼졌다.

    공교롭게도 50대 후반의, 최씨 성을 가진 남성을 남편으로 맞이한 유명 개그우먼은 이경실이 유일했던 것. 앞뒤 정황상, 이경실이 아닌 다른 개그우먼이 연루됐을 확률은 극히 희박했다.

    이에 따라 8일 오전부터 각종 게시판에는 이경실의 '실명'을 거론한 다양한 루머들이 떠돌기 시작했다.

    논란이 계속 확산되자, 결국 이경실은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남편이 연루된 사건이 맞다"며 사건의 전모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이경실의 소속사 코엔스타즈는 "이야기가 너무 한쪽의 입장만 편파적으로 보도되는 것 같아 피해를 감수하면서 공식 입장을 전하게 됐다"면서 "보도된 내용과는 달리 이경실의 남편은 고소인에게 성추행을 인정한 사실이 없으며 진위 여부는 재판을 통해 가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공식 입장 전문

    우선 불미스런 일로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너무 한쪽의 입장만 편파적으로 보도되는 것 같아 피해를 감수하면서 공식 입장을 전하게 됐습니다. 기사를 통해 접하신 유명 개그우먼 남편의 성추행 건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5년 8월 18일, 이경실씨의 남편 최명호씨는 고소자인 A(39)씨와 A씨의 남편(61) 및 지인 6명과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새벽 3시경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헤어지게 된 최명호씨는 자신의 차(기사 동승)로 또 다른 지인 부부와 A씨를 바래다주게 됩니다.

    여기서 몇몇 보도내용과 달리 최명호씨가 A씨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당시 A씨가 A씨 남편과 다툼 끝에 뺨을 때렸고, 화가 난 A씨 남편이 먼저 택시를 타고 떠나자 다른 지인부부 남편이 건너와 A씨를 최명호씨 차에 태운 것입니다.

    분당 쪽에 지인 부부를 내려주고 강남에 있는 A씨의 자택까지는 불과 1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술을 마시면 잠이 드는 최명호씨는 다음날 A씨가 보낸 항의 문자에 차안에서의 기억이 없는 상태라 “혹시 실수를 했으면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 문자를 보내게 됩니다.

    A씨와 A씨 남편은 이 사과 문자 내용을 결정적 증거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명호씨는 A씨 남편과 오랜 파트너였고, 10년간의 관계를 이런 이유로 저버릴 수 없었기에 형수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로 사과한 것이지 성추행을 인정하거나, 그것에 대해 사과한 것은 아닙니다.

    평소 최명호씨와 A씨 남편은 10년 넘게 사업 자금을 대 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고, 최근 5월에도 돈을 빌려줬을 정도로 물심양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후, A씨는 이경실씨의 딸에게 전화해 “홈쇼핑 화장품건으로 연락을 하고 싶으니 이경실씨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 하고 아버지와 통화하시라는 딸의 말에 “아빠의 연락처를 모른다”며 이경실씨의 연락을 유도해 대책을 세워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A씨는 ‘최명호씨가 마카오에서 도박을 했다’ 등의 거짓 내용으로 가정불화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고소자 A씨는 “억울하다”, “방송에 전화 걸거야” 등의 이야기만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물증이 없고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가 최명호씨의 운전기사라 객관성에 대해 정확히 입증 받을 수 있을 진 모르지만, 이경실씨는 동석했던 지인들의 증언을 신뢰하고 있으며 남편에 대한 믿음 또한 확고하기에 재판을 통해 잘잘못을 가리고자 합니다.

    또한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최명호씨 차량의 블랙박스는 본인이 경찰조사에 들고 갔지만,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전체 내용이 지워져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내용만 지워진 것이 아님을 알려드리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최명호씨 측이 더욱 애통해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들은 절대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리며 추측성 기사들을 자제해주시길 머리 숙여 부탁드리며, 해당 사건이 정리되는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실은 지난 2007년 1월 23일 9살 연상의 최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2년 전 이경실의 지인이 주최한 저녁 식사 자리에 최씨가 합석한 것을 계기로 이성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혼례를 올리고 '두 번째'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이경실과 마찬가지로 이혼한 전력이 있는 최씨는 슬하에 두 자녀가 있는데, 모두 전처가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경실 일가족은 수아-보승 남매를 포함해 총 4식구인 셈.

    당초 최씨는 건축 시행 관련 사업을 하는 인물로 전해졌었다. 이경실 측이 당시 공개한 자료에도 최씨는 건축 관련 사업가로만 소개돼 있었다. 그러나 최씨의 본업은 건축 분야가 아닌, '유흥업소 사업'이라는 게 최씨를 잘 아닌 지인들의 전언이다.

    전북 김제 출신인 최씨는 웨이터 생활부터 시작해 술집을 차리고 사업을 번창시켜온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주 사업체는 서울 선릉 부근에 위치한 단란주점. 현재 최씨는 서울 개포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철거 부문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