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요구 따르겠다"던 박원순 하루만에 "아들 출석 안해"...의혹 증폭될 듯
  •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 박원순 서울시장. ⓒ뉴데일리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 "박 시장이 국정감사에서 허위의 증언을 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국정감사에서 "법정의 요구대로 당연히 따르겠다"고 주장했던 박 시장이 하루 만에 "(주신씨가) 법정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말을 바꾼 것은 관련법에 따라 '허위의 진술'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박원순 시장은 지난 6일 열린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법원이 아들에 대해 증인으로 출석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법정에서 요구하는 대로 그거는 당연히 저희들이 따라서 해야죠"라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여당 의원들은 이 발언을 '법원의 요구에 따라 아들을 법정에 세우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각종 언론사들도 박주신씨가 법정에 출석할 것 같다며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박 시장은 7일 서울시의 설명자료를 통해,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주신씨가) 출석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노근 의원은 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국정감사장에서 박원순 시장이 '법정의 요구대로 당연히 따라야지요"라고 분명히 말했고, 관련 발언도 다 녹취돼 있다"면서 "법정의 요구는 '증인 출석'이었다. 박 시장이 이에 따르겠다는 것은 '박주신 증인 출석 요구에 따르겠다'는 것인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출석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당시 제가 '법원에서 기일까지 정하고 증인 출석을 통보했으면 나가는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박 시장은 처음에는 변명하더니 '당연히 따라야지요'라고 말해서 제가 '그러면 됐다'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이 법정 요구에 따르겠다는 말을 안 했다면 관련 의혹을 계속 추궁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박원순 시장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국감장에서 앞뒤 다른 말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 ▲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뉴데일리


    이노근 의원은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렇게 말해놓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말을 바꾸며 스리슬쩍 넘어가려고 할 수가 있느냐"면서 "국정감사 증언 감정 법률에 위반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 대한 절차를 규정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 법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이상 10년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제14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노근 의원은 "박 시장은 국감 시작에 앞서 증인 선서도 했다"며 "증인인 박 시장이 국회에서 허위 위증을 했다는 큰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말을 바꾼 것 자체가 공인으로서의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박 시장의 말바꾸기 행태로 인해 관련 의혹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내다봤다.

    위증 논란에 대한 박 시장 고발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에 대한 위증은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야당이 동의 안 해줄 경우 위증에 대한 고발조치를 어떻게 처리할 지는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의혹 제기 질의에 대해 "대한민국 공인기관이 검증 판단한 사안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된다. 사법부가 판단하는 문제를 묻는 것이 어떻게 국가 도전이냐"고 이 의원은 반박했다.

    이노근 의원은 이어 "대한민국 국민이 관련 소송을 신청하면 국가에 대한 도전인가. 재판이라는 게 1심 2심, 3심도 있고 새로운 증거 나오면 이의신청도 하고, 새로운 재판이 진행되는 것인데, 그러면 이게 다 국가에 대한 도전이란 말이냐"며 "아주 궁색하고 황당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노근 의원은 아울러 "저는 국감장에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단정을 하거나 예단을 한 적도 없고, 법정에 나가라고 한 적도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박 시장이 스스로 법정의 요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면 그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 공인으로서 당연한 처사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주장이 맞다고 하더라도 일부 국민들이 의학적 근거 등을 제시하면 이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해명하는 것이 공인의 숙명적 책임이다"며 "법 앞에 모든 사람은 평등해야 한다. 일반 서민이나 고위층이라고 하더라도 증인 출석요구가 있으면 법정에 나가는 게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박 시장은 왜 이렇게 (아들) 증인 출석을 거부하며 의혹을 키우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 시장이 "사실관계가 명확하고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주신씨가)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법정에서 증인 소환요청까지 한 마당에 가타부타 말로만 할 게 아니라 법정에서 따지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아가 "이회창 총재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거세게 제기하며 괴롭혔던 박시장이 똑같은 역사의 반복을 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이회창 총리 아들도 검증했고, 이완구 전 총리도 검증했다. 의혹에 싸인 공인들이 그냥 넘어간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을 향해 "이것(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역사속으로 덮어버리기에는 이미 세간의 관심이 증폭됐고 국민적 정치적 관심이 너무나 두텁다"며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문제이니 만큼 스리슬쩍 넘어가려하지 말고, 본인이 명쾌하게 해명하고 자유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