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Dream 장학금'‥"매달 10만 원씩 모아 장학금 전해"
  • ▲ 8일 오전 해군 군수사령부 정보통신전대를 방문해 '희망 Dream 장학금’을 전달한 신상호 씨(왼쪽 두번째)가 신지한 소령(왼쪽), 노진섭 상병(오른쪽 두번째), 손익재 정보통신전대장(오른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군
    ▲ 8일 오전 해군 군수사령부 정보통신전대를 방문해 '희망 Dream 장학금’을 전달한 신상호 씨(왼쪽 두번째)가 신지한 소령(왼쪽), 노진섭 상병(오른쪽 두번째), 손익재 정보통신전대장(오른쪽)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해군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다면 평생의 소원이었던 교사의 꿈을 이루기 어려웠을 것이다"

    해군 출신 초등학교 교사가 후배 수병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어 화제다. 충남 서천 장항초등학교 교사 신상호 씨(34)가 그 주인공이다.

    해군은 8일, 신상호 씨가 자신이 근무했던 진해 해군군수사령부 예하 정보통신전대를 방문해 노진섭 상병에게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군 정보통신전대는 2002년 신 씨가 근무하며 교사의 꿈을 다시 품게 만든 원동력을 만들어 준 곳이다.

    신 씨의 장학금 전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 씨는 지난 해 초에도 집안 형편이 어려운 정보통신전대 병사에게 장학금 100만 원을 전달했다.

    30대 중반 교사로 월급이 그렇게 많지 않은 신 씨가 후배 장병들에게 장학금을 주게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신 씨는 2001년 교대 진학에 실패한 뒤 3개월 간 전문대를 다니다 해상병 462기로 해군에 입대했다. 신 씨의 해군 입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사실상 교사의 꿈을 접은 선택이다.

    초계함 통신병으로 근무한 신 씨는 2002년 초 정보통신전대로 소속을 옮긴 뒤 직속상관으로 만난 신지한 소령(당시 중위)의 도움으로 교사의 꿈을 다시 품게 됐다.

     

  • ▲ 신상호 씨(왼쪽)가 노진섭 상병(오른쪽)에게 '희망 Dream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 신상호 씨(왼쪽)가 노진섭 상병(오른쪽)에게 '희망 Dream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신 소령은 신 씨가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친형처럼 격려하고 세심하게 배려했고,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한 故 문규석 원사 또한 가정형편이 어려운 신 씨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줬다. 문규석 원사는 2010년 천안함 피격에 희생된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이다.

    여러 간부들과 부대원들의 격려로 신 씨는 2002년 말 청주교대에 합격해, 교사의 꿈을 이루는 듯 했지만 어머니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집안 경제가 기울며 입함금과 등록금을 마련할 길이 없어 신 씨의 꿈은 또다시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신 씨의 딱한 소식이 전해지자 정보통신전대 간부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신 씨에게 170만원을 전달했고, 신 씨는 전우들의 도움으로 2003년 3월 청주교대에 입학해 2008년 교사가 됐다.

    전우들의 은혜로 꿈을 이룬 신 씨는 자신이 받은 도움을 후배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고, 2012년 말 대출받은 학자금을 모두 갚은 뒤 매달 10만 원씩 모아 2회에 걸쳐 장학금 200만 원을 후배들에게 전달했다.

    신 씨의 장학금 전달로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통신전대 간부들의 선행이 알려졌고, 해군은 신 씨의 장학금을 '희망 Dream 장학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대로 초청했다.

    신 씨는 "해군에 입대하지 않았고 부대 간부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평생의 꿈이었던 교사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희망의 씨앗을 심어준 전우들처럼, 적은 금액이지만 장학금을 통해 가정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신 씨는 부대 간부들을 통해 후원 받은 170만 원을 모두 갚았지만, 후배들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희망 Dream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