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 진상규명조사위 구성” 촉구
  • ▲ 7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애국단체 회원들이 상복을 입고,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7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애국단체 회원들이 상복을 입고,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애국단체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7번째 상복(喪服)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애국단체 회원들은 2012년 2월 ‘박주신씨 공개신검’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밝히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주 병원 앞에서 상복 집회를 열고 있는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병역비리 앞잡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고, 양심고백을 통한 명예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에 참석한 애국단체 회원들은 윤도흠 세브란스 병원장이 의사로서의 책임을 지고, 병원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윤도흠 원장은 2012년 2월 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 당시 총괄책임자에 해당하는 검증주치의로서, 피검자인 박주신씨를 직접 문진했으며, 검사가 끝난 뒤 당일 촬영한 MRI 사진과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MRI 피사체가 동일인이라는 결과를 기자들 앞에서 발표했다.

    당시 공개신검은 피검자 본인여부 확인을 위한 마커도 부착하지 않은 채 진행됐으며, 서울시 공무원과 병원 직원의 통제 속에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 2012년 2월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 현장 모습. ⓒ 서울시 제공
    ▲ 2012년 2월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박주신씨 공개신검 현장 모습. ⓒ 서울시 제공

    윤도흠 원장은 지난 7월 21일 열린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영상의학(사진)과 실제 환자는 차이가 있다. 디스크 환자도 시간이 지나면 염증반응과 디스크 압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진찰소견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도흠 원장은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로부터,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용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 판독을 요구받고, 당혹스런 표정을 짓기도 했다.

    당시 윤도흠 원장은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비자발급용 엑스레이를 살펴보고, 두 엑스레이에서 볼 수 있는 극상돌기의 배열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인정했다.

    엄마부대봉사단을 비롯한 애국단체 회원들은, 박원순 시장과 그 아들 주신씨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준 2012년 2월 공개신검의 책임자가 윤도흠 원장이란 점을 지적하면서, 윤 원장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편집자 주]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의 핵심 증거, 
    의문의 엑스레이 속 피사체는 누구?


    2011년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지금까지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는 모두 3개가 있다.

    이 가운데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생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12월 9일)는, 박주신씨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신체를 촬영한, 이른바 ‘대리신검자 엑스레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 ▲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반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한 공판을 통해 새롭게 밝혀진, 박주신씨의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8월 30일, 이하 공군 엑스레이)와, 주신씨가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4년 7월 31일, 이하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는 각각 박주신씨 본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 박주신씨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 공군훈련소 입소 당시 촬영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 박주신씨가 지난해 7월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 박주신씨가 지난해 7월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 뉴데일리DB

    이들 세 개의 엑스레이는 모두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 엑스레이에 대한 판독결과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없는 유의미한 차이점이 발견된다면, 이는 박주신씨의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의혹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은 영상의학 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주장해 온 시민들은, 위에서 언급한 세 개의 엑스레이에 대한 비교 판독 결과, 이들 엑스레이를 같은 사람의 것으로 볼 수 없는 차이점을 발견하고 이를 재판부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석회화’와 ‘극상돌기’

    ‘석회화’란 나이가 들어 뼈에 발생하는 퇴행성 증상의 하나로 질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으며, X-Ra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박주신의 자생병원 X-Ray(왼쪽)과 공군 X-Ray(오른쪽). 자생병원의 엑스레이에서는 오른쪽 제1늑골부위에 '석회화'현상이 보이지만 공군엑스레이에선 보이지 않는다. ⓒ 뉴데일리DB
    ▲ ▲박주신의 자생병원 X-Ray(왼쪽)과 공군 X-Ray(오른쪽). 자생병원의 엑스레이에서는 오른쪽 제1늑골부위에 '석회화'현상이 보이지만 공군엑스레이에선 보이지 않는다. ⓒ 뉴데일리DB

    박주신씨의 자생병원 X-Ray를 보면, 오른쪽 제1 늑골부위에 ‘석회화’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주신씨가 공군 입대 당시 찍은 X-Ray에는 이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차이에 대해 양승오 박사의 변호인인 차기환 변호사 등은 "각각의 X-Ray를 찍은 사람이 동일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극상돌기’의 경우에도 차이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변호인 측은 “공군에서 찍은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서는 피사체의 제 1흉추 극상돌기가 오른쪽으로 휘어있지만, 자생병원에서 찍은 영상에서는 정방향으로 나온다”며, “박주신씨가 공군에 입대해 찍은 엑스레이와 세브란스 공개신검에서 나타난 피사체의 의학적 차이가 명확해 동일인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흔히 등을 만지면, 가운데 뾰족하게 솟아난 부분이 바로 ‘극상돌기’다.

    흉추를 비롯해 모든 척추에 존재하며, 흉추에 외상이나 수술, 질병 등이 없었던 근접한 기간 동안 촬영된 엑스레이에서 극상돌기의 형태가 명확하게 다를 경우, 다른 개체라고 판단할 의학적 근거가 된다.


  •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2012년 2월 이른바 공개신검을 진행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책임을 묻는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돼, 2012년 2월 이른바 공개신검을 진행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책임을 묻는 문구가 인쇄된 현수막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애국단체 회원들은 병원 앞 집회를 마무리한 뒤, 손 팻말을 들고 신촌 지하철역까지 거리행진을 벌여, 지나가던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옥순 대표는 거리행진을 통해 “우리 엄마들은 정치나 권력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세브란스병원에서 박주신씨의 MRI가 바꿔치기 됐다고 믿고 있다”며, “뛰어난 실력을 가진 전문가 집단에서도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가 서로 다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시민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주옥순 대표는 “사회지도층이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질서와 법률이 바르게 흘러갈 수 있다”면서, “윤도흠 원장은 병원의 명예를 더 이상 추락시키지 말고 현명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거리행진을 지켜본 시민들은 대체적으로 애국단체 회원들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와 회원들이 신촌 거리를 행진하면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와 회원들이 신촌 거리를 행진하면서,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60대 여성 이 모씨는 “박원순씨는 처음 서울시장 선거에 나올 때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 누구는 목숨을 걸고 군대를 가는데 특권층이라고 해서 군대를 가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집회를 보면서 박수를 치기도 했던 50대 남성 김 모씨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아들의 병역비리에 관여 했다면 사회지도층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인근 상가 관리책임자라고 밝힌 40대 여성 조 모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병역의 의무를 지고 있는데, 권력층이라고 해서 병역면탈을 했다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시장이 병역비리에 관여하지 않았으리라 믿지만, 의혹이 있다면 진상규명을 통해 진실된 정보가 국민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며, "박 시장이 떳떳하다면 다시 공개신검을 통해 결백을 밝히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박원순 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은 2012년 2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공개신검을 계기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영상의학전문의인 양승오 박사(동남권원자력의학원 암센터 핵의학과 주임과장)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이 공개신검 직후부터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양승오 박사 등 시민 7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낙선 목적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으며, 검찰은 2012년 2월 공개신검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의 진술 등을 토대로 피고소인들을 불구속기소했다.

    양승오 박사 등은 박주신씨 명의의 MRI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골수신호강도와, 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사진 속 극상돌기-석회화 현상의 차이점 등을 근거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양승오 박사 재판은 지난해 12월 제1회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모두 11차례 열렸다. 다음 7차 공판은 이달 2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31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