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민의 군대’ 장수는 언제까지 그럴 건가

    그 질문에 그 답... “5·16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 덕 기 / 자유기고가

      =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가 5일 인사청문회에서
     “5·16에 대해서는 역사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합참의장이 될 사람으로서 5·16 군사정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요구에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거기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합참의장이 될 사람으로서의 입장을 밝히라고 하자
    이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에 대해선 명확한 소신이 있다”고만 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정말 실망스럽다. 무슨 눈치를 보는 것이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2001년 충남대 행정대학원 석사논문에서
     ‘21세기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한국의 민군관계 발전방향’ 논문에서
     5·16을 ‘군사혁명’이라고 언급했었다.
    =<2015년 10월 5일 조선닷컴>

  •   정말 실망스럽다는 말 밖에는...
     ‘번번이’ 라는 단어는 이런 때 쓰라고 만든 부사(副詞)인가 보다.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5·16의 성격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은
    언제부터인지 단골 메뉴가 되었다. 그러면 하나 같이 “군사혁명” 또는 “군사쿠데타” 라는
    확실한 대답을 회피한 채 어물어물해 왔다.
    물론 “군사쿠데타”를 기정사실화(旣定事實化)하면서 다그친 것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궁민(窮民)의 군대’를 사랑하는 궁민(窮民)들은 무인(武人), 그것도 그 군대의 최고 수뇌부는 좀 다를 줄 알았다. 현재 별을 넷씩이나 어깨에 얹은 장수(將帥)라서 꼭 “5·16은 군사혁명이다!”라고 대답하라는 건 아니다. “역사적 판단” 운운은 결국 정치적 기회주의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이 분도 이름처럼 순진(純眞)하지는 않으신 모양이다. 

      작금 ‘궁민(窮民)의 군대’를 둘러싼 이런저런 말썽과 불신(不信)들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별을 어깨에 얹은 이들 일부의 정치적 기회주의라면 지나친 말일까?

      비겁한 장수(將帥) 밑에는 나약하거나 하극상(下剋上)을 일삼는 병졸(兵卒)과 부하(部下)들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東西古今)의 공통된 진리이다. 

      적(敵)과 당당히 맞서야 하는 군대의 장수(將帥)가 기회주의에 빠져있다면, 국가 안보가 정치적 고려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 결과는 너무도 뻔하다. 

      단지 현재 인사청문을 당하고(?) 있는 대상자 뿐 아니라, ‘궁민(窮民)의 군대’ 수뇌부와 장수(將帥)들 모두에게 다시 한 번 대오각성(大悟覺醒)과 성찰을 그저 바랄 뿐이다. 궁민(窮民)들은 ‘촉구’할 힘도 의욕도 잊은 지 오래다.  

  •   “친애하는 애국 동포 여러분! 은인자중(隱忍自重)하던 군부(軍部)는 드디어 금조(今朝) 미명(微明)을 기해 일제히 행동을 개시하여 국가의 행정·입법·사법의 3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이어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하였습니다. 군부가 궐기한 것은 부패하고 무능한 현 정권의 기성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다고 단정하고 백척간두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5시30분 KBS 라디오 방송 중에서』

     앞에서 언급했듯이 “5·16 군사정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다그침은 “군사쿠데타라고 인정하라!”는 윽박지름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 집 강아지도 안다. 지금 ‘궁민(窮民)의 군대’가 그 시절과 같다고 믿는 궁민(窮民)들이 있단 말인가?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하는 분의 저의(底意)는 무엇일까? 몇몇 것들을 추측하거나 어림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현 국군통수권자의 아버지 되시는 분을 폄하(貶下)하기 위한 노림수이다. 한 마디로 “군사쿠데타의 수괴(首魁)”라고... 그리해서 현 국군통수권자를 간접적으로 헐뜯기 위한 것일 게다. 새(鳥)연합의 왕초와 그 언저리 세력은 원래 그래왔다. 군 인사권자가 임명한 장수(將帥)로 하여금 그의 애비를 욕하게 만든다? 밉디 미운 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통쾌한 일이 아닌가. 

      또한 대한민국 중흥(中興)의 역사를 부정(否定)하려는 꼼수도 섞여 있지 않을까?
    ‘군사쿠데타’로 인하여 시작된 중흥(中興)은 원인 무효라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심오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너의도 새(鳥)떼들, 특히 19대 국개(國개)에 대한 궁민(窮民)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혹시 이참에 ‘궁민(窮民)의 군대’가 그날처럼 어느 날 미명(微明)을 기해 일제히 행동한다면... 궁민(窮民)들이 박수를 치고 적극 환영하지 않을까 바짝 겁을 먹을 만도 하다. 하여 이런 일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깊은 뜻’(?)도 있을 것 같다. 그간 자신들이 저질러 온 분탕(焚蕩)질에 대한 ‘제 발 저린 도둑’의 처절한 자기 고백(告白)쯤으로 받아드려도 될런지...

  •  그건 그렇다 치고, 궁민(窮民)들은 커다란 의문을 지을 수가 없다.
    지난 2월 새(鳥)연합 왕초가 되고서 ‘군사쿠데타 수괴(首魁)’의 묘역을 참배(參拜)하셨던 분이 지금에 와서는 “5·16이 군사쿠데타임을 인정하라!”고 다그치실까? 그 때는 “참배를 둘러싸고 갈등하는 것은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갈등을 끝내고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참배를 결심했다.” 이런 아주 참한 말씀을 하셨는데...  

      이유는 분명 둘 중에 하나다. 본심을 숨기고 궁민(窮民)을 속여 인기(人氣) 또는 궁극적으로 표(票)나 좀 얻어 보겠다는 계산 뻔한 술수였거나, 아니면 그 때 그 때 필요한 건망증(健忘症)의 결과이거나... 

      이렇기 때문에 그 분의 주군(主君)께서도 1948년 8월 15일 건국된 대한민국의 역정(歷程)을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고 강조하셨나 보다. 

     누군가가 말했다. “개개인의 뻔뻔함을 은폐시켜주는 것이 민주주의다.” 

      필자가 한 마디 덧붙인다. “민주주의를 하는데 소신(所信)은 결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더   끼>

       # 이 글 쓰기를 마치자 마자, “국회 국방위,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라는 속보가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