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전대는 현실성 낮다고 판단, 조기 선대위 통한 수습 방안 제시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6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심경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6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심경의 변화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심경의 변화가 읽힌다며, 선거대책위원회 체제의 조기 가동 등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6일 SBS라디오 〈전망대〉에 출연해 "문재인 대표가 대안(代案)이 무엇이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문재인 대표가 당을 위해, 또 본인의 대권 가도를 위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감을 잡았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30일 권노갑·김원기·임채정 상임고문과 오찬 회동을 했다. '셀프 재신임'으로 자신의 거취 문제는 일단락됐다고 보고,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이 자리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가 재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노갑 고문은 지난 추석 명절 동안 광주·전남 지역의 시·도의원들과 두루 접촉했고, 그 결과 문재인 대표를 향한 호남 민심이 임계점을 넘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 때까지만 해도 당의 지원 유세에 나섰던 권노갑 고문은 지인들에게 "호남 민심이 4·29 (재보선) 때와는 하늘과 땅 차이더라"고 혀를 내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권노갑 고문은 이처럼 호남 민심이 심각하다는 우려를 전하며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권유했고, 이에 문재인 대표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같은 상황을 가리켜 "권노갑 고문이 추석에 3~4일 광주에 계셨는데 민심이 아주 어렵다며 어떤 (사퇴) 이야기를 한 것 같다"며 "문재인 대표가 과거와 달리 대안을 물은 것은 어떤 (거취에 대한 심경) 변화가 있지 않은가 하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지원 전 대표는 늘 그렇듯이 딱 잘라서 일도양단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거취에 대한 심경 변화가 대표에서 사퇴할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지원 전 대표는 "딱히 사퇴라고 못을 박는 것은 앞으로 발전된 당의 모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표는 대통령 후보를 목표로 해서 대통령에 당선되는 길로 가야 한다"며 "지금 현재처럼 당이 어려울 때는 문재인 대표 스스로가 어떤 결단을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압박을 잊지 않았다.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박지원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직을 유지하면서도 일상적인 당무만 맡고, 내년 4·13 총선과 관련된 공천 등 선거 관련 업무는 조기에 선대위를 띄워 전적으로 맡기는 '조기 선대위' 수습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지원 전 대표는 "(통합 전당대회·비상대책위원회·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통합 전대"라면서도 "천정배 의원이나 박주선 의원이 과연 (통합 전대에) 참여하겠느냐"고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천정배 의원은 지난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을 심판하겠다는 공약을 하고 당선됐기 때문에 총선 때까지는 함께 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그 분들이 주장하는대로 그러한 (통합 전대 같은) 것이 제일 좋은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따라서 "비대위나 선대위 구성의 방법이 좋다"며 "약 한 달 전에 우리 당 중진 의원 10여 명과 저녁 식사를 했는데, 강창일 의원이 조기 선대위를 구성해 총선을 치르는 방법을 모색하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나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한편 혁신위가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하급심 유죄 판결자의 공천심사 배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여전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혁신위가 총기난사로 당을 아주 어렵게 만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내가 공천심사 대사에 오르지 않는) 그러한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