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야 현안에 쏠린 시선 돌리기? "대표적인 민주주의 시대의 부적응자" 매도
  • MBC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MBC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힐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의 모두 발언 시간 대부분을 고 이사장에 대한 폄하 발언에 할애했으며, 이어진 여야 2+2회담(여·야 원내대표,원내수석부대표)에서도 고 이사장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여야 회담 직전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과 논의할 주제를 설명했다. 그는 "극우적 발언이 국민에게 거의 출세의 수단이 되고 있다"며 "고영주 이사장의 그간 있었던 일과 국회에서 있었던 일을 지적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 논의할 것을 예고 했다.

    이날 새누리당 측은 오는 13일로 법정기한이 끝나는 선거구획정 문제를 논의하려했지만, 이종걸 원내대표는 고영주 이사장과 기타 현안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 일각에선 "이념적 정치공세를 이유로 시급한 선거구획정 문제는 등한시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영주 이사장이 방문진 이사장 자리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미방위 국감에서 시대착오적인 극우의 민낯이 드러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민주주의의 적으로 반드시 퇴출되어야 한다"며 "고 이사장의 이념과 시국관은 국민의 1%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는 공산주의자, 우상호 의원은 친북인사 등의 발언은 경악 그 자체"라고 했다.

    그는 "'관행'으로 옹호하려는 태도를 볼 때, 고문경찰로 악명 높은 이근안이 전신성형을 하고 등장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라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편향된 인사가 공영방송 MBC의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문진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바로 퇴출시켜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나아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정권에서 극우발언은 출세의 수단이자 자리보전의 든든한 방패가 되었다는 것"이라며 "극우파 활동은 자기 분야에서 능력과 평판의 문제로 퇴출된 사람에게 출세의 동아줄이 됐다"고 박근혜 정권에 대한 폄하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종걸 원내대표가 '막말' 포문을 열자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도 하나같이 고영주 이사장을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요즘 박근혜 대통령의 용인술에 대해서 말이 많다"며 "논란이 일고 있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이순진 합참의장 후보자는 대표적인 민주주의 시대의 부적응자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BC의 위상과 신뢰도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며 "대통령의 뒷배만 믿고 야당대표와 국회의원을 공산주의자로 주장하는 사람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니 정상적으로 운영될 리 만무하다. 정신나간 분 아닌가"라고 욕설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지난 MBC 방문진 국감을 통해 고영주 이사장은 전문성, 자질, 공정성 등 3박자 모두에서 완벽하게 부적격자임을 확인했다"며 "경악스러운 일이고, 이렇게 지독한 편견으로 가득한 고영주 이사장의 추천서를 근거로 방통위가 그를 이사로 추천했다는 것은 더더욱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이사장 선임과정에서부터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훼손하고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등 이념적으로, 정치적으로 편향성이 매우 심각한 부적격 인사"라며 "각계의 비난을 받아온 사람이 고영주 이사장"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대한민국 제1야당의 대표를 공산주의자니 친북이니 운운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를 용공주의자, 친북인사로 매도한 것"이라며 "친여 성향 이념운동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를 이끌었던 고영주 이사장의 극단적인 이념 편향성과 개인의 오기에 따른 한풀이성 막말은 이번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했다.

    유승희 최고위원도 "'친일인명사전 제작은 국민 분열', '친북인명사전은 애국진영의 숙원 사업이다' 등 해괴한 논리는 내세우고, '시국사건에 대한 무죄판결을 한 사법부의 일부는 좌편향', '우리나라 국사학자 90%가 좌편향이다' 등의 막말을 했다"며 "박 대통령은 고영주 이사장을 당장 해임시켜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디스'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KBS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KBS 본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위원들은 지난주 고 이사장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감사 현장에서 야당의 수장들을 공개 망신시킨 기억을 떠올리며 고 이사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제청하고 나섰다.

    미방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우상호 의원은 "지난 '방문진' 국감에서 공영방송인 MBC 방문진의 이사장이 극단적인 사고의 소유자이며 공영방송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님이 드러났다"면서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여야 공동으로 제출할 것을 위원장에게 건의드린다"고 밝혔다.

    고영주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 내 논란을 자초한 새정치연합 최민희 의원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사실이 동영상에서 확인됐는데, 자신은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밝혔다"면서 "동일한 취지의 말을 갖고, 어미가 다르다는 궤변을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짧은 의정 활동이었지만 국회의원이 MBC의 신뢰도를 물어봤을 때 증인이 그런 식으로 국회를 모독하는 건 처음 봤다"면서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서 자진 사퇴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 현장에 증인으로 나온 고영주 이사장의 답변 태도가 불손했던 측면은 있으나, 국정감사는 국민을 대신해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자리이지, '특정 개인의 과거 역사관이나 사상을 검증하는 자리는 아니"라며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앞으로 방송 문화 진흥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도 "방문진 국감 자체가 개인의 신념이나 이념, 사상 등에 대한 검증에만 집중이 됐다"며 "과거에 했던 일들, 검찰을 그만두고 나와서 한 일련의 활동들을 캐는 것보다는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