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북한의 2차 핵실험 도발과 관련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UN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강력한 결의안이 필요하다"면서 "안보리에서 구체적인 결의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리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배경에 대해 설명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면서 "한국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다른 PSI 참여국들도 환영할 것"이라며 "국제적인 지도력을 이 대통령께서 보여준데 대해서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흔들림없는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통한 공동 대응 원칙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굳건(rock solid)하다"고 강조한 뒤 "미국의 군사력과 핵우산이 한국을 보호할 수 있을 만큼 확장돼 있으며 확고하다는 것을 한국 국민들에게 분명히 전달하고 싶다"며 "특히 북한 지도자들도 이 점을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006년 10월 1차 북한 핵실험 때 북한이 오히려 국제사회와의 대화가 재개되는 등 보상을 받았던 경험을 우리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에도 이런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긴밀히 공조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도 "6자회담 참가 5개국 간에 긴밀한 조율을 해나가겠다"고 답하며 공감의 뜻을 표했다.

    본격 논의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굉장히 슬픈 사건이었다"면서 "한국 국민들에게 애도를 전하고 싶다"고 했고, 이 대통령은 "감사하다"며 "유족들에게도 대통령의 애도의 뜻을 전하겠다"고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은 오전 8시 30분부터 약 20분간 진행됐으며, 전날 아소 다로 일본(麻生太郞) 총리에 이어 두번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케빈 러드 호주 총리와 통화를 갖는 등 우방국과의 전화 회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동관 대변인은 "우방 및 관련 정상들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국에 대한 확고한 방위의지를 보였다"면서 "혹시라도 북한이 이번 핵실험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 이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