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정보 공유하기까지 시간 걸릴 것”…日정부 안팎에서는 부정적 반응
  •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대사.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대사.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4년 5월 말, 일본과 북한은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에 대한 상세한 조사를 하고 조치를 취하면, 일본은 독자적으로 시행했던 대북제재를 해제한다”는 데 합의했다.

    합의 당시 북한 당국은 2014년 9월까지 ‘일본인 납북자 실태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주겠다고 했으나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2014년 10월 이후 일본과 북한 간의 ‘공식 회의’는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 당국자가 “일본인 납북자 보고서가 거의 완성됐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0일 송일호 北-日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가 “공화국의 특별조사위원회가 일본인에 관한 조사를 성실하게 수행했고 결과 보고가 거의 완성돼 최종단계에 있다”고 밝혔다는 日교도통신의 보도 내용을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송일호 대사는 日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 일본인 납북자 조사 결과와 관련해 ‘당분간 시간이 걸린다’는 통보를 일본에 한 것은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식발표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송일호 대사는 “북한과 일본 간의 합의에 따라 양국은 조사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으며, 아직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다.

    송일호 대사는 또한 “일본에는 북한이 설치한 특별조사위원회와 같은 조직이 없어 누구와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 “일본 측의 제안이 있으면 어떤 수준에서도 응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일호 대사의 이런 주장에 일본 정부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日관방장관은 “송일호 대사의 발언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언급을 회피했고, 아베 신조 日총리 측근들은 “일본 정부가 요구한 보고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북한의 인식이 우리와 전혀 다르다”면서 북한이 작성한 보고서에 납치 피해자 관련 정보가 담겨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다른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日교도통신에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 정보가 없는 보고서의 취합 가능성을 내비치며 일본 정부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했다.

    ‘미국의 소리’가 전한 日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로 볼 때, 북한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고, 이를 ‘미끼’로 대북제재를 푸는 데만 주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