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서 박 대통령 “중국의 건설적 역할” 당부한 말에 발끈
  • ▲ 북한은 걸핏하면 한국 대통령을 향해
    ▲ 북한은 걸핏하면 한국 대통령을 향해 "무엄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자신들이 우위에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조평통 담화 관련 TV조선 보도화면 캡쳐


    지난 3일 중국 전승 열병식에서 최룡해는 구석 자리에 선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 푸틴 대통령,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단상 중앙에 선 모습이 전 세계에 보도됐다. 이에 북한 당국이 불편함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북한 대남조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는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 간의 정상회담에서 나온 발언을 갖고 시비를 걸었다.

    조평통은 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만난 대변인을 통해 “해외 행각 중인 남조선 집권자가 최근 비무장 지대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를 두고 ‘북의 도발사태’니 그 누구의 ‘건설적 역할에 감사를 드린다’느니 하는 온당치 못한 발언을 늘어놓았다”면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극히 무엄하고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는 궤변을 늘어놨다”고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조선 집권자가 사실을 날조하면서, 해외에 나가서까지 추파를 던지며 속 비뚤어진 소리를 늘어놓는 것을 보면 말로는 화해와 협력 운운하지만 진짜 속심은 그 누구에게 기대어 동족 대결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또한 “(남조선의) 아랫 급에서 이러저러한 온당치 못한 망발들이 튀어나오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집권자까지 북남 합의 정신에 저촉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발언들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는 것은 당면한 북남관계 일정마저 가늠할 수 없게 하는, 매우 심각한 사태”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사실 지금의 북남 관계는 언제 어떻게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장 같다”면서 “어렵게 마련된 북남 합의가 실속있게 이행돼 관계 개선의 길이 열리는가 아니면 또 다시 정세가 악화돼 극단으로 치닫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북한 조평통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번 한반도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데 중국 정부가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시하고,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DMZ 도발 사태”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처럼 온갖 막말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中공산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인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에서 시진핑과 만났고, 전승 열병식에 참석했다는 언급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이 중국 전승 열병식에 파견한 최룡해 등의 대표단은 지난 3일, 행사가 끝난 뒤 즉시 귀국했다. 행사 기간 동안 북한 대표단은 中공산당 고위 관계자와 별도의 회동을 갖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