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이 사과 아니라는 주장, ‘구체적인 활동 방향’ 제시한 것
  • “이자들…. 하는 짓 좀 보소!” 
     

  • ▲ 지난 8월 22일부터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갖고 군사적 대치 문제를 해결했다. 이때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뉴데일리 DB
    ▲ 지난 8월 22일부터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갖고 군사적 대치 문제를 해결했다. 이때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과 포격 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뉴데일리 DB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


    무슨 ‘지령문’ 같다.

    발신자는 노동당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우민끼)다. 수신자는 대한민국 정부 내지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인 듯하다.

    3일 문제의 이 ‘우민끼’는 기사로 가장한 비공식 지령문을 내렸다. 정확한 명칭(가사의 제목)은 ‘정세관리에서 주의를 돌릴 것은’이다.

    ‘우민끼’가 북한 내부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인터넷 매체라는 점, 또 글의 제목과 내용이 ‘향후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저들과 마주 앉았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향한 메시지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지령문’은 이렇게 첫 머리를 장식했다.

    “지금 온 겨레는 북남고위급긴급접촉 합의를 리행하여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개선해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과 남의 당국이 겨레의 이 요구에 호응하여 북남관계 당사자로서의 책임을 다해나가자면 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이란 자를 내 세워 저들이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것을 남측이 ‘사과’로 해석한 것은 '남측의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한 마디로 ‘유감(遺憾)’이란 ‘그렇게 당해서 안됐습니다’하는 식의 표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던 자들이 이번엔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북남관계 당사자로서의 책임을 다해나가자면 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는 기기묘묘한 언동에 이어 이를 위해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며 누구를 훈시도 한다.

    첫째는 “대화 상대방을 존중하고 응당한 례의를 지키는 것이다”는 말씀이다. 둘째는 “대화 상대를 중상모독하고 매도하면서 그와 마주앉아 민족의 중대사를 론의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말씀’이다.

    “한마디의 발언, 사소한 행동 하나도 어렵게 마련된 북남관계개선국면에 돌발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게 저들의 지론인데...사과의 기미는  개뿔, 협박도 이만저만한 협박이 아니다.

    협박의 구체적인 대상도 있다. “남조선국방부 당국자가 그 누구의 《10월 도발 가능성》이니, 《확성기방송재개》니, 《대가 지불》이니 뭐니 하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국방부 백승주 차관의 외신 인터뷰를 거론했다.

    이어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떠벌이면서 북남관계를 롱락하려고 푼수 없이 날뛰고 있는...” 탈북자들을 거론하면서 “이러한 도발적 망동을 묵인 조장하는 것은 대화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례의에 전적으로 배치된다”며 꾸짖기도 했다.

    같은 날 “북남관계를 망쳐놓으려는 용납 못할 망동”이라는 제하의 또 다른 ‘지령문’을 통해서는 “남조선당국은 북남관계개선을 달가와 하지 않고 정세악화에서 살길을 찾는 세력들의 준동(전단 살포)을 수수방관한다면 어떤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며 협박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으로 당근도 내여 민다. “앞을 내다보며 나아가야 한다”는 또 다른 글엔 “속담에 뒤를 보며 울지 말고 앞을 바라보며 웃으라는 말이 있다”는 우스꽝스러운 말도 나온다.

    “여기에는 지난날의 상처를 붙들고 괴로워하기보다 래일의 밝은 희망을 락관하며 대범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으며”, “착잡한 북남관계를 풀어나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고 설교한다.

    정말 토 할 만큼 구역질나는 대목은 “민족의 대의 앞에 옹졸한 마음을 크게 펴고 큰 걸음을 내짚어야 한다. 이번에 정세가 일촉즉발의 극단상태로 악화된 속에서도 북남고위당국자들이 서로 마주앉아 장시간에 걸쳐 진지한 협의를 진행하고 관계개선을 위한 일련의 긍정적 문제들에 대한 의견 상 일치를 보았다는 것은 앞으로 북과 남이 어떤 경우에도 마음만 먹으면 복잡한 난문제도 능히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하는 대목이다.

    더하여 “진정 북남관계개선과 나라의 통일을 바란다면 경직된 마음들을 대담하게 풀어버리고 이번 합의문에 밝혀진 사항들을 중히 대하며 그 리행을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하나하나 취해나가야 한다”며 과거 저들이 저지른 살인과 도발행위들을 아무 일도 아닌 듯이 덮으려 했다.

    이 더러운 작자들이 마지막으로 주어 섬긴 말은 의미심장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는 지난시기에도 그러하였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화와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고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다.”

    이를 최근 저들의 행태와 결부시켜 재해석하면 이런 말이 된다.

    “우리는 지난시기에도 그러하였던 것처럼 앞으로도 대화와 협상의 마당에서 계속 거짓말을 할 것이지만, 남조선 괴뢰도당은 우리(북한)에게 유리한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해야 한다.”

    [자유북한방송-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