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탈북자 거주 지역에 설치, '수령님 은덕일세', '수령님 만수무강 축원합니다' 등 수백 곡
  • ▲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추종가가 포함된 노래방 기기를 시연해 보였다.  ⓒ홍문표 의원실 제공
    ▲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은 추종가가 포함된 노래방 기기를 시연해 보였다. ⓒ홍문표 의원실 제공

     

    국내 노래방기기에 북한의 독재자 김정일과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가 포함된 것이 밝혀졌다. 이는 현행 국가보안법 7조, '북한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조항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지난 2일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언론에 공개했다. 홍 의원실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노래기기는 서울과 수도권 일대 조선족과 탈북자, 중국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영등포구와 구로구를 중심의 노래방들에 설치된 상황이다.

    적발된 노래방들은 '중국방'이라는 별실을 만들어 중국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요청하는 고객들에 한 해 이 방을 대실해 왔다. 중국방 안에 설치된 노래기기에서는 북한 노래들을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기에는 '수령님 은덕일세', '수령님 만수무강 축원합니다' 등 김정일과 김정은을 찬양하는 노래가 포함됐으며,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모니터에도 북한을 상징하는 화면들이 재생됐다.

    한편 홍문표 의원실은 성업 중인 노래방에서 북한을 추종하도록 하는 노래 수 백 여곡을 부를 수 있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으며, 확인을 위한 목적으로 노래방 출입이 자유로운 조선족을 섭외, 동행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실은 나아가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해당 노래방 기기 2점을 확보했으며, 기기는 국내 노래방 기기 제작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금영이라고 전했다. 2점 중 1점은 'made in china'였지만, 다른 1점은 'made in Korea'로 국내에서 제작된 기기가 중국으로 납품된 후 역수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홍문표 의원은 3일 기자회견에서 입수한 기기로 시연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제일 두려워 한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인 것이 지난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확인됐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한 복판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노래가 자유롭게 불려지고 있다는 것은 핵 폭탄에 버금가는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기업의 돈 벌 욕심에서 비롯된 일인지, 아니면 대한민국의 국기를 흔들기 위한 의도된 일인지 사법 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홍 의원은 아울러 이 같은 사실이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그는 "정파를 떠나 국가적 차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언론에서 적당하게 넘어가 유감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공개하게 된 것"이라며 "언론들만 무관심하지 국민들은 지금 (포털사이트)검색어 1위 아닌가, 1시간에 만 건이 넘는데도 언론은 관심이 없어 보여서 어쩔수 없이 (직접)갖고 나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