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에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어, 국민 공감 못하면 혁신 실패 아니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각을 세웠다. 그는 앞서 지난 1일 문 대표의 "혁신도 잘 되가고 있다. 당무위와 중앙위에서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는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에 각을 세웠다. 그는 앞서 지난 1일 문 대표의 "혁신도 잘 되가고 있다. 당무위와 중앙위에서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는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일 "새정치민주연합의 근본적인 성찰과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며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혁신위를 둘러싼 갈등은 없다"는 문재인 대표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일 "혁신은 잘 돼가고 있다. 당무위와 중앙위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며 "언론에서는 혁신을 둘러싸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는 "정부·여당의 무능력과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실망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2017년 정권 교체도 어렵다"고 문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현재의 기득권에 연연함으로써 진정한 자기 성찰과 쇄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질 수 없는 지난 4.29 재보궐 선거에서 참담하게 패배한 당은 혁신위원회를 통해서 변화를 보여줘야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안에 대해 '낡은 정치 행태'라며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안 전 대표는 "혁신안에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며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당의 혁신은 실패한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낡은 진보의 청산을 최우선 선결과제로 꼽았다. 우선 배타주의와 증오를 버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안 전 대표는 "보수는 많은 부분이 달라도 하나만 같으면 같은 편이라고 힘을 모으지만, 진보는 대부분이 같아도 하나만 다르면 적이로 여긴다는 말이 있다"며 "먼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정권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연민이나 연대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며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하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가 안보에 있어 추호의 의심도 사지 않고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25 남북합의 직전의 남북간 긴장국면에서 문재인 대표가 단호한 대응보다 북한과 대화를 강조한 부분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새정치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남북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한 서면 브리핑에서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지켜냈다는 점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우리당은 남북의 대화와 교류가 최선의 안보전략이자 평화정책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해왔다"고 밝혔었다.

    아울러 안철수 전 대표는 "성장론을 외면하고 분배만 강조하던 사고와 인식도 바꿔야 한다"며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라면 성장의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이를 통해 ▲혁신적인 미래 정당 ▲첨단기술을 이해하는 정당 ▲역동적인 젊은 정당 ▲합리적인 개혁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 외에도 어떠한 당내 온정주의와 적당주의를 척결해야 한다고 했고, 투사나 전사가 아닌 집권 대안세력이 될만한 새 인재 영입을 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수감된 새정치연합 한명숙 전 의원과 취업청탁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전 의원은 대법원으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정치탄압'이라며 반발했었다. 당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차원에서 "양심의 법정에서는 무죄"라며 한명숙 전 의원을 감싸기 바빴다.

    그러나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1억원 짜리 수표를 한 전 의원의 동생이 전세자금으로 사용하고, 한 전 의원이 2억원을 반환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윤후덕 의원의 경우도 징계 시효가 2일이 지났다는 이유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아 정치권 안팎에 새로운 논란을 일으켰다.

    이렇게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에 각을 세우는 것은 안철수 전 대표가 당한 바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였지만,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거치면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라"는 친노의 공격을 받고 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4.29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지난 해 당한 것을 갚아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철수 전 대표가 이같이 강하게 나올 수 있었던 부분은 김한길 전 대표가 함께하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어 더욱 관심이 쏠린다.

    김한길 전 대표는 앞서 지난 1일 안철수의 공정성장론 리뷰 좌담회 축사에서 "그동안 지난 재보선 패배 이후에 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많은 애를 쓰긴 했습니다만, 그 성과가 국민들의 희망을 자아내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며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김한길 대표의 말에 발을 맞춘 셈이다.

    김 전 대표는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도 "요즘 의원들이 몇 명만 모여도 총선 제대로 치를 수 있겠나 걱정을 많이 한다"며 "이기는 정당이라는게 굉장히 중요한거다. 비판이라기 보다는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향한 비판의 칼날을 감추지 않았다.

    결국 안철수 전 대표마저 문재인 대표에 등을 돌리면서 문재인 대표의 사면초가(四面楚歌·적에게 둘러싸인 상태이지만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된 상태)가 가속화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전직 대표 중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대표와 그나마 가장 가까운 거리를 유지해왔다. 문재인 대표는 현재의 김상곤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기 전에 안철수 전 대표에 혁신위원장직을 제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