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호·장세환 전 의원 탈당 "정권교체 불가능한 불임 정당"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석 연휴를 전후로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9월 중 현역 의원의 첫 탈당이 나오면서, 이른바 탈당 러시가 본격화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찬바람이 불면 탈당 현상이 가시화될 것"이란 한 비노계 의원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탈당 및 신당 돌풍은, 호남의 비노(非盧·비노무현)계인 박주선 의원이 가장 먼저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차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왔던 박주선 의원이 3일 "(당 내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마음에 들 수가 없다"며 추석 연휴 전 탈당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박 의원은 "혁신의 결과는 지금 봐도 불 보듯 뻔하다. 혁신위가 마지막에 본질적인 당의 문제를 해결하고 처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추석까지 기다려보지만 그때 가서도 혁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특히 박주선 의원은 "친노계파의 수장인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지 않고는 그 계파 청산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퇴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29재보선 참패에 대한 챔임을 회피하며 비노계를 따돌리는 문 대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인 셈이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새정치연합은 선거에서 연전연패한 결과에서 보듯 침몰을 향해서 달려가는 타이나틱호라고 얘기하고 있다. 정권을 잡을 수 없는 당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도 정권을 잡을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야권 지지자에 대한 도리이자 정치하는 사람의 역사적 소명"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은 "(당의) 침몰을 방지하기 위해 혁신위가 가동돼 혁신활동을 하고 있는데 과연 침몰을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처방을 했느냐. 국민 모두가 동의하는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혁신위가 친노의 패권정치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친노세력을 위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친노계파 청산과 중도개혁주의 정당으로 이념노선의 변경에 대해선 일체 언급도 없고 외면해버리는데 어떻게 마음이 들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런 측면에서 저는 비판하고 당을 제대로 좀 갖춰서 총선·대선에서 승리하자고 주장하는데 이것을 대표 흔들기로 본다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1일 광주·전남 언론인 간담회에서 신당론에 대해 "분당은 없다. 신당이나 분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며 "(당내) 사퇴론은 당 지도부 흔들기다.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정계복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그가) 신당의 돌풍을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정계복귀를 했으면 좋겠다"며 "(손 전 고문이) 새정치연합으로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에 정계에 복귀한다면 신당의 흐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의원의 탈당 시사 발언에 박자를 맞추기라도 하듯 국회에선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전직 의원들의 탈당 현상도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유선호 전 의원과 장세환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 계획"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박주선 의원은 이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 있도록 일정을 잡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과 장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그의 추종세력이 온전한 이 당은 총선승리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한, 희망 없는 불임 정당"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어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기는 커녕 부자정권, 부장 정당을 도와주면서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고통만 안겨줄 것"이라며 "4ㆍ29 재보선 참패는 이처럼 존재감을 잃은 야당, 무능한 야당에 대한 분노한 민심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그럼에도 당은 근본적인 변화보다는 '당권'이라는 기득권 사수에만 여념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남 영암 출신의 유 전 의원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1996년 천정배 의원과 함께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 공천을 신청했으나 경선에서 정대철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에게 패했다. 전북 전주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장 전 의원은 19대 총선 직전 당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잇따른 전직 의원 탈당 현상에 이어 박주선 의원이 탈당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야권발(發) 정계개편 지각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중도합리파 의원 중에서 어떤 의원이 탈당 계열에 합류할지도 관심사다.

    여당 텃밭인 부산에서 3선을 지낸 조경태 의원은 그동안 탈당 러시 가능성에 대해 "지금 상태로는 내년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느냐는 당내 위기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탈당 및 신당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